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천성관이 죽거나, MB가 다치거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천성관이 죽거나, MB가 다치거나

[김종배의 it] '공안'에 저당잡힌 '법치'와 '친서민'

어안이 벙벙하다. 어떻게 이런 사람을 검찰 총수에 앉힐 생각을 했는지 의아할 정도다.

너무 많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에게 쏟아진 의혹이 너무 많다. 그 중엔 위법 행위로 밝혀진 사실도 있고, 부적절 처신이라고 비난 받을 행적도 많다.

그는 두 가지 법률을 위반했다. 아들을 서울 강남의 좋은 고교로 보내기 위해 위장전입을 해 주민등록법을 위반했고, 전세자금 변통 등을 위해 동생과 처가로부터 8억원을 빌리면서 증여세를 내지 않아 증여세법을 위반했다(특수관계인으로부터 1억원 이상을 무상으로 빌리면 증여세를 내야 한다). '법치'의 최고 사령탑 후보가 '기초 법질서'를 위반한 것이다.

그는 '반서민' 행보를 보였다. 하객 200명 기준 이용료가 8천만원인 6성급 호텔 가든 또는 1인당 식대가 최하 5만 5천원인 6성급 호텔 가든에서 아들 결혼식을 치렀으면서도 그곳을 '조그만 교외'라고 했다. 부인은 수백만원 어치의 명품 쇼핑을 했으며, 아들은 자신의 총급여보다 많은 돈을 신용카드로 긁었다. 서울 이문동 골목시장을 누빈 이명박 대통령의 행보와는 180도 다른 행적을 보인 것이다.

이런 사람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하면 영이 서지 않고 면이 서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전가의 보도처럼 여기는 '법치'의 영이 서지 않고, 이명박 대통령이 만병통치약처럼 여기는 '친서민'의 면이 서지 않는다. 청와대가 설정한 국정 운영의 투 트랙이 상처를 입는 것이다.

몰랐던 걸까? 인사 검증과정에서 채 거르지 못한 걸까? 인정할 수 없다. 그렇게 보기엔 사례가 너무 많다. 문제될 게 뻔한 사례를 너무 많이 놓쳤다.

다르게 봐야 한다. 인사 검증 과정이 부실했던 게 아니라 인사 검증 의지가 박약했던 것으로 봐야 한다. 그럴 만한 정황이 있다.
ⓒ프레시안

이명박 대통령이 '친서민'을 표방한 시점은 6월 22일이었고, 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을 검찰총장으로 내정한 시점은 6월 21일이었다. '노무현 서거' 여파에 부심하던 청와대가, '근원적 처방'을 예고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하루의 시간차를 두고 내놓은 회심의 반전카드가 바로 이것이었다.

합리와 상식의 범주에서 인사검증작업을 벌였다면 걸렀어야 마땅했다. '노무현 서거' 때문에 내상을 입은 '법치'와 검찰의 위신을 고려했어야 마땅했고, '친서민'에 부응하는 청렴성을 감안했어야 마땅했다.

천성관 후보자가 지금도 시빗거리가 되고 있는 '용산참사'와 'PD수첩' 수사의 최고 사령탑이었다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이명박 대통령이 그것을 관점과 견해 차 쯤으로 치부하며 무시했을 것이라 치더라도 '기초 법질서' 준수 여부와 '친서민적 청렴성'은 십분 고려했어야 했다.

하지만 하지 않았다. 오히려 '공안통'의 '전과(?)'만 높이 사고 나머지 요인은 무시해버리는 결과를 빚고 말았다. '공안'을 얻으려다 '법치'와 '친서민' 모두를 저당잡히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다른 방법이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고사의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 군 기강과 사기를 위해 마속을 벴던 공명의 심정으로 철회해야 한다. 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의 검찰총장 내정을 물려야 한다.

상황이 그렇게 몰려있다. 천성관이 죽으면 MB가 살고, 천성관이 살면 MB가 다친다.

* 이 글은 뉴스블로그'미디어토씨(www.mediatoss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