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수사를 받고 있는 이정이 6·15부산본부 대표(68·전 부산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공동대표)의 석방을 촉구하는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이정이 대표 석방대책위원회'는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미 경찰이 입수한 동영상으로 전여옥 의원측의 허위주장이 밝혀졌다"며 "경찰은 이정이 대표를 즉각 석방하고 확보한 동영상을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경찰 확보한 동영상, 전 의원 주장과 상반…당장 석방하라"
지난 4일 영등포경찰서는 "사건 당일 국회를 견학하던 김천의 고교생이 폭행 당시 캠코더로 촬영한 동영상을 확보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동영상에는 20초 가량 폭행 전후 상황이 그대로 담겨 있다"며 "이씨 말고는 다른 사람들이 전 의원을 폭행하는 모습은 나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그간 이정이 대표와 대책위 측이 주장한 정황과 동일하다.
대책위는 "경찰이 확보한 증거를 통해서도 집단폭행이 허위주장으로 밝혀졌으므로 이정이 대표는 구속사유가 되지 않는다"며 "지금 이정이 대표는 지병악화로 인해 수감을 감당할수 없는 정도로 건강이 나빠지고 있다"며 석방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밝혀진 바와 같이 경찰은 긴급체포에 해당하지 않는 사건인데도 폭력을 사용하며 이정이 대표를 강제연행했다"며 "이는 명백한 불법행위이며 이철성 영등포서장에게 불법연행 및 성추행 폭력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현재 이정이 대표는 부당한 구속으로 심신이 매우 지쳐있으며, 지병이 악화되어 5일 오전에는 아들의 면회장에 조차 나오지 못했다"며 "지금 경찰에게 급한 것은 전여옥 의원의 거짓주장에 근거한 짜 맞추기 수사가 아니라 이로 인해 발생한 이정이 대표의 건강악화를 책임지는 자세"라고 강조했다.
지난 4일 이 대표를 진찰한 병원 측은 이 대표에게 고혈압, 협심증 의심, 퇴행성 관절염, 골다공증, 급성위염 증세가 있다는 소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현장 있지도 않은 사람에게 체포영장…용역깡패나 할 일"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영등포경찰서로부터 '공동상해 혐의'로 출석요구서를 받은 부산지역 사회단체 활동가 배모 씨가 출두에 앞서 경찰 수사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배 씨는 "전여옥 의원에 대한 공동상해 혐의로 조사할 것이 있으니 출두하라는 소환장을 받았다"며 "그런 혐의를 내게 적용할 까닭이 없다는 요지로 답한 적이 있지만 경찰은 느닷없이 저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했으며 세 차례에 걸쳐 체포영장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분명히 말하지만 저는 그날 그 시각에 사건이 있던 국회 본청에 가지도 않았다"며 "그 시각에 국회의원 회관에 있었으며 이를 증명해 줄 20여명의 동행자와 수십 명의 목격자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것은 의원회관 CCTV나 출입자 명단을 확인해보면 금방 증명될 수 있을 것"이라며 "50명이나 되는 인원으로 수사본부까지 차린 영등포경찰서가 고작 한다는 일이 현장에 있지도 않은 사람을 집단폭행가담 혐의자로 만들어 체포영장을 신청하고 소환장을 보내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그는 "경찰은 기초적인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오직 전여옥 의원측의 주장에 따라 끼워 맞추기 수사를 하고 있다"며 "이는 심부름센터에 고용된 용역깡패나 할 일이지 대한민국 경찰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강희락 경찰청장 후보자는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인사청문회에 나와 경찰이 확보했다는 동영상 공개를 거부했다. 강희락 후보자는 "집단 폭행 여부도 중요하지만 사전 공모 여부도 중요하다"면서 '계획적 폭행'에 혐의를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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