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3일 05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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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 침략 유적지에서 '좀비들의 침략'을 생각하다
[손호철의 포르투갈 여행기] 13. 파로 : 무어의 흔적을 찾아서
파로(Faro)로 향하기 전, 들를 곳이 한 군데 있었다. 알부페이라의 근교에 있는 파데르네(Paderne) 성을 돌아보기로 했다. 산 위에 세워진 이 성은 이 지역의 전략적 요충지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로마군이 로마로 가는 길을 보호하기 위해 세운 것을 아랍이 이 지역을 점령하며 대폭 강화하여 강력한 방어시설로 구축했다. 12세기 포르투갈이 무어를
손호철 서강대 명예교수
지중해보다 더 지중해 같은 남포르투갈 해변에서
[손호철의 포르투갈 여행기] 12. 라고스에서 알부페이라까지 : 남포르투갈의 해안을 거닐다
지중해. 유럽의 바다 중 '남쪽 바다'인 지중해는 대서양이나 북해와 달리 감청색 바다와 작렬하는 태양, 열정 등 묘한 매력으로 사람들을 잡아당긴다. 알랑 드롱이 주연하는 1960년대의 명작 '태양은 가득히'나 니코스 카잔차카스의 '희랍인 조르바'를 지중해가 아니라 대서양이나 북해를 배경으로 만들면 어찌 될까? 그 맛이 안 날 것이다. 평생 16만점 이상의
유골로 뒤덮인 성당에서 삶의 의미를 돌아보다
[손호철의 포르투갈 여행기] 11. 에보라 : 삶과 죽음을 생각하다
"리스본에서 에보라(Evora)를 방문하는 많은 프로그램이 있지만 이에 참여하지 마라." 여행을 떠나기 전 포르투갈에 정통한 한 여행가이드에서 이 같은 제목을 읽었다. "에보라가 별 볼 일 없으니 가지 말라는 거니, 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며 글을 읽어 봤다. 정반대로, 여행사들의 에보라 프로그램은 당일치기 방문인데 에보라는 그렇게 볼 만만한 곳이 아니니
동화 속 궁전과 '상류층 비밀결사' 흔적들
[손호철의 포르투갈 여행기] 10. 신트라 : '디즈니랜드 궁전'과 프리메이슨
길 없는 숲속에는 기쁨이 있다네. 외로운 해변에는 황홀함이 있다네. 아무도 침범하지 않는 사회가 있다네. 깊은 바다 옆, 바다의 으르렁 속에는 음악이, 나는 인간을 덜 사랑하지는 않지만 자연을 더 사랑한다네. 영국의 19세기 초 낭만시인 바이런은 신트라(Sintra)를 이 같이 노래하며 "유럽에서 가장 즐거운 곳"이라고 부러워했다. 리스본에서 북동쪽으로 3
십자가를 든 정복, '지구화의 메카'를 가다
[손호철의 포르투갈 여행기] 9. 호카곶 :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 '땅끝마을'
AQUI... ONDE A TERRA SE ACABA E O MAR COMEA... (여기... 땅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되는 곳) 리스본에서 서쪽으로 한 시간을 달리면 유럽 대륙의 서쪽 끝인 호카곶(Cabo da Roca)이 나온다. 이곳에는 대서양을 바라보며 십자가 모양의 기념탑이 세워져 있다. 그 전면에는 '유럽 대륙의 서쪽 끝 지점'이라는 문구 위에
마갈레스의 고향을 거쳐 '포르투갈의 진주'로
[손호철의 포르투갈 여행기] 8. 아베이루와 오비두스 : '포르투갈의 베니스'와 '중세 성곽도시'?
포르투갈의 베니스. 포르투를 떠나 리스본을 향해 남쪽으로 한 시간 반 정도 달리면 '포르투갈의 베니스'로 불리는 아베이루(Aveiro)에 도착한다. 중부 포르투갈의 중심도시인 이곳은 인구가 8만에 조금 못 미치는 작은 도시이지만 아름다운 경치로 관광객들이 넘쳐난다. 베니스의 매력은 여러 가지지만 그 중 으뜸은 빠삐용이 입었던 옷과 같은 줄무늬의 티셔츠에 멋
와인의 도시에서 해리포터를 만나다
[손호철의 포르투갈 여행기] 7. 포르투 : 포르투갈의 '정신적 수도'와 <해리 포터>
엄청나게 높은 다리, 다리, 다리…. 북포르투갈의 중심지로 리스본에 이어 포르투갈에서 두 번째로 큰 포르투(Porto)는 다양한 모양의 다리들이 놓여있는 '다리의 도시'이다. 원래 바닷가에 철책으로 감싼 작은 '요새도시'였던 포르투에는 19세기 후반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도우루강 주변으로 주거지들이 형성됐다. 도우루 계곡을 흘러내려온 도우루강이 바다
'자연의 과잉'이 빚어낸 '신의 물방울'
[손호철의 포르투갈 여행기] 6. 도우루 계곡 : 포르투갈 와인의 젖줄
"스스로 자신을 넘어서 자신이기를 멈춘 자연의 경이. 그것은 눈이 바라보는 파노라마가 아니다. 그것은 자연의 과잉이다 (…) 지질학적 시이며, 절대적 아름다움이다." 도우루(Duoro). 북스페인에서 발원하여 동쪽으로 흘러 포르투갈 북부를 가로질러 대서양에 이르는 길이 897킬로미터의 강이다. 이 지역 출신인 20세기 최고의 포르투갈 시인 미겔 토르가(Mi
리스본에는 '뾰쪽 구두'가 없다
[손호철의 포르투갈 여행기] 리스본(5) : 뽀쪽 구두와 '좀비들의 침공'
리스본은 여러 언덕으로 구성된 '언덕의 도시'이다. 예외적으로 평지인 곳이 시내의 중심가인 리베르다드 대로 주변이다. 이 길은 마르케스 데 폼발(Marques de Pombal) 광장을 출발해 페드로 광장을 거쳐 바닷가의 코메르시우 광장으로 이어진다. 마르케스 데 폼발은 1755년 대지진으로 부서진 리스본을 복구하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정치인으로, '현재
이별 노래가 흘러나오자 혁명이 시작됐다
[손호철의 포르투갈 여행기] 리스본(4) : 카네이션혁명과 GNR 박물관
나는 알고 싶다네. 내가 누군지 내가 여기서 무얼 하고 있는지 누가 나를 버렸고 나는 누굴 잊어버렸는지 나는 나 자신에게 묻고 있다네. 나는 우리에 대해 알고 싶다네. 1974년 4월 25일 밤 10시 50분, 포르투갈의 한 라디오방송에는 이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2주 전 유럽 최고의 가수와 노래를 뽑는 '유로비젼 1974년' 경연에서 포르투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