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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은 오래 전부터 울고 있었다
[황새울에 평화를! 릴레이 기고] 강기희 '돌아가지 못하는 고향'
아이의 고향은 깊은 산골이었다. 찻길도 전기도 없는 첩첩산중 오두막에서 그가 태어났을 때 아버지는 약초 캐러 집을 나가고 없었다. 어머니는 혼자 탯줄을 끊고, 사흘을 누워 있었다. 아이는 사흘을 굶었다. 진달래가 온 산을 붉게 물들인, 환장하게 아름다운 봄날이었다.
강기희 소설가
2006.06.05 12:02:00
나는 비겁했다
[황새울에 평화를! 릴레이 기고] 손세실리아 '슬픈 격문'
마지막 조문객 지난 5월 18일, 아버님께서 여든여덟의 일기를 끝으로 영면에 드셨다. 저녁 진지 잘 잡수시고 TV 뉴스까지 시청하신 다음 잠자리에 드셨다가 새벽녘 생을 접으신 것이다. 시낭송 녹음 일정이 잡혀 있던 터라 관계기관에 전화를 걸어 여의치 않은 상황에 대
손세실리아 시인
2006.06.02 11:28:00
들이 운다, 섬이 운다
[황새울에 평화를! 릴레이 기고] 김수열 '제주에서 보내는 편지'
최 신부님,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섬의 하늘은 온통 내려앉아 있습니다. 간간이 비가 내리고, 팽나무를 갈라 치는 바람이 불고, 섬의 어머니 한라산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습니다.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듯한 기세입니다. 이렇듯 가라앉은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김수열 시인
2006.05.31 14:50:00
그곳에 서면 동학 농민의 함성이 들린다
[황새울에 평화를! 릴레이 기고] 김자흔 '황새울에 다시 서다'
대추리와 그리 멀지 않은 마을에 살고 있는 류외향 시인의 차를 타고 대추리로 들어가는 길, 전투경찰들은 법에도 없는 자격으로 차를 세우고 검문을 한다. 어디로 왜 가느냐고 묻는다. 다른 전경은 차가 들어서자마자 얼른 차 번호를 적는다. 류외향 시인은 대추리 간다고
김자흔 시인
2006.05.29 14:49:00
논에 물 댈 때가 진짜 봄이다
[황새울에 평화를! 릴레리 기고] 황규관 '대추리의 울음'
처음 평택 들판에 섰을 때, 태어난 고향과 다를 게 없는, 지금도 어머니가 살고 계시는 전라도 삼례 들판이 떠올랐다. 이러저러한 모습이나 처한 조건 등이 비슷해서도 아니고 또 동학도들이 수운 최제우의 신원을 호소한 집회를 벌였던 장소가 삼례였다는 역사적 사실
황규관 시인
2006.05.26 10:56:00
어머니, 우리는 오늘 볍씨를 뿌리고 싶습니다.
[황새울에 평화를! 릴레이 기고] 박향 '땅과 묶인 생명'
어머니, 아픈 허리를 동여매고 쪼그려 앉아 밭을 메는 당신. 제게는 익숙지 않은 일이지만, 호기롭게 나서봅니다. 아서라 도시에서 자란 니가 흙을 만져보기라도 했겠느냐. 말씀은 그렇게 하셔도 따라 나서는 며느리가 당신은 그리 싫지 않습니다. 하지만 서툰 호미
박향 소설가
2006.05.24 11:59:00
학교는 죽었다!
[황새울에 평화를! 릴레이 기고] 박후기 '대추초교를 위한 통곡'
학교는 죽었다. 학교에서 가르치던 사랑과 평화도 죽었고, 교실 밖 우두커니 서서 떠나간 졸업생들을 기다리던 커다란 나무도 뿌리 뽑혀 죽었다. 와르르 건물이 무너질 때, 담벼락에 기댄 채 통곡하던 대추리 노인의 가슴도 무너졌다. 마치 망자의 하관(下官)을 지켜보며 오
박후기 시인
2006.05.22 12:30:00
"황새울은 세상 도처에 있습니다"
[황새울에 평화를! 릴레이 기고] 이원규 '지리산에서 보내는 황새울 편지'
지리산에서 황새울까지는 꽤나 멉니다. 찔레꽃 하얗게 피는 섬진강변이나 지리산 자락에 기대어 얼마 남지 않은 봄의 끝자락에서 겁 많은 그러나 한없이 착한 고라니처럼 풀이나 뜯어먹으며 살 수 있으면 그 얼마나 좋으련만, 마음은 자꾸 황새울로 달려갑니다. 마침내 황새
이원규 시인
2006.05.19 14:11:00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 이름
[황새울에 평화를! 릴레이 기고] 서수찬 '대추리는 몸시를 쓴다'
자식들이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3학년이 될 때까지 가정의 울타리에 안주했던 나를 다시금 생명과 평화의 운동으로 일으켜 세운 이름. 죽어가면서도 개인적으로 안주한 나와 같은 모든 사람들을 떨쳐 일어서게 한 이름. 다른 사람 일에는 철저하게 무관심한 이기적인 정서
서수찬 시인
2006.05.17 10:51:00
'장차 E.T의 자발적 수하들'
[황새울에 평화를! 릴레이 기고] 문동만 '수십 년 된 그들의 선동논리'
일제 36년을 되돌아보면 저항과 변절의 역사가 양면에 겹쳐져 있다. 나는 과민하게도 평택 황새울에서 그런 씁쓰레한 역사를 반추하게 된다. 33인의 민족대표조차 만해 선생 등 소수를 제외하고는 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 투항했던 사례를 보노라면 그 친일의 시원이 어디에서
문동만 시인
2006.05.15 14:3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