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운데 민주노총(위원장 이석행)이 16일 오후 서울 홈에버 목동점 앞에서 '1000명 선봉대' 발대식을 갖고 "31일까지 매일 2곳씩 수도권 매장의 영업을 중단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석행 위원장은 "당사자 간 풀어내기를 바랬지만 그런 기대를 더이상 가질 수 없게 됐다"며 "이제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말했다.
이미 두 노조와 민주노총이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벌이고 있는 '매출 0 투쟁'으로 이랜드가 상당한 매출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민주노총이 운영하겠다고 밝힌 '1000명 선봉대'가 이랜드 갈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제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
이석행 위원장은 이날 "민주노총이 더이상 방관할 수가 없었다"며 '1000명 선봉대' 운영의 배경을 설명했다. "원만히 풀리기를 고대했지만 가면 갈수록 이랜드 자본의 탄압이 더욱 비열해지고 이 땅의 자본도 모두 이랜드를 옹호하면서 자본과 노동의 대리전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어떤 경우라도 물러설 수 없다"고 강조했다. 수도권의 이랜드 그룹 소유 홈에버, 뉴코아 매장을 주된 대상으로 할 '1000명 선봉대'와 별도로 각 지역에서도 하루에 한 두 곳씩에서 '매출 0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랜드 그룹의 영업에 실질적인 타격을 입혀 압박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이밖에도 이랜드 건을 놓고 오는 18일 전국 동시다발 노동자대회 및 21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이날 결의문을 통해 "이랜드 그룹의 사용자들은 노조 간부의 구속 및 손해배상 가압류, 집회금지 가처분 신청에 이어 직장폐쇄까지 자행하면서 비정규 노동자의 생존권 사수 투쟁을 탄압하기 위해 광분하고 있다"며 "시간을 끌면서 사태를 장기화하면 비정규 노동자들이 포기할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으로 이랜드가 스스로 수렁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이어 "이랜드 사용자는 더 이상 탄압이 만능이라는 어리석은 착각에 빠져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는 것이 좋다"고 경고했다.
"이랜드, 교섭보다는 언론플레이에만 관심 있다"
민주노총이 이처럼 물리력을 동원해 대대적인 영업방해 압박에 나선 것은 "이랜드가 교섭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김형근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그동안 가능하면 하루 빨리 이 사태를 정리하기 위해 (노사 대표자들의 교섭 뿐 아니라) 실무교섭까지도 가져 왔지만 이랜드는 협상을 장난으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형근 위원장은 "이랜드는 실제 교섭에서는 하지도 않았던 얘기를 언론에 '우리가 제안했다'고 하고 교섭 자리에서는 다른 소리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이랜드가 교섭 전에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에 "뉴코아 비정규직 80명을 정규직화하겠다"고 밝히거나 "교섭 자리에서 외주화 철회에 대한 이행각서 공증을 노조에 제안했다"고 주장한 것 등이다.
이랜드일반노조와 뉴코아노조는 "정말 정규직화의 의지가 있다면 왜 교섭 자리에서 하지 않고 언론에 보도자료를 내는 것이며 재고용돼야 할 비정규직 350명 가운데 일부인 80명을 놓고 전원 정규직화라고 거짓말을 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외주화 철회 이행각서 공증에 대해서도 노조는 "회사는 처음에 제안했다가 곧바로 스스로 '좀 힘들겠다'고 번복했다"며 사실 왜곡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랜드는 노조 간부에 대한 고소 고발 뿐 아니라 조합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철회가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6개 점포에 조합원 출입을 막는 '직장폐쇄'까지 단행했다.
때문에 두 노조는 "교섭이 진전되지 않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은 사측의 노동조합 무시와 탄압, 부당노동행위에서 기인된 것"이라며 "사측이 정말 사태 해결을 바란다면 언론에게가 아니라 교섭 석상에서 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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