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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행동, "팔루자는 80년 광주민중항쟁 보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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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행동, "팔루자는 80년 광주민중항쟁 보는듯"

우리당 등에 '파병찬성 당론' 즉각 철회 요구

이라크가 제2의 전면전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3백51개 시민사회단체가 결합한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은 전날 파병찬성 후보들에 대한 낙선운동을 선포한 데 이어 9일 오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야 정당에게 조속한 추가파병계획철회를 촉구했다.

<사진1>

***“이라크 파병, 위헌적-반민주적 결정의 대표사례”**

이날 기자회견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파병의 위헌성과 반민주성에 대한 성토로 시작됐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홍근수 목사는 “16대 국회는 파병을 반대하는 여론이 70%를 넘나드는 데도, 추가파병동의안을 가결시켰다”며 “이는 3월12일 탄핵안 가결과 마찬가지로 민의를 배반한 반민주적 행위”라고 성토했다. 그는 이어 “16대 국회가 저지른 반민주적 결정을 16대 국회가 잔여임기동안 철회하고 반성하는 것이 순리”라며 “16대 국회가 파병철회를 결정하지 않으면, 17대 국회가 가장 먼저 할 일은 ‘파병철회’ 결의”라고 덧붙였다.

<사진2>

‘전국민중연대’ 박석운 집행위원장은 “우리 헌법은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이라크 전쟁은 석유 자원을 노린 미국의 추악한 침략적 전쟁이 분명한만큼 한국군 파병은 우리 헌법의 명령을 거부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침략전쟁에 동참하는 것은 미국과 함께 전범이 되는 길”이라며 “헌법을 부인하고, 전범이 되기를 자초하는 정부와 국회는 조속히 파병을 철회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정부가 내세운 파병 명분, 이마저도 더이상 합당치 않다”**

이라크 현지 상황 역시 파병철회의 목소리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미군이 닷새째 포위한 채 공격을 계속하고 있는 이라크 북부 팔루자 일대는 현재 수천 명의 이라크 시민들이 식량과 의약품을 들고 집결하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군은 병력 증강, 참전국에 추가파병 요구 등 강경대응을 고수하고 있어 조만간 전면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긴박한 상황이다.

참여연대 이태호 정책실장은 “팔루자에 수천여명의 이라크 시민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들은 총이 아닌 빵과 의약품을 들고 간다”며 “이들의 저항은 마치 지난 80년 광주민중항쟁을 보는 듯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곳에 평화를 수호한다는 이유로 총과 칼을 든 전투병을 보낸다는 정부의 주장은 이라크도, 한국 시민들도, 국제 사회도 믿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석운 위원장도 “평화-재건을 목적으로 이라크에 파병을 한다는 정부의 주장은 이라크가 전면적 전쟁 상황으로 돌입함으로써 더 이상 설득력을 잃었다”고 지적하면서, “정부가 내세운 명분마저도 폐기된 마당에 정치권이 ‘국가간 신의’ 란 이유로 파병방침을 고수한다면 국민적 저항을 부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현재 이라크는 군인과 민간인 구분 없이 모두 위험한 상황”이라며 “이런 곳에 파병을 하면 우리 국민들도 마찬가지로 항시적인 테러위협 속에 공포를 느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도 파병 놓고 부심**

시민사회의 파병철회 목소리가 힘을 얻어가면서 정치권도 선거를 엿새 앞두고 파병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기 시작했다.

민주당 추미애 선대위원장이 “‘묻지마 파병’입장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공론을 새롭게 모아야 한다”며 파병 재검토를 치고 나왔다.

그러자 파병을 당론으로 정하고 있는 열린우리당 김근태 원내대표도 9일 오전 “개인적으로 파병시기를 이라크 임시정부 이양 뒤인 6월 이후로 늦춰야 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한걸음 물러서는 모양을 보였다. 임종석, 김성호 의원 등 우리당 소장파 의원들도 곤혹스러운듯 파병 재검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7일 당정협의에서 확인됐듯, 우리당의 당론은 아직까지 파병찬성이다. 우리당은 파병철회 여론이 확산될수록 총선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이정미 비례대표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에서 개인적 차원에서 나오는 파병 재검토 발언이 선거를 염두해 둔 정략적 발상이라면 국민들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당과 민주당은 조속히 파병철회를 당론으로 정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민주노동당은 지난해초 1차 파병 때부터 파병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며 “17대 국회에 진입하면 파병철회를 위해 온 당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국민행동, “범국민 시민운동 조직할 것”**

한편 국민행동측은 10일 이라크 국제조사단에 참가하는 것을 기점으로 ‘파병철회’를 위한 대 국민 여론 형성에 집중할 방침이다.

국민행동은 먼저 미국, 호주 국회의원들이 함께하는 이라크 국제조사단에 참여해 10일 이라크 현지로 출국할 예정이다. 또 오는 13일 딕 체니 미부통령 방한에 맞춰 미대사관 앞에서 파병철회 촉구 결의대회를 가질 계획이다.

이밖에 국민행동은 다음주 중으로 발표할 이라크파병철회 촉구 1만인 비상시국선언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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