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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천성관 잡고 미디어법까지 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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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민주, 천성관 잡고 미디어법까지 저지?

천성관에 '융단폭격'…정국 주도권 탈환 총력전

민주당은 14일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천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등에 업고 정국주도권을 탈환, 당면 쟁점인 미디어법 강행 저지를 성사시키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특히 직권상정의 키를 쥔 김형오 국회의장을 향해 "미디어법을 직권상정하면 국민들이 가만히 안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법사위 3총사 잘 했어"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는 '드러난 비리 검찰 천성관을 구속 수사하라!'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당 지도부는 '법사위 3총사'를 칭찬하며 의원들의 전의를 독려했다. 정 대표는 "'시원하다. 민주당 법사위원들 잘했다'고 칭찬이 자자하다고 한다"고 치하했고, 법사위 간사인 우윤근 원내수석부대표도 "박지원, 박영선, 이춘석 의원이 일당백의 역할을 했다"고 격려했다.

▲ ⓒ프레시안

이어 박지원, 박영선, 이춘석 세 법사위원이 차례로 단상에 올라 23일 인사청문회 경과를 설명하며 다른 의원들의 협조를 구하는 등 파상공세를 예고했다.

박지원 의원은 천성관 후보자와 그에게 15억여 원을 빌려준 사업가 박 모 씨가 두 차례 해외여행을 함께 했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기획재정위가 관세청에 자료 요청을 해줄 것을, 천 후보자의 부인이 고가의 승용차 리스 승계를 하기 전에도 운행하고 있었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행정안전위원회가 교통법규 위반 증거자료를 열람해줄 것을 각각 부탁했다.

13일 천 후보자가 "같이 간 적이 없다", "모르겠다"고 한 답변이 허위임을 검증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고구려 살수대첩 정도로 잊혀져 가고 있는 순간에 법사위에서 강력한 투쟁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며 동료 의원들을 독려했다.

▲박영선 의원. ⓒ프레시안
"공직자 자기관리 사라질 것"

동료 의원들의 지원사격도 이어졌다. 노무현 정부 시절 국세청장, 행정안전부, 건설교통부 장관으로 세 번이나 국회 인사청문회를 경험했던 이용섭 의원은 "당시 한나라당이 인간에게 요구할 수 없을 정도의 도덕성과 자격을 요구해 노 전 대통령은 공직후보를 추천할 때 검증에 매우 신경을 썼음에도 몇 분은 그만 둬야 했다"며 "그들이 이명박 정부에서 인사청문회를 받는다면 매우 우수한 후보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특히 "(과거에는 인사청문회로 인해) 꿈이 있는 젊은 관료들이 자기 관리에 들어갔는데, 만약 천 후보자가 임명되면 그런 교훈이 사라질 것이고, 경제관료라면 도덕성보다 전문성을 강조하는 게 이해되지만 사회의 기강을 유지해야 할 검찰총장에 이 정도의 도덕적 하자가 있는 인사가 임명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확실히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주민등록법, 증여세법, 관세법 위반의혹과 포괄적 뇌물죄, 검사윤리강령까지 위반한 불량검사가 검찰총장 내정자라는 사실은 우리 국민의 수치이자 국제적 망신"이라고 비난했다.

▲ 정세균 대표(앞)와 박지원 의원(뒤)ⓒ프레시안
"그냥 변호사 하시지"

송영길 의원은 "주성영 의원은 공직생활 25년에 14억 원이면 보기 드물게 청렴한 인물이라고 하는데, 수많은 어려움에도 공직생활하는 일선 검사들을 모욕하는 행위"라며 "후배 중에는 보증금이 부담돼 서울 발령을 꺼리는 검사도 있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한나라당은 당 대표, 원내대표 모두 검사 출신이고, 법사위원들도 검사 출신이 많은데 천 후보자를 두둔하는 것은 검찰을 죽이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특히 "애초부터 검찰총장이 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올해 초에 고가의 아파트도 산 것 아니냐"며 "그냥 변호사 해서 그대로 살라"고 자진사퇴를 종용했다. 정치권은 물론 법조계 주변에서도 천 후보자의 아파트 구입 의혹, 부인의 고가 승용차 리스 등을 보면 천 후보자가 "서울중앙지검을 마지막으로 변호사 개업을 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반응이 상당하다.

"서울지검 검사 시절 천 후보자가 시보였다"는 박주선 의원은 "검찰총장을 임명하려면 청와대의 인사검증이 혹독해야 한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천 후보자를 내정한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하고 인사검증 라인 책임자를 혹독하게 문책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이춘석 의원. ⓒ프레시안
정세균 "의장도 국민의 뜻 귀기울여야"

정세균 대표는 '천성관 규탄대회' 속에서 미디어법 직권상정 문제를 특별히 강조했다.

정 대표는 "김형오 의장이 직권상정을 언급하며 그래도 양심은 있어서 '국민이 원하는 법'이라고 단서를 붙였다"면서 "언론악법은 국민이 원하지 않는 법"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한길리서치에서 조사한 결과 언론악법 직권상정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63.5%가 '직권상정하면 안 된다'고 응답했다"며 "의장이 여당의 하수인처럼 청와대가 시키는대로 의회독재를 시도한다면 국민들로부터 심각한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한 5대 요구사항 가운데 하나도 관철시키지 못한 채 등원한 민주당으로서는 정국 뇌관으로 떠오른 '천성관 논란'을 반전의 계기로 삼아 미디어법 저지로까지 이어갈 태세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중도와 서민을 표방한 청와대가 천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고 한나라당이 미디어법까지 직권상정해 처리한다면 강한 역풍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소 주춤했던 당 분위기가 천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계기로 다시 상승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야5당 "직권상정 불가" 한목소리

야5당의 미디어법 저지 공조도 결속력을 높여가고 있다. 민주당, 친박연대,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대변인들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반드시 미디어법은 국민의 공감대 형성 후 여야의 합의 처리돼야 한다"고 밝혔다. 자유선진당이 빠졌으나 야5당이 공동성명을 낸 것은 18대 국회 들어 처음 있는 일이다.

이들은 "한나라당은 (미디어법) 처리시한을 못 박지 말라"며 "국민과 의회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직권상정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야당 대변인들은 또한 최근 통계조작 및 오류로 논란이 되고 있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보고서에 대해 "야당에서 근거자료로 내세운 보고서가 조작된 것이 판명났다"며 "국민 기만이며, 누구의 지시로 작성된 것인지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 대해 "대변인끼리의 성명이 아니라 당론에 입각해 작성된 것이고 지도부도 알고 있다"며 "향후 관련 후속조치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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