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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1 격투장에서의 진검승부의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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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K1 격투장에서의 진검승부의 순간들

[되돌아 본 17대 국회]②쇠고기 청문회로 끝나기까지

'5월 임시국회'는 자칫 김빠진 국회가 될 수 있었다. 4월 총선에서 낙선한 국회의원들의 참여를 기대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쇠고기 정국'이 뜨겁게 달아 오르며 17대 국회 마지막은 한미 쇠고기 협상과 관련한 청문회가 많은 국민들의 이목을 끌었다. 주목을 받은 이 중에는 통합민주당 최성 의원도 있었다. 그는 미국 FDA의 광우병위험물질(SRM)과 이번 협상에서 지정된 SRM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해 정부로부터 잘못을 시인 받았다.

18대 국회에서는 '원외 인사'로 남게 될 그이지만, 마지막 청문회에서 '정치'에 대해 새롭게 느낀 바가 큰 듯 하다. '되돌아 본 17대 국회' 기획의 첫번째 기고자로 최성 의원에게 결코 짧지도 길지도 않았던 지난 4년 동안의 의정생활에 대한 소회와 앞으로의 각오에 대해 기고를 부탁했다.<편집자>

<장면 1> "개그콘서트가 된 FTA 청문회장"

# 쇠고기협상의 책임이 외교부에 있다고 주장한 복지부장관의 좌충우돌 답변
# 미국 내 광우병 위험물질의 국내 수입이 없다고 했다가 횡설수설 답변하는 농식품부장관
# 자신은 아무런 책임이 없다면서 옆의 장관을 쳐다보는 외통부장관과 통상교섭본부장
# 시간만 끌면서 비굴한 답변을 이어가는 이명박 정부의 국무위원과 청문회 증인들

이렇듯 17대 국회의 마무리는 "굴욕적인 광우병 쇠고기 협상"으로 말미암아 전 국민을 '광우병 공포'로 떨게 한 "쇠고기 협상 청문회"와 뒤이은 "한미 FTA 청문회"로 막을 내렸다. 더욱이 청문회장에서 보여준 이명박 정부의 국무위원들의 "'배 째라' 식의 무책임한 답변"은 또다시 국민들의 정치 불신과 국회 불신을 증폭시켰다.
▲ 최성 의원. ⓒ뉴시스

오죽하면 청문회장에서 나는 "이명박 정부의 장관들 답변 태도를 보면 레슬링에서 시간 끌기 위해 빠떼루 자세에 돌입한 것 같다", "청문회 증인들의 횡성수설, 좌충우돌 답변은 개그콘서트를 보는 것 같다"는 통렬한 비판을 하기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TV 생중계를 통해 지켜보고 있는데도, 협상의 주무 책임장관인 농림식품부장관과 외통부장관 그리고 통상교섭본부장의 일관된 오만과 독선, 무책임한 궤변은 온 국민을 분노케 하였다. 결국 17대 국회가 마감되는 날까지 시청 앞 광장에는 촛불을 든 청소년, 대학생, 주부들로 가득 찼고, 이는 얼마만큼 국회가 민생과 민권(=국민주권)을 외면하고 있는 가를 웅변해 주는 '부끄러운 17대 국회의 초라한 자화상'이 되어 버렸다. 더욱 부끄러운 현실은 민생경제를 챙겨달라는 간절한 염원 속에 출발한 이명박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과거 박정희 정권시절과 같은 친미를 넘어선 숭미사대주의와 강권적 통치에 의존하는 국정운영방식을 채택해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나마 17대 국회를 마무리하면서 개인적으로 위안이 되는 것은 청문회과정에서 내가 제기한 "미국 내에서는 금지된 광우병 위험물질(SRM)이 한국에는 수입이 허용된 참으로 위험천만한 굴욕협상의 진상"을 밝혀 한미 추가협의과정에서 반영된 것이었다. 다른 한편 나와 천정배 전 대표가 공동 발의한 광우병 저지법안에 대한 시민과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반응이었다. 추가적으로 야3당의 공조에도 불구하고 농식품부장관에 대한 해임결의안이 부결되는 순간, 그에 앞서 내가 주도하여 우여곡절 끝에 8명의 청문위원들과 함께 대검찰청에 제출한 '정운천, 유명환, 김종훈 등 세 증인에 대한 위증죄 고발'은 17대 국회 최초의 장관급 인사에 대한 검찰고발조치의 실질적인 이행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국민생명권을 담보로 한 굴욕협상에 대한 사법적 책임을 끝까지 묻는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 것이었다.

청문회장에서 개인 컴퓨터를 통해 미니 홈피에 쏟아진 여러 가지 격려 중에서 한 중앙언론 기자가 쓴 "낙선의원의 마지막 투혼이 참으로 아름답다"는 기사와 함께 청문회를 시청한 한 여대생이 "청문회 장면을 지켜보면서 국민생명을 가족의 생명처럼 접근하는 당신 같은 부모를 둔 자녀가 부럽다"는 인터넷 댓글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을 훔치며 나는 17대 국회를 마감하였다.

결국 17대 국회는 개원과 동시에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섬뜩한 알 카에다 테러조직의 '테러 공포'를 핵심의제로 다룬 <김선일 청문회> 참여로 막을 열었고, 그 마무리는 국민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는 '광우병 공포'를 주제로 한 <한미 FTA 청문회>로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두 청문회의 공통점은 비록 정권은 달리하지만,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국민의 생명권을 위해 얼마만큼 중요하고, 정부와 정치권이 본래적 사명을 충실히 이행하지 못할 때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감과 공포감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너무도 당연한 상식과 진리였다.

<장면 2> K1 격투기장이 되버린 국회 본회의장

17대 국회 입문하면서 최대의 화두는 "싸우지 말고 민생 챙기라"는 준엄한 요구였다. 더욱이 17대 총선과정에서 최대의 이슈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논란이었고, 이 과정에서 16대 국회의 마지막 장면이 의회쿠데타를 방불케 하는 한나라당의 새벽기습작전과 이를 저지하는 민주당의 온몸저지작전의 대격돌이었던 만큼 17대 국회에서 만큼은 "민생경제를 챙겨달라"는 국민적 절규 속에 '108번뇌'라는 애칭을 얻은 108명의 초선의원을 탄생시켰던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동료의원이었던 이철우 의원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간첩이 암약하고 있다"는 식의 해묵은 색깔론을 제기하고 집권여당을 '친북좌파이자 캄보디아의 학살정권이었던 폴포트 정권'에 비유하면서 국회 본회의장을 또다시 욕설과 폭언으로 얼룩지게 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박정희 군부권위주의 정권 이래 수십 년 동안 '친북좌파'의 색깔론으로 수많은 민주평화인사가 투옥되거나 심지어는 광주민주화운동과정에서 무고한 시민이 학살되는 비운의 역사 속에서 그 책임적 위치에 놓인 정당이 반성은커녕 또다시 해묵은 색깔론의 칼을 뽑아내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었다. 그래서 곧바로 나는 본회의장 밖으로 뛰쳐 나와 고진화, 심상정, 손봉숙 의원 등과 상의해 국회개혁 초선연대를 출범시키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 문제의식은 너무도 간단명료했다. "초등학생 딸에게 부끄럽지 않는 국회의원이 되자"는 것이었고, 이를 위해 최소한 막말과 고성, 본회의장 점거, 색깔론 저지 등 불법과 편법은 저지르지 말자는 10계명의 준수였다. 70여 명의 초선의원이 합류하였고, 언론과 국민의 주목을 한동안 받았지만 결국 누가 먼저일세라 국회의 구태는 반복되는 한계를 노정시키고 말았다.
▲ 의장석을 둘러싸고 몸싸움을 벌이고 있는 국회의원들. ⓒ뉴시스

결국 국민들의 준엄한 요구와는 무관하게 17대 국회 내내 고함과 막말, 편법과 물리력이 우선시되는 구정치의 관행은 그대로 반복됐다. '럭비시합에서 스크럼 짜는 공격과 수비대오', '넥타이로 목을 조이고, 지팡이로 찌르는 폭력', '물병과 명패를 위협적으로 던지고, 계단 위에서 나뒹구는 장면'…. 그 K1 격투기 현장을 국회 방청석에서 바라보는 외국의 손님들, 초등학생들, 국민들은 분노하고 경악하였다. 그런데 더욱더 놀랍고 충격적인 사실은 17대 국회 내내 "본 회의장에서, 혹은 상임위장에서 폭언과 폭력적 행동을 특별한 죄책감 없이 행사하거나 심지어는 성희롱사건이나 권력형 비리사건 등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된 사건에 연루됐던 인사조차 18대에도 보란 듯이 당당히 진입했다"는 사실이다. (물론 전문성과 성실한 지역 활동을 토대로 진입한 의원의 경우도 적지 않다.)

개인적으로도 18대 총선에 재출마하면서 7차례의 국감 우수의원, 4년연속 국회 우수연구단체로 선정된 국회남북교류협력의원모임의 대표, 세계 3대 인명사전중 2곳 게제 등의 경력을 지역 유권자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다양한 지역발전공약을 제시하는 정책선거를 주도하였다. 반면 상대후보는 대한민국 최대의 권력형 비리사건의 하나인 소위 '세풍사건'에 연루되어 한나라당 내 공천에서도 자격시비 논란이 일었던 점을 감안 '베스트 국회의원과 세풍비리사건 연루자의 대결'이라는 점을 부각시켰으나, 결국 패배하였다. 명색이 정치학 박사 출신인 나 자신도 선거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지? 솔직히 고민스러웠다. 인근 지역의 한명숙 전 총리는 물론이고 17대 국회 의정활동을 하면서 나름대로 전문성과 성실성을 겸비했다고 높이 평가했던 의원들의 대거 낙마는 그나마 충격을 완화시켜 주었다.

정치인에게 있어 선거의 패배를 국민의 탓으로 돌리는 것처럼 무책임한 것은 없으리라. 사상 초유의 낮은 투표율, 민노당 후보의 출마 등 개혁진영의 분열 등 불리한 선거구도, 한나라당 지지층의 결집 등등 주변에서 여러 가지 위로의 근거를 제시하였지만, 선뜻 수긍할 수 없었다. 선거결과를 지켜본 지역주민 역시 이해할 수 없다는 듯 혼란 상태였다. 그 후로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17대 국회가 마감되기 직전에 긴급속보로 뜬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와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의 교섭단체 결성 합의'라는 기사와 뒤이은 공동기자회견은 대한민국 정치가 얼마나 기형적이고, 얼마나 무책임한 가를 보여주는 산 증거였다. 선명개혁야당의 기수로 국민적 주목을 한껏 받았던 시민단체출신의 대권후보와 대한민국 최대 권력형 비리사건의 주역이었던 또 다른 대권후보의 정략적 연합으로 시작되는 18대 국회와 18대 총선결과 역시 국민과 역사가 엄정하게 평가해주리라.

<장면 3> 홍준표 원내대표, "최의원이 군기반장이야?"

17대 국회 최대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상임위는 단연 통일외교통상위원회였다. 그 주된 이유 중의 하나는 김대중 정부이래 10년 동안 지속된 남북화해협력정책이 추진되었고, 이 와중에서 북한의 핵실험 강행이라는 국제적 사건이 발생하면서 '평화민주개혁세력과 냉전수구기득세력의 한판 대결'이 통외통위에서 전개되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의 개최에서부터 지금까지도 촛불집회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 탄핵 및 이명박 정권 타도투쟁'으로까지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한미 쇠고기 협상과 한미 FTA 비준동의 등 메카톤급 이슈가 연일 발생하였기 때문이다.

각 당의 대표선수도 중량급이었다.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의 경우, 지금은 여당의 원내대표가 된 홍준표 의원, 경기도지사가 된 김문수 지사 외에도 김용갑, 전여옥, 박계동 등 화려한 멤버들이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과거에는 대권 야망을 지닌 중진 의원만 겨우 발을 내딛는다는 여당의 통외통위 위원으로 김원기, 한명숙, 이해찬 등 대권후보나 총리급 인사들과 4년 동안 통외통위를 지킬 수 있었다. 이러한 나의 고집은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최고가 되라"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초선의원에 대한 충고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뿌듯했던 순간은 북한의 핵실험이라는 메가톤급 역풍이 부는 과정에서 한나라당의 '선수'들이 기회 있을 때마다 색깔론과 전쟁불사론에 입각한 위험천만한 '대북봉쇄정책'을 제기할 때마다 "DJ 대북특사 파견", "북미 직접대화", "6자회담 조기 개최" 등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 한나라당의 터무니없는 정치공세의 예봉을 꺾는데 선봉장에 섰고, 정부에게는 나의 정책제언을 실현할 수 있는 실천적 대안을 제시한 순간들이었다. 오죽하면 지금은 여당의 원내대표가 된 홍준표 의원은 나를 향해 "최 의원, 당신이 통외통위 군기반장이야"하고 소리쳤던 것이다. 사실 한반도의 평화와 대한민국의 번영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던 17대 국회에서 나는 통외통위를 4년 동안 고수하면서 '냉전수구세력의 부활을 저지하는 군기반장'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점에 대해 무한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비록 낙선이라는 힘에 겨운 고통을 맞보기는 했지만 말이다.

<장면4> "김용갑의원님, 광주시민과 국민앞에 사과하십시요!"

냉전적 색깔론에 대한 나의 방어는 국정감사장에서 김용갑의원과의 격돌로 이어졌다. 역사적인 6.15 남북정상회담을 계승하는 차원에서 광주에서 열린 6.15 행사에 대해 정통보수원조를 자처하는 김용갑 의원은 "김정일 추종세력의 해방구가 되어버린 광주"라는 형태로 색깔론적 공세를 이어갔다. 그동안 참아왔고, 억제되어 왔던 나의 분노는 또 다시 폭발하였다. "시대착오적 색깔론에 대해 광주시민과 대한민국 국민에게 사과하라"는 강도 높은 공세가 이어졌고, 결국 "오해에서 비롯된 유감"이라는 형태의 해명성 사과를 받아냈다.

흥미로운 사실은 17대 국회 통외통위에서 내가 가장 많은 비판을 하였던 김용갑 의원이 그 어떤 의원보다도 나에 대해서 칭찬을 많이 해주었고, 나의 낙선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표시하였다는 점이다. 역으로 내 자신도 한나라당의 기라성 같은 의원 중에서, 심지어는 차세대 주자로 언론에서 촉망받는 그 어떤 의원보다도 김용갑 의원이 의정활동에 있어서 성실성을 보이고, 또 비록 현실에 맞지 않는 색깔론적 공세를 하였지만, 자신의 철학과 일관된 보수논리로 나의 대척점에서 정부와 여당을 비판하였다는 점에서 17대 국회 통외통외 한나라당 베스트 의원으로 나는 김용갑 의원을 선정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그 결정적인 이유 중의 하나는 아무리 한나라당이 수구냉전세력의 계승자임을 자처한다 하더라도 양식 있고 깨어있는 한나라당의 새로운 목소리가 너무도 부재했다는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 또한 자리 잡고 있다. 굳이 그분들의 이름을 새삼 거론하고 싶지는 않다. 역사 속에서 엄정한 평가를 받으리라 자위할 뿐이다.

<장면 5> 선후배, 사제지간의 치열한 정책논쟁의 순간들
▲ 지난 총선 당시 대운하 반대 활동을 하던 모습. ⓒ뉴시스

17대 국회를 마감하면서 개인적으로 '낙선한 사실' 한 가지를 제외하면 참으로 축복받은 국회의원이었다. 의정활동에 대한 국내외적 평가에 있어서나, 지역주민들의 반응에 있어서 그 어느 것 하나 불만이 있을 수 없을 만큼 행복한 시간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개인적인 고민과 고통을 참으로 큰 것이었다. 초대 통일부장관이었던 정동영 장관은 개인적으로 김대중 정부 하에서 청와대 비서관으로 재직하던 시절부터 정치적 대선배였고, 그 이후 바톤을 이어받은 이종석 장관은 친분이 두터운 학계의 선배이고, 또 이재정 장관 역시 사제지간일정도로 평소 존경심을 갖고 있는 분이었다. 뿐만 아니라 노무현정부의 송민순 외교부장관과 이명박 정부의 김하중 통일부장관 역시 김대중 정부 하에서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했던 관계의 대선배들이었다. 이 분들을 상대로 야당 의원들보다 강도 높은 비판적 질의를 하면서 정부여당에 대한 질타를 할 때면, 몇 날 밤을 지새우면서 고민하고 또 고민하였다. 그 정점은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남주홍 통일부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과정에서 "이땅의 건전보수를 위해서도 용퇴하라"는 강도 높은 4대 불가론을 제시, 결국 경질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결국 청문회 등 매 순간순간마다 내 자신을 지탱케 한 힘은 "사적인 친분보다 국민의 대변인으로서 국익을 위해 성실한 국회의원 상을 보이는 것이 그분들도 최성의 진정성을 인정해 주리라는 믿음"이었다. 다행히 나의 그 믿음은 아직까지 깨어지지 않고 있다.

이제 나의 정치적 스승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저서제목처럼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새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경제연구원의 원장이라는 새로운 직함으로 변함없이 남북화해와 한반도 평화지킴이 역할을 국회 밖에서 성실히 수행할 것이고, 더불어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의 위험을 원천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국민생명 안전 지킴이" 역할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다. 가능하다면 정치권의 거대 담론보다는 생명, 환경, 건강, 안전을 책임지는 생활정치인으로서의 자기훈련도 혹독하게 치러 보고 싶다. 더불어 (사) 세계경제인네트워크의 회장 자격으로 글로벌 시대 대한민국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구촌을 누빌 것이다.

17대 국회 1460일의 대장정은 이제 막을 내리지만 개인적으로 한 점 후회 없는 시간이었다. 내가 가진 개인적 역량과 전문성을 마음껏 발휘했고, 그 결과 역시 나의 기대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은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총선에서의 패배 역시 겸허한 마음으로 국민 속으로, 민생 속으로 뛰어 들어가 보면 실체적 진실을 접할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끝내는 재충전의 시간을 마치고 또다시 여의도로 복귀하여 '남북교류협력시대 군기반장'의 역할이 아닌 '통일한국의 청사진을 설계하고, 건축해가는 통일건축가'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날이 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때까지 반성하고, 재충전하면서 이 땅의 민초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고 싶다. 끝으로 누가 뭐래도 개그콘서트와 KI 격투장으로 전락했던 17대 국회에서 냉전수구세력의 부활을 저지하기 위하여, 그리고 국민들에게 존경받는 국회의원상을 정립하기 위하여 마지막 순간까지 진검승부를 펼친 내 자신에게 스스로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다.

더불어 과분한 기대와 성원을 보내준 지역주민들, 분단된 조국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절실한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파이팅을 외쳐준 평화의 씨알들, 아이들의 건강과 생명을 들고 밥상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촛불을 피우며 힘내라고 눈물겨운 박수를 보내준 이 땅의 성실한 일꾼과 젊은 눈망울들, 끝으로 청각장애인임에도 항상 평온을 잃지 않고 동생을 위해 기도해 준 작은누나의 애절한 눈빛과 가정에 소홀했던 남편과 아빠를 이해해 준 가족들…. 그 모든 분들에게 한없이 죄송하고, 표현할 수 없는 감사함과 책임감을 통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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