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있는 미군에게 발가벗겨진 채로 성고문 및 모욕을 당하고 있는 이라크인."
28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이 자사 프로그램인'60분'을 통해 미군의 이라크인 포로 학대 장면을 보도하자, 아랍 지역 곳곳에서 거센 분노가 표출되는 등 전세계가 미국의 야만적 인권침해 행위에 분노하고 있다.
***미군의 야만적 '이라크인 포로 성고문과 학대'**
CBS가 공개한 사진은 충격적이다. 이 사진은 지난해 11월 이라크 바그다드 외곽의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의 수감자 8천명에 대해 행해진 미군의 동물적 학대행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진 1,2,3,4>
미군들은 이라크 포로들의 옷을 벗긴 채 온갖 야만적 학대행위를 했다.
사진들 가운데에는 포로들의 성기 부분을 뿌옇게 화면처리한 채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자세로 인간피라미드를 쌓고 있는 이라크인 포로들 사진도 있었다. 이라크인 포로 옆에는 미군 2명이 이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벗겨진 포로 엉덩이에 영어로 낙서를 한 사진도 있었다.
이밖에 한 이라크 포로가 가리개가 씌어진채 전기줄로 묶여서 상자에 올라가 있는 모습도 있었다. 이 이라크인은 이 상태에서 상자에서 떨어지면 감전사할 것이라고 위협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 아랍권 분노 폭발 "미국인들, 부시 축출하라"**
CBS 방송은 곧바로 두바이에 소재한 알-아라비야 방송과 카타르의 알-자지라 방송 등을 통해 아랍권에 중계되면서 아랍 전역을 분노에 떨게 하고 있다. 사람들 앞에 신체의 일부조차 드러내는 것을 극도로 혐오하고 있는 아랍사회에서 알몸으로 벗겨졌다는 것은 더없는 모욕이기 때문이다.
AP 통신과 인터뷰한 한 이라크 대학생은 "이는 악질적인 모습"이라며 "이것이 미국인들이 수감자들을 대우하는 방법이란 말인가"라고 반발했다. 그는 "미국인들은 그들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존중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그들 나라안에서만일 뿐"이라고 강한 반미감정을 드러냈다. 한 이집트인도 "정말 역겹고 분노한다"며 "이 장면은 정말 추악한 것"이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아랍연맹도 "미군의 야만적인 행위 관련자를 처벌해야 한다"며 강하게 비난했으며, 알-아라비야 방송은 "이는 미군 병사들의 '야만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알-자지라 방송도 영국 런던에서 발행되는 아랍어 일간지인 알-쿠드 알-아라비의 편집장의 말을 인용해 "이는 단순히 망나니 병사들의 문제가 아니라 이는 미 행정부가 아랍과 이슬람권에 대해 채택하고 있는 적대감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인들은 학대 등 인권 문제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을 제거했다"며 "미국인들은 부시와 럼즈펠드를 같은 문제로 축출할 수 있는가"며 미국인들의 태도를 강하게 비난했다.
이라크내 친미파인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의 마흐무드 오트만 위원조차 "이는 이라크인들 사이에서 미국인들에 대한 불만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제사회 분노 폭발 "미군, 제네바협약 우습게 보이냐"**
아랍뿐 아니라, 국제사회도 크게 분노하고 나섰다.
국제인권단체인 국제 엠네스티는 30일 성명을 통해 "포로 학대 증거는 이미 약해질대로 약해진 현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며 "후세인 체제하에서 악명높던 감옥이 또다시 같은 모습이 돼선 안된다"고 미군의 행태를 강하게 비난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의 플로리안 웨스트팔 대변인은 "제네바협약은 (포로로부터) 정보를 얻어내기 위해 신체적 압박을 가하지 못하고 모욕적이거나 인격을 떨어뜨리는 대우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미군의 제네바협약 위반 사실을 성토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30일 대변인을 통해 "모든 피구금자는 국제 인권법의 조항에 근거해 완전하게 보호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유럽 대다수 신문들은 이라크 수감자가 잔인하게 고문받는 장면은 1면 전체에 걸쳐 게재하며, 미국에 대한 비난에 합세했다.
영국의 이라크파견 인권당당대사인 안 클라우드도 "충격을 받았다"며 "이는 절대적으로 끔찍한 것"이라며 BBC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녀는 또 "이전에 부시 행정부와 문제가 발생한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의 구금자 대우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다"며 "당시 그들은 대우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부인했었다"며 부시 행정부를 비판했다.
***당황한 부시, "나와는 무관한 일"**
이처럼 국제사회의 분노가 폭발하자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은 더없이 당혹해하고 있다.
부시는 방송이 나간 직후 이라크인 포로들의 학대를 비난하며 "이는 미국인들의 본성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다"며 "이는 미국에서 행해지는 방식의 것이 아니며 나는 이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라크 포로들이 이러한 대우를 받은 것에 깊은 혐오감을 공감한다"며, 이번 사태와 자신은 무관함을 강조했다.
부시 정부는 또 불을 끄기 위해 포로의 인권을 보호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30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군은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의 미군 책임자를 이라크로 전보, 문제가 불거진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의 수감자 8천명에 대한 미군측 처우를 감독하기로 했다. 하지만 콴타나모 수용소 또한 아랍 테러리스트 혐의자들에 대한 비인간적 처우로 악명높은 곳이어서, 이같은 조치는 세계여론의 냉소를 받고 있다.
***영국군도 이라크인 포로 학대**
학대장면이 방영되자, '부시의 푸들'로 불리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조차 "이는 연합군의 정책과 어긋나는 것"이라며 미군의 이라크인 학대를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이라크 포로 학대에 미군뿐만이 아니라 영국군도 가세한 사실이 밝혀져, 블레어를 당혹케 하고 있다.
영국군 관리는 30일 "영국군이 이라크 포로들 학대에 연루돼 있는지 조사중"이라고 확인해 영국군 내부에서도 이라크인 학대가 이루어졌음을 시사했다. 영국 일간인 <데일리 미러>는 이와 관련해 가리개가 씌어진 채 구타당해 이빨이 부러진 것으로 보이는 이라크인 포로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미국과 영국의 '야만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셈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