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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범민중재판, 부시-블레어-노무현 유죄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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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범민중재판, 부시-블레어-노무현 유죄판결

"너무 쉽게 잊고 있다","반전운동 불씨 되살려야"

5일간의 ‘부시, 블레어, 노무현 등의 이라크 전쟁범죄와 파병에 대한 민중법정’이 11일 막을 내렸다. 마지막 선거공판에서 이덕우 수석판사 등 4인의 민중재판관들은 “이라크 전쟁은 명분없는 침략전쟁이고, 이를 주도한 조지W.부시 미 대통령과 이에 동조한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와 노무현 대통령은 ‘전범’”이라고 판결내렸다.

***전범민중재판 최종선고, "부시-블레어-노무현 침략전쟁 죄 면할 수 없다"**

3일간의 심리공판 이후 이날 경희대 크라운 관에서 열린 선고공판에는 3백여명의 방청객들이 운집했다.‘재판’ 형식을 띈 구성으로 다소 지루한 감이 있었지만, 현재 이라크에서 자행되고 있는 대량 학살과 이라크인들의 호소가 이들의 마음을 이끈 것이다.

민중재판은 다소 지연된 오후4시30분부터 이덕우 수석판사 등 4인의 민중재판관, 3명의 기소인 대리인단, 장 경우 변호인단 대표 그리고 17명의 배심원이 무대에 오르면서 시작됐다.

이덕우 수석판사의 진행으로 재판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김칠준 기소대리인의 최종 논고와 변호인단의 최후 변론이 이어졌다.

최종 논고는 지금껏 언론과, 반전운동단체를 통해 밝혀진 것과 대동소이 했다. 최종 논고는 이라크 전쟁이 미국의 중동패권과 석유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침략전쟁이라는 점, 전쟁 중 이라크 민간인을 향한 무차별적인 공습, 폭격, 사격으로 인한 대량 살상과 아부 그레이브 감옥에서 벌어진 성고문 등이 조직적으로 자행된 점, 파병철회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파병을 강행해 김선일씨를 비롯 오무전기 직원 2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 등이 열거되며 조지W.부시, 토니블레어, 노무현은 ‘유죄’판결이 불가피함을 논증했다.

마찬가지로 변호인단의 최후변론도 지금껏 정부로부터 꾸준히 들어왔던 내용들로 점철됐다. 최후변론은 이라크 전쟁은 테러위협을 차단하기 위한 불가항력이었으며, 대한민국의 파병 역시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세계평화, 한미동맹을 위한 지극히 정당한 결정이었다고 주장됐다.

지난해 3월20일 이라크 침략전쟁이 시작된 이래 시민사회단체와 정부, 미 정부 간 첨예하게 전개된 전쟁-파병 찬반논쟁의 압축판이었다.

***"너무나 중요한 것들이 너무 쉽게 잊혀지고 있다"**

새로울 것 없는 내용이었지만, 전범민중재판이 가지는 유의미성은 이덕우 수석판사의 말에서 일면 찾아볼 수 있었다. 이 판사는 “너무나 중요한 것들이 너무 빨리 잊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팔루자 대공습 당시 심각한 상처를 입고 눈물을 흘리는 이라크 어린이를 TV를 통해 목격했고, '아부 그레이브' 수용소에서 벌어진 성고문 등 갖은 포로학대 행위가 담긴 사진들을 보고 모두들 경악했었다. 또한 김선일씨가 저항세력에 무참히 참수되었을 때 파병이 잘못된 선택임을 가슴깊이 느낄 수 있었다. 파병반대를 위해 광화문에서는 수십일동안 촛불이 켜졌고, 한 때 수천명의 함성이 광화문에 울려퍼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라크에는 과거와 다름없이 죽고 죽이는일이 벌어지는데, 파병반대여론은 급속히 식어가고 있다. 파병반대 목소리는 움츠러들만큼 움츠러들었고,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 등 반전운동을 펼치던 시민사회단체들의 활동도 예전 같지 않다. 더구나 국회에서는 '파병연장동의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속수무책으로 지켜보고만 있을 뿐이다.

전범민중재판을 기획 준비한 한 관계자는 “반전여론이 급격히 식어가는 것을 보면서 한국 사회에서 반전운동을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절감했다”며 “그러나 전범민중재판을 통해 다시 한 번 반전여론의 불씨를 되살려 보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전범민중재판이 남긴 것**

전범민중재판은 파병강행론자들이 보기에는 ‘짜고 치는 고스톱’ 정도 폄훼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재판관은 물론, 배심원, 방청객은 물론 조지W.부시, 토니블레어, 노무현을 변호한 장경우 변호사도 파병반대론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범민중재판은 ‘쉽게 잊혀져가는 기억’을 다시금 되새기는 하나의 절차이고, ‘다소 흔들리는 신념’을 다시 다지는 행사임에는 손색없어 보였다.

이날 방청하러 온 한 대학생은 "한 때 저녁마다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 나갈 정도로 파병반대운동에 열성이었지만, 최근 몇 달 동안 이라크 전쟁이 머리를 떠나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전범민중재판을 방청하면서 이라크 전쟁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고, 파병반대의 목소리도 식을 수 없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했다"고 말했다.

행사 관계자도 "전쟁이 장기화 되면서 반전활동가들도 확산되지 않은 반전여론을 보며 답답해만 하고, 지쳐간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전범민중재판을 준비하기 위해 이라크 전쟁을 다시 꼼꼼히 검토하고, 전국을 돌며 기소인단을 모집하는 과정에 다시금 흐트러진 마음가짐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심정은 모두에게 마찬가지로 보였다. 재판단이 최종판결을 통해 부시, 블레어, 노무현에 대해 전범임을 분명히 할 때 방청인들의 가득찬 박수와 함성은 이를 방증했다.

행사 초입에 문정현 신부는 "오늘 행사가 단지 여기서 끝난다면 연극 한 편을 본 것과 다름없다"며 "파병연장동의안 국회 통과를 막고, 나아가 전쟁을 중단시키는 직접행동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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