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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용 "전두환 비자금 조성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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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안치용 "전두환 비자금 조성 의혹"

사돈 이희상 운산그룹 회장 美 부동산 구입에 출처 불분명 자금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가 약 1700만 달러(약 197억 원) 가량의 비자금을 조성, 미국에서 와이너리(와인 생산 농장)를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7일 재벌일가 등 사회 고위직의 미국 부동산 투자내역을 밝혀 화제가 된 재미동포 블로거 안치용 씨는 자신의 블로그 '시크리트 오브 코리아'에 이와 같은 정황을 밝혔다(☞ 바로 가기).

▲전재만 씨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와이너리. ⓒ안치용

전 전 대통령 사돈회사, 미국서 와이너리 사업 운영

안 씨는 "전 전 대통령의 3남 전재만 씨는 장인인 이희상 운산그룹 회장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밸리에서 시가 1000억 원대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다"며 "이들이 와이너리와 포도밭 구입 당시 정체불명의 괴자금 1700만 달러가량을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운산그룹은 한국제분, 동아원 등 제빵용 가공 밀가루 제조와 사료, 와인사업 등을 영위한다.

안 씨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2005년부터 작년 사이 6700만 달러를 투입해 와이너리 사업을 한다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게시판을 통해 밝혔다. 안 씨의 말 대로 지난 4월 30일 공시된 운산그룹의 지난해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장은 '다나 부동산(DANA ESTATES)'이라는 와이너리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 회사는 고도(KODO)가 지분 전량을 소유하고 있다.

고도는 동아원이 지분 94.3%를 보유한 해외 계열사며, 다나를 비롯해 2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고도의 자산총액은 1094억 원이며 2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연결재무제표 기준). 개별재무제표 기준으로 고도의 부채는 약 82억 원, 당기순손실은 13억여 원이다.

안 씨는 "포도밭의 전체 규모는 약 132에이커(53만4204㎡, 16만1700여 평)이며, 나파카운티 정부가 평가한 고도 소유 5개 포도밭의 공시지가는 3768만 달러"라고 했다. 이는 환율 1150원 기준으로 계산할 때 433억 원 상당이다.

"동아원 투입자금, 실제 소요자금 괴리 커"

비자금 조성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는 동아원에서 지난 2005년 포도밭 구입에 투입한 자금과 실제 매입 소요자금의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안 씨는 "동아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동아원은 포도밭 매입에 2005년 113억5600만 원, 2006년 193억5800만 원, 2007년 232억1400만 원, 2008년 186억5900만 원을 투자했다"며 "동아원은 이 자금으로 2005년에 고도를 통해 포도밭 2곳을 구입했다"고 했다.

그런데 안 씨가 나파카운티 공시지가를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2005년 매입한 포도밭 두 곳의 공시지가는 각각 2472만 달러(284억 원), 224만 달러(25억 원)로, 두 곳을 합할 경우 2696만 달러(310억 원)에 달한다. 반면 동아원이 2005년 고도에 투입한 자금은 113억5600만 원에 불과하다. 차액이 약 1700만 달러(197억 원)에 이를 정도로 크다. 113억 원을 투자해 310억 원짜리 부동산을 매입한 셈이다.

▲고도의 부동산 매입 현황. 2005년 당시 매입한 부동산 2채를 포함 총 5곳의 포도밭을 매입했다. ⓒ안치용

안 씨는 "2005년 포도밭 매입 당시 등기소 서류를 살펴보면, 동아원은 은행융자를 받지도 않았다"며 "공시지가가 실제 매입가보다 높다고 가정하더라도 땅을 1/3가격에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감사보고서 상으로 2005년부터 2007년 사이에는 동아원이 고도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었고 지난해에서야 계열사가 5.7% 지분을 확보했다"며 "매입 당시는 동아원이 100% 소유한 회사니 다른 주주가 투자했다고 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즉, 융자도 없이 수백억 원에 이르는 차액을 어디서 합법적으로 조달했는가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비자금 조성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운산그룹-전 전 대통령 관계 의심

안 씨는 마련된 차액이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아니냐는 의혹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기했다.

그는 "작년 12월 16일 전재만 씨가 나파카운티 등기소에 보고한 서류에 따르면 전 씨가 고도와 다나 부동산을 대표해 한자로 자신의 이름을 서명했다"며 "전재만 씨가 주도적으로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재만 씨가 나파카운티 등기소에 보고한 서류. 한자로 전 씨의 이름이 선명하게 적혀 있다. ⓒ안치용

또 "포도밭 매입자금이 모자랐던 2005년 당시는 공교롭게도 전 전 대통령의 2남 전재용-박상아 부부가 캘리포니아에 집을 산 시기와 일치한다"며 "전재용 부부가 어떤 돈으로 고급 콘도를 구입했는지, 이 자금의 원천이 포도밭 매입 부족자금을 메웠던 돈과는 관계가 없을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상아 씨는 지난 2005년 9월 27일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 뉴포트비치에 224만 달러의 집을 구입한 바 있다.

안 씨는 "고도의 총 투자금액은 공시지가를 100% 매입가로 보더라도 약 3800만 달러다. 부채 82억 원을 감안하면 약 3000만 달러의 차액이 발생한다"며 "운영자금으로 1000만 달러 상당을 가정해도 2000만 달러가 빈다. 작년 한해만 13억 원 적자를 본 회사에서 나머지 돈은 어디로 갔나 궁금해지는 게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즉, 2005년의 부동산 매입자금 뿐만 아니라, 그 동안 투자자금을 감안하면 상당한 액수의 돈이 모자란다는 말이다. 외환당국의 정상적인 루트를 통해 나간 돈의 규모를 상당량 초과하는 자금이 어떻게든 마련돼 해외 부동산 매입에 쓰인 것으로 의심 가능한 정황이다.

"전두환-이명박-이희상-조석래 일가 다 엮이지 않았나 의심"

안 씨는 "지난 11월 초 포도밭과 전재만 씨와의 관계를 조사하기 시작했다"며 "공교롭게도 동아원은 지난 11월 16일, 3분기 보고서를 제출하며 전재만 씨를 임원 명단에 올렸다"고 했다. 전재만 씨는 현재 동아제분의 미국사무소 상근 상무이사로 등재돼 있다.

안 씨는 비단 전 전 대통령 일가와의 관계를 넘어서, 이희상 회장의 혼맥도를 바탕으로 다른 재벌일가의 해외 비자금 구입과도 이 회장이 연결된 것 아니냐는 과감한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대통령과 혼맥으로 연결되는 이 회장은 일전에 언급했듯 부동산 취득이 금지된 시절 뉴욕에 2채, 뉴저지에 1채의 부동산을 구입했다"며 "특히 전두환 비자금 수사를 통해 이 회장 명의의 160억 원대 국채가 발견됐고, 검찰의 비자금 단정에도 불구, 법원이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라는 이 회장 주장을 인정해 54억 원의 세금을 납부하는 것으로 일단락된 바 있다"고 밝혔다.

조석래 일가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조현준 효성 사장의 장인이 바로 이 회장이며, 전재만 씨와 조 사장은 동서지간"이라는 사실을 적시했다. 조석래 효성회장 일가와 이명박 대통령 일가는 역시 사돈지간이다.

안 씨는 "공인회계사 등 전문가들이 관련 서류 검토를 통해 새로운 사실을 밝혀주시기를 간절히 원한다"고 했다.

안 씨의 이와 같은 폭로에 대해 동아원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동아원 관계자는 "터무니 없는 얘기"라며 "법률팀에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 내용의 허구성을 조목조목 반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7일 오전 10시경)로서는 구체적인 정황을 다 열거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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