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4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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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도 여백이 필요합니다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이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도대체 뭐가 그렇게 궁금한지 모르겠어요. 저는 정말 다른 사람들의 사생활이 궁금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묻지도 않은 본인들의 이야기를 꺼내 놓고는, 저도 그 분위기에 동참하길 바라는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속내를 털어 놓지 않는다고 서운해 하거나, 뒷말을 해요. 그런 식으로 유지되어야 할 관계라면 안 보고 사는 게 맞는데, 걸려 있는 사람들 때문에 그럴 수
김형찬 다연한의원 원장
자극이 넘치는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자극은?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건강한 감각의 회복이 필요합니다
봄비가 내리던 어느 퇴근길. 라디오에서 책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우리나라 성인의 평균 독서량이 일 년에 9~10권이란 소식과 함께, 문고판 책에 교통카드를 넣어 무료로 배포한 브라질 출판사의 사례와 버스에서 책을 읽으면 요금을 받지 않는 루마니아의 한 도시를 이야기합니다. 사람들에게 책을 읽히려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소개하면서 진행자는 책을 통해 전해지
마음이 아픈데 한의원에 가라고요?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마음과 몸은 서로 영향을 미친다
"침을 맞고, 한약을 먹으면 제 마음이 나아질 거라던데요. 그게 가능한가요?" "환자분을 괴롭게 한 원인을 없앨 수는 없죠. 하지만 이를 계기로 일어난 불균형한 상태는 조절할 수는 있습니다. 일단 불안의 연쇄반응을 끊는 거죠. 멈추면 여유가 생기고, 그러면 문제가 좀 다르게 보일 수 있어요. 같은 일도 배고플 때와 배부를 때가 다른 것처럼요. 어떤 일은 시
인내가 능사는 아니다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나에게 맞는 삶을 살아야
"지금까지 잘 버텨내셨네요. 그런데 이제는 몸이 더 이상은 어렵다고 합니다. 말씀하신 증상들은 상관없어 보이지만, 실상은 하나로 꿰어집니다. 이런 경우 두더지 잡기 게임처럼 하나를 잡으면 다른 곳에서 다른 증상이 튀어나오거든요. 그걸 일일이 따라가다 보면 나중에는 몸이 지쳐서 뭘 못하게 됩니다. 여태까지 받아온 치료들이 효과가 없지는 않았지만, 변화를 이끌
올 봄, 변화할 준비가 되셨나요?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변화는 과거를 되짚는 것부터
"몸이 춥고 힘이 안 들어가서 죽을 것만 같아요. 전에는 좀 움직이면 낫더니, 이번에는 진이 다 빠진 것처럼 너무 힘들어요. 수액주사도 맞고 식사도 신경 써서 하는데, 회복 기미가 보이질 않네요." 한의원에 들어서면서부터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들어온 환자는 몸을 다 펴질 못하고 말을 이어 갑니다. 체온과 혈압, 맥박 등의 기본적인 사인을 점검하고 그간의 일
설날에 유난히 자주 들은 이야기들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이제 오늘을 직시할 때
해가 갈수록 조금씩 무뎌지긴 하지만, 설이 되면 더는 미룰 수 없이 나이를 한 살 더 먹었다는 자각과 함께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특히 올해는 명절에 일어난 일들로 인해 좀 더 길게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본가에 내려가서 유난히 자주 들은 이야기들은 "욕심내지 말고 편하게 살아라. 억지를 부리면 꼭 사단이 나더라",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불안은 나의 힘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불안함을 피하지 말고 다스려라
"남들보다 예민했기 때문에 지금의 일을 잘해 오셨을 거예요.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그냥 넘어가거나 인지하지 못하는 것을 잡아낸다는 건 양날의 칼이죠. 요령 있게 다루면서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 때는 무기가 되지만, 내 통제를 벗어나면 몸과 감정과 정신에 상처를 입히기 시작합니다. 그 내상을 여태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잘 버텨 내셨지만, 지금은 몸이 '
아침에 눈 떴을 때, 오늘을 기대하게 만드는 것은?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열과 락의 균형을 찾을 때
"몸 상태는 많이 나아졌어요. 불균형했던 부분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고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려면 환자분 마음 속 엔진의 출력이 한 단계 높아져야 해요." "아침에 눈 떴을 때 오늘 하루를 기대하게 만들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상관없어요. 다른 사람 눈에 그럴싸하게 보일 필요도 없고요. 지극히 개인적이고 내밀한 즐거움을 적극적으로 모
새해에는 조금 부족하게 살아 봅시다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부족함의 미학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집안 정리를 했습니다. 아이가 커서 더는 소용없게 된 책이며 장난감들은 조카아이들을 위해 한 쪽에 두고, 구석구석에 감춰져 있던 물건들을 발굴해서 버릴 것과 나눌 것과 그대로 둘 것으로 정리했습니다. 한참 일을 하고 나서 차를 한 잔 마시며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한다는 것은 구호에 불과했다며 반성했습니다. 새해에는 좀 더 가
한 해를 마무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거두어들임이 곧 시작입니다
이야기를 좀 더 들려달라는 아이에게 "그 다음은 아빠도 생각을 해 봐야하니 내일까지 기다려 달라"고 하곤, 음악을 틀고 바닥에 자리를 잡고 앉습니다. 몇 분이 지나 키득거리며 인디언 팬플룻 소리를 따라 내던 아이가 묻습니다. "아빠는 그렇게 있으면 좋아?""응, 좋아.""뭐가 좋아?""그냥 정리가 되어서 좋아.""그렇구나~." 아이는 금세 잠들고, 저는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