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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프렌들리'엔 노동자도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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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프렌들리'엔 노동자도 들어가"

'뒤늦게' 한국노총 찾은 이명박, '실속 없는' 노동계 달래기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 friendly)'는 '비즈니스맨 프렌들리'가 아니라 노동자와 기업인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뒤늦게' 노동계를 찾은 이명박 당선인이 자신의 '친(親)기업' 행보에 불만을 표출해 온 노동계 달래기에 나섰다.

이명박 당선인은 23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7층에서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한국노총 임원 및 산별대표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비지니스 프랜들리에 대해 오해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동자 없이 기업 없지만…노동자가 생산성 높여야 '동반자' 인식 생겨"
▲ 이명박 당선인은 23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7층에서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한국노총 임원 및 산별대표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비지니스 프랜들리에 대해 오해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노총

이명박 당선인은 "당선된 이후 기업인을 찾아가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부가 되겠다고 해서 섭섭한 생각을 가진 분도 있는 것으로 들었지만 노동자 없이는 기업이 없고 기업인 없는 비즈니스는 없다"며 한국노총의 서운함은 '오해'라고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한국경제의 두 축은 기업, 즉 사용자와 노동자"라며 노동자가 한국경제의 한 축이라고 강조했고, "세계 경제의 나쁜 환경 속에서 우리가 이길 수 있는 길은 노사가 힘을 합치는 것"이라고 노사협력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 당선인이 언급하는 '노사 협력'은 정책연대의 또 다른 당사자인 한국노총의 시각과는 현격히 차이가 있어 보였다.

이 당선인은 "큰 축인 노동자가 생산성을 높여서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노동생산성을 확보해 준다면 기업도 감동할 것"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기업인들이) 늘 우리는 노동자와 적대관계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라 동반자라는 인식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살리기'에 대한 노동계의 협력을 요구한 것.

이 당선인은 또 "세계 경제가 이렇게 어려울 때 우리가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존의 일자리를 유지하려면 기업이 성장해야 한다"며 기업의 성장을 통한 '경제살리기'라는 자신의 철학을 재확인했다.

반면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대부분의 국민들이 이명박 당선인 성공하는 경제대통령이 되실 것을 확신하고 있지만 노동사회정책에서도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실 것을 희망한다"며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사회 안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않으므로 노동정책에 있어 약자인 노동자를 보호하고 노사 간의 균형을 맞추는 정책을 펼쳐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용득 위원장은 "경제·사회 정책은 따로 독립된 것이 아니라 보완적 관계에 있는 것"이라며 "노사라고 하면 양대 노총과 경총, 상공회의소가 창구인 만큼 (당선인이) 4자를 초청해 노사관계를 당부하고 발전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하면 많은 기업인과 국민들이 안심하고 기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난 속 '이명박 지지'한 한국노총엔 뒤늦은 '인사치레'
▲ 한국노총은 이날 정책연대의 당사자로서 이명박 당선인에게 온갖 '기대와 희망'을 쏟아냈지만 이명박 당선인은 원칙적이고 추상적인 수준의 답변만을 내놓았을 뿐이었다.ⓒ연합뉴스

이 당선인은 이날 안팎의 각종 비난 가운데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지지 선언을 한 한국노총의 '노고'에 대해 뒤늦은 인사치레도 건넸다.

이 당선인은 "이용득 위원장이 중심으로 전 지역을 다니면서 선거운동을 열심히 한 덕분에 건국 이후 처음으로 큰 표차로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며 "고마운 마음과 반가운 마음을 함께 갖는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정책연대를 통해 전 조합원의 총의를 모아서 (이명박 당선인을) 지지했던 조직으로 어떤 날에는 하루에 2000km도 뛰었다"는 이용득 위원장의 앞선 인사말에 대한 '화답'인 셈이다.

하지만 이 당선인의 이날 방문은 온갖 후폭풍을 가져 왔던 '한국노총의 이명박 지지 선언'이 있었던 지난해 12월 10일 이후 한 달이 훌쩍 지나서야 이뤄졌다.

뒤늦은 방문에 대해 이 당선인은 직접 "한국노총과는 정책연대를 통해 앞으로 같이 나가겠다고 서명을 했던 만큼 부탁을 하더라도 손님인 기업을 먼저 만나 부탁하는 것이 맞다"고 해명했다.

"한국노총 프렌들리라고 믿고 싶다"지만 이명박은 원칙적 얘기만

한국노총은 이날 정책연대의 당사자로서 이명박 당선인에게 "'한국노총 프렌들리'라고 믿고 있다"며 온갖 '기대와 희망'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명박 당선인은 이에 대해 원칙적이고 추상적인 수준의 답변만을 내놓았을 뿐이었다.

이용득 위원장이 제안한 노사 4자와 당선인의 대화에 대해서 이 당선인은 "이 위원장의 제안대로 당사자가 잘하는 것이 제일 좋다"며 "새 정부는 양쪽이 대화를 잘 할 수 있도록 분위기와 환경을 잘 만들어 나가겠다"고만 답했다.

4월 총선 공천 문제도 마찬가지였다. 이용득 위원장은 "비례대표를 포함해 한국노총의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 있다"며 한국노총 출신에 대한 적극적인 공천 추천을 요구했지만 이 당선인은 "(총선에서의) 노동계 참여 문제 등도 당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안다"고만 대답했다.

지난해 12월 정책협약 체결 당시 약속했던 한국노총과의 정례정책협의회도 당선인의 입에서는 "(한국노총의) 제안대로 협력기구를 서로 의논해서 대화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수준의 발언에 그쳤다.

각종 불만과 서운함을 안고 오래 기다린 끝에 이뤄진 이명박 당선인과의 만남이 한국노총으로서는 뚜렷한 '선물' 하나 없이 끝난 셈이다.

이 당선인은 한국노총에 이어 오는 29일 민주노총을 찾아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임원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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