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일반노조는 산하 조직인 신세계이마트 용인 수지 분회 조합원 3명이 지난 11일 전원 계약해지 통보(계약 갱신 거부)를 받았다고 밝혔다.
경기지역일반노조는 14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계약해지는 지난해 12월 21일 노조 설립 때부터 예고된 것이었다"며 "이병철 전 삼성 회장의 '노동조합은 안된다'라는 유언을 절대시 하는 신세계 이마트에서 노동 기본권은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조합원만 계약해지 통보한 것은 명백한 노조 탄압 행위"라며 "부당해고와 관련한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옥화 신세계이마트 수지 분회 위원장은 "지난 7일 사측으로부터 전화로 복직통보를 받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며 "하지만 불과 6일 만에 복직 통보가 계약해지를 위한 사전 수순이었음을 알고 어처구니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해지된 조합원은 최 위원장을 포함해 3명이다. 신세계 이마트 수지 분회는 지난해 12월 21일 창립된 뒤 사측의 노조 탈퇴 압박으로 대다수 조합원이 노조에서 이탈한 뒤 3명의 조합원으로 노조 활동을 해 왔다.
"사측 관계자는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이와관련 "복직 뒤에도 반성의 자세가 보이지 않았다"며 "일할 의사도 없는 것 같아 재계약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번 사측의 '계약해지'는 적잖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일단 이번 계약해지는 단순 계약기간 만료라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지만, 노조는 노조와해 공작의 일환으로 판단하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조가 노조 탄압을 명분으로 제기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에 대해 경기지방노동위원회가 지난 5월 노조의 손을 들어준 것도 노조에 힘을 싣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삼성은 수치심을 아는가'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노조에 가해진 탄압은 오늘날 한국 기업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라며 "삼성의 언 발에 오줌누기 식 사회봉사 활동이 악어의 눈물처럼 보이는 것은 삼성의 자업자득"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코 앞의 이익이 아니라 먼 미래를 내다보는 기업가 정신을 삼성에 기대하는 것은 정말 불가능한 꿈인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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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이마트 용인 수지 분회는?
신세계이마트 용인 수지 분회는 조합원 23명으로 지난 12월 21일 창립했다. 하지만 창립 직후 사측이 조합원을 상대로 노조탈퇴서 작성을 요구해 19명이 무더기 탈퇴한 뒤 3명의 조합원만 남았다. 이 때부터 사측과 노조와의 지난한 갈등이 시작됐다. 노조는 사측이 노조를 탄압하고 있다는 이유로 국가인권위에 제소했고, 사측은 노조를 '업무방해',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지난 5월에는 노조가 제기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경기지방노동위원회가 받아들이면서 노-사 갈등은 해소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사측이 조합원 전원에 대해 해고를 통보하면서 갈등은 오히려 더욱 확대됐다. 그 뒤 노조는 해고된 이후 전국 이마트 지점을 돌아다니며 선전활동을 해오던 중 지난 4일 복직통보를 받았다.
이번 계약해지 결정은 매우 이례적이다는 평가가 많다. 일단 복직 이후 불과 6일만에 계약해지를 한 점이나, 계약해지 대상이 노조 조합원들만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단지 '계약기간 만료'가 계약해지 이유라는 사측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법원은 계약직이라고 하더라도 사회통념상 계속 근로가 기대되고, 합리적 사유가 없을 경우 계약해지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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