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3일 15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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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패배시킨 건, 원자폭탄이 아닌 스탈린이었다
[김재명의 전쟁범죄 이야기 44] 전범 재판은 승자의 재판인가 ⑮ 원자폭탄 下2
올해 8월, 78년 전 핵폭탄이 떨어졌던 바로 그 날에 맞춰 히로시마(8월6일)에 들렀다가 나가사키(8월9일)에 갔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폭심지역은 '평화공원'이란 이름으로 잘 가꿔져 있다. 여러 종류의 추모비와 기념관, 자료전시실 등이 방문객들에게 그날의 참상을 보여준다. 해마다 피폭 당일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두 곳 모두 옥외에서 대규모 기념행사를
김재명 국제분쟁 전문기자
미국이 원폭 투하를 서둘렀던 세 가지 이유, 실제 목적은?
[김재명의 전쟁범죄 이야기 43] 전범 재판은 승자의 재판인가 ⑭ 원자폭탄 下1
오래 전의 일이지만, 1992년 히로시마에서는 UN군축회의가 열렸다. 1979년부터 해마다 열려온 이 국제회의는 핵무기와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와 재래식 무기를 줄이자는 목적을 지녔다. 히로시마가 '핵무기 공격을 받은 첫도시'라는 상징성이 더해져 UN군축회의는 지구촌의 눈길을 끌었다. 히로시마로 회의장소를 정하려고 일본 쪽에서 로비를 열심히 벌였던 것은
트루먼의 변명, "여자와 아이들, 핵무기 공격에서 빼라 지시했다"
[김재명의 전쟁범죄 이야기 42] 전범 재판은 승자의 재판인가 ⑬ 원자폭탄 中
전쟁의 성격상 사람을 죽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여긴다. 그렇다 하더라도 전투원이 아닌 비무장 민간인들을 한꺼번에 수십만 명을 희생시키는 대량살상무기의 사용은 인도적 차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다. 흔히 핵무기라 알려진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은 독가스, 세균무기보다 더 살상력이 높기에 '우리 인류가 만들어낸 최악의 대량살상무기'로 일컬어진다. 1945년 8월
'광기'(狂氣)의 히로히토, 일격 강화론 고집하다 원폭 맞았다
[김재명의 전쟁범죄 이야기 41] 전범 재판은 승자의 재판인가 ⑫ 원자폭탄 上
지난 2010년에 작고한 하워드 진(전 보스턴대, 역사학)은 노엄 촘스키(MIT대학, 언어학)와 더불어 '미국의 양심적 지성'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반전 평화의 이론가로 활동하면서 그와 관련한 여러 권의 역작을 냈던 하워드 진은 제2차 세계대전 때에 미군 조종사로서 독일 공습에 나섰던 특이한 전력을 지녔다. 그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침공(2001년 1
'호전적이고 잔인한' 르메이, 도쿄를 불지옥 만들었다
[김재명의 전쟁범죄 이야기 40] 전범 재판은 승자의 재판인가 ⑪ 도쿄 대공습
[그것은 새로운 종류의 폭탄이었다. 그것은 지붕을 타고 퍼져 나가고 그것에 닿은 것은 모조리 불태우는 '불타는 액체'를 퍼뜨렸다. 모든 것에 끈적끈적 달라붙은 불의 비가 내리고 있었다. 집들은 곧바로 불이 붙었다. 비명을 지르면서 가족들은 아기들을 등에 업고 거리로 나섰으나, 사방이 불길에 휩싸여 있을 뿐이었다. 그들은 불기둥 속에서 불이 붙어, 살아있는
기습 미리 결정해놓고, 어쩔 수 없이 '자위전쟁' 벌였다?
[김재명의 전쟁범죄 이야기 39] 전범 재판은 승자의 재판인가 ⑩ 자존·자위 전쟁론
일본이 저질렀던 전쟁범죄의 주역 가운데 하나인 도조 히데키와 관련, 한 독자분이 메일로 질문을 보내주셨다. 도조가 도쿄의 극동국제군사재판에서 거듭 펼쳤던 주장("일본의 자존·자위를 위해 전쟁을 할 수밖에 없었다")에 대한 것이다. 메일의 요점을 정리하면 이렇다. "미국이 일본에게 중국 침략을 그만두고 물러나라 요구하면서 미국 석유의 대일 수출을 막는 등 일
"홀로코스트는 없다"보다 "위안부 성노예는 없다"는 목소리가 왜 더 큰가
[김재명의 전쟁범죄 이야기 38] 전범 재판은 승자의 재판인가⑨ 도쿄 재판(下-3)
지난 글(연재 34)에서 피고측 변호사들이 지연 전략을 쓰면서 재판의 피로감을 높이면서 피고들에게 무죄 판결이 내려지길 바랐다고 썼다. 하지만 재판 결과는 그들이 바라던 대로 나오진 않았다. 도쿄 재판에서 A급 전쟁범죄 피고 28명 가운데 7명이 사형 언도를, 아라키 사다오(대장)를 비롯한 16명이 종신형을 받았다. 나머지 5명 가운데 2명이 유기금고형,
'천황제 파시즘'이 낳은 괴물은 왜 "일본 진의 알아줄 시대 온다" 했나
[김재명의 전쟁범죄 이야기 37] 전범 재판은 승자의 재판인가⑧ 도쿄 재판(下-2)
아돌프 히틀러(1889-1945)가 20세기 전반기 독일 파시즘을 낳은 괴물이라면,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1884-1948)는 일본 군국주의, 이른바 '천황제 파시즘'이 낳은 괴물이다. 둘 다 한 국가를 거대한 병영(兵營)으로 바꾸고 온 국민을 전쟁의 고통 속으로 몰아넣는 데 그치지 않고 이웃 나라 사람들을 괴롭히는 전쟁범죄의 공범자로 만들었다. 지난
도조 히데키의 자살을 바라지 않은 까닭은?
[김재명의 전쟁범죄 이야기 36] 전범 재판은 승자의 재판인가 ⑦ 도쿄 재판 (下-1)
1946년 5월 도쿄 극동국제군사재판을 앞두고, 아시아·태평양전쟁(일본 쪽 용어로는 '대동아전쟁')에서 저질러졌던 전쟁범죄의 총책으로 꼽혔던 두 인물은 일왕 히로히토(裕仁, 1901-1989)와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1884-1948)였다. 그러나 막상 재판이 시작되자 둘의 운명은 엇갈렸다. 히로히토는 기소조차 되지 않았고, 도조는 2년 반에 걸친 재판
히로히토는 왜 인도 판사에게 1급 훈장을 달아줬나
[김재명의 전쟁범죄 이야기 35] 전범 재판은 승자의 재판인가 ⑥ 도쿄 재판 (中)
도쿄 야스쿠니 신사(靖国神社) 바로 옆에는 유슈칸(遊就館)이라 일컬어지는 전쟁박물관이 있다. 일본 전국에서 '역사 수업'이란 이름 아래 몰려드는 학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유슈'(遊就)라는 단어는 우리말에는 없는 일본식 한자다. '고결한 인물을 본받는다'는 뜻을 지녔다. 하지만 평화와 인권의 잣대로 봐서 결코 '고결한 인물'일 수 없는 자들의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