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2일 1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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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생각하는 중년, '내 세대' 역사 앞에 절망하다
[쿠르트 발란데르 시리즈의 최후] 헨닝 망켈의 <불안한 남자>
여기, 초로의 형사가 있다. 스웨덴 남부 소도시에서 사십 년간 형사로 일한 쿠르트 발란데르. 육십을 눈앞에 두어 은퇴가 머지않았다. 수사에만 묻혀 산 그이지만, 얼마 전에는 도심의 아파트를 떠나 시골에 바다가 보이는 집을 마련한다는 오랜 꿈을 이뤘다. 검정 레트리버 강아지도 들였다. 이름은 스웨덴 불세출의 테너에서 따서 유시라고 지었다.개보다 더 중요한 가
김명남 번역가
영국 뒤흔든 '사과꽃 스캔들'의 전모? 비밀은 화산!
[프레시안 books] <세계 문학 속 지구 환경 이야기>
소동은 하나의 문장에서 시작되었다. 영문학 고전 중의 고전인 제인 오스틴의 에마(윤지관·김영희 옮김, 민음사 펴냄)에 나오는 문장이다. '하지에 가까운 어느 날' 돈웰로 나들이 간 등장인물들이 '꽃이 만발한 과수원'을 감상했다는 것이다. 이때 과수원은 틀림없이 사과 과수원이다. 이것이 왜 문제일까.ⓒ사이언스북스 제공 오스틴은 사과꽃이 '6월 하순인 하지 무
시 쓰는 미남 과학자, '엄친아'가 아니라 OO의 아들!
[경이의 시대] 낭만주의와 과학이 그린 매혹의 초상
경이감. 과학소설(SF)의 미학을 요약할 때 종종 거론되는 표현이다. 경이감이란 단순히 아름다운 것 앞에서 찬탄하는 감정이 아니다. 그보다는 인식의 전환에 가깝다. 익숙한 대상이 어느 순간 달리 보이는 것, 그런데 그것은 대상의 변화 때문이라기보다 대상에 대한 나의 이해가 변함으로써 전혀 다른 각도에서 대상을 깨치게 되는 것이다. 숭고의 개념과도 통할 것
20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 여전히 살아있다니?!
[아까운 책] 레베카 스클루트의 <헨리에타 랙스의 불멸의 삶>
'프레시안 books' 138호는 '아까운 책' 특집호로 꾸몄습니다. 지난해 가치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고 우리 곁을 스쳐가 버린 숨은 명저를 발굴해 소개합니다. 다양한 분야 열두 명의 필자가 심사숙고 끝에 고른 책은 무엇일까요? 여러분도 함께 '나만의 아까운 책'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이 작업은 출판사 부키와 공동으로 진행했습니다. 여기 공개되는 원고
지구의 기생충 '인간'! 언제까지 그리 살래?
[프레시안 books] 볼프 슈나이더의 <인간 이력서>
나는 책을 읽을 때 인정사정없이 책장을 접는다. 나중에 다시 볼 부분을 표시하기 위해서이다. 단, 언젠가 어느 선배에게 배웠던 요령이 있다. 책의 주장을 핵심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은 위 귀퉁이를 접고, 그와 무관하게 개인적으로 곱씹고 싶은 부분은 아래 귀퉁이를 접는다. 나중에 서평을 쓰거나 할 때는 위 귀퉁이가 접힌 쪽을 펼친다. 그게 아니라 심심해서, 혹은
문신·성적 흥분…'그곳'에서 벌어지는 기적들!
[프레시안 books] 니나 자블론스키의 <스킨>
나는 문신이 있다. 트라이벌 문양이라고 하는 단순한 넝쿨무늬이다. 크기는 가로 15센티미터, 세로 6센티미터쯤 될까. 정확히 말하지 못하는 까닭은 그것이 뒤 허리에 있기 때문이다. 거울에 비춰야만 보인다. 그래서 평소에는 의식도 못한다. 그러나 이 문신을 새겼을 때의 기억은 생생하다. 일회용 바늘 끝이 피부를 깊숙이 찔러 상처를 내고 물감을 밀어넣는 동안,
'도가니'에 빠진 스웨덴, 그 남자가 나섰다!
[2011 가을, 김명남의 선택] 헤닝 만켈의 <한여름의 살인>
이름 : 쿠르트 발란데르나이 : 1948년 출생사는 곳 : 스웨덴 남부 스코네 주의 위스타드직업 : 위스타드 경찰서의 형사가족 : 린다라는 딸이 있고, 아내 모나와는 이혼했음. 어머니는 그가 11살에, 화가였던 아버지는 그가 46세에 사망했음. 형제로는 스톡홀름에 사는 누이 크리스티나가 있음.취미 : 음악 감상. 주로 오페라를 들음.건강 : 48세에 당뇨
마지막 에덴동산? 욕망의 도가니? 미처 몰랐던 뒷얘기!
[우아한, 쓸쓸한 도시의 정원] 토머스 프렌치의 <동물원>
엔샬라는 여왕이다. 아름다운 수마트라호랑이 엔샬라는 미국 플로리다 주 탬파의 로우리 동물원을 호령하는 여왕이다. 엔샬라 가족의 역사는 "그리스 비극과 비슷하다." 엔샬라의 부모는 각기 다른 동물원에서 로우리 동물원으로 와서 짝짓기를 하고 엔샬라를 낳았으나, 다툼 끝에 아버지가 어머니를 물어 죽였다.엔샬라는 열세 살로 가임 연령의 막바지다. 지금껏 사육사들이
이브의 자손, 20만 년의 '대장정'이 궁금하다면…
[프레시안 books] 앨리스 로버츠의 <인류의 위대한 여행>
'굴욕 게임'이란 게 있다. 둘러앉은 사람들이 차례로 돌아가면서, 너무 유명해서 다들 읽었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사실 자신은 읽지 않은 책 제목을 댄다. 좌중 가운데 그 책을 읽은 사람의 수가 많을수록 점수가 높다. 더 큰 굴욕을 당하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다. 과학책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게임을 한다면 이기적 유전자나 코스모스를 부르짖는 사람이 승산이 있지
경제학은 쓰레기통에 버려? 여기 물리학이 있잖아!
[프레시안 books] 마크 뷰캐넌의 <사회적 원자>
이것은 매니페스토다. 겉으로는 사회 물리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지지하고 설명하는 무해한 성명으로 보이지만, 내심의 의도는 좀 더 공격적이다. 이것은 기존의 사회학과 경제학 등 전통적인 사회과학의 방법론을 용도 폐기하겠다는 저의가 담긴 도전적인 매니페스토다.사회 물리학(social physics)은 물리학의 방법론을 끌어들여 사회를 이해하려는 시도다. 관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