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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매그나칩 하청노동자, 다리 위 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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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매그나칩 하청노동자, 다리 위 농성

노조, 중재 나선 충청북도에 강한 실망감 토로

21일 오후 2시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소속의 한 노동자가 청주 서남대교 위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고공농성에 들어간 박순호 씨는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수석 부지회장으로 △고용보장과 △노사 직접 교섭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박 씨는 아무런 보호장구 없이 고공농성에 들어가 추락사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박 씨가 농성 중인 서남대교 상단은 지상 40m의 높이로 몸을 충분히 움직일만한 공간이 없을 정도로 매우 협소하다.

박 씨가 고공농성에 돌입한 이유는 1년 남짓 하이닉스·매그나칩을 상대로 투쟁을 벌여 왔지만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노조 측은 밝혔다.

이와 관련해 청주에 위치한 하이닉스·매그나칩은 2004년 12월 노조원이 있는 이 회사 하청업체들과의 도급계약을 해지하는 방식으로 노조원 200여 명을 길거리로 내몰았다.

노조는 해고 이후 공장 앞에서 천막농성을 진행하는 한편, 올해 1월에는 본사가 위치한 서울로 올라와 보름간 천막농성을 진행하기도 했다.

노조 측은 실질적인 사용주가 하이닉스·매그나칩이라며 직접교섭을 요구했지만, 하이닉스·매그나칩 측은 제3자라는 이유로 교섭 석상에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노동부가 노조 측의 불법파견 진정을 수용하면서 노조원들의 실질적인 사용자가 하이닉스·매그나칩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하지만 현행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은 불법파견이 적발되더라도 노동부가 해당 업체에 직접고용 등 개선책을 강제할 근거가 없다는 한계 때문에 하이닉스·매그나칩이 노조와의 직접교섭을 거부하고 있다.

한편 이번 박순호 씨의 고공농성 돌입 배경에는 충청북도 이원종 도지사의 중재노력이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점이 자리잡고 있다.

충청북도는 하이닉스·매그나칩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지역사회의 불안요인으로 떠오르자 지난 1월 말 하이닉스·매그나칩 사태 해결을 위해 중재에 나섰다.

하지만 충청북도가 중재에 나선지 한 달 남짓이 지나도록 여전히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노조 측은 중재 교섭이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는 이유가 충청북도의 소극적인 자세가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노조는 이와 관련 "충북도가 장담했던 사태해결 약속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공염불로 끝났고, 그야말로 부도난 수표에 불과하다"며 "하청노동자들이 품었던 희망이 점차 절망으로 바뀌어가고 있다"고 충청북도에 강한 실망감을 토로했다.

노동계 안팎에서는 충북도와 시민단체가 선의를 갖고 하이닉스·매그나칩 사태를 풀려고 개입했지만, 하이닉스·매그나칩의 강경한 태도 고수로 인해 한계를 표출하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결국 해법의 실마리는 하이닉스·매그나칩이 직접 교섭에 나서는 데서 출발할 것"이라며 "하이닉스·매그나칩에 대해 불법파견 판정을 내린 정부도 행정력을 동원해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성 중인 박순호 씨는 "이원종 도지사가 현장에 와서 사태 해결 약속을 할 때까지 고공농성을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노조 측은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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