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봉희 부위원장은 이날 낮 12시에서 1시 사이에 광고탑으로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주 부위원장의 고공 시위는 민주노총과 사전에 협의 없이 본인의 생각에 따라 이뤄진 일인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사전에 전혀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주 부위원장의 측근들도 "고공시위 계획에 대해 미리 알지 못했다"며 "이랜드 사태에 대해 워낙 답답하고 속상해했었다"고 시위 배경을 설명했다. (☞ '이랜드 갈등'에 대해 더 많은 기사를 보시려면…)
주 부위원장은 KBS 파견노동자 출신으로 방송사 비정규노조 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지난 1월 비정규직 출신의 부위원장으로 당선된 이후 KTX·새마을호 여승무원 등 비정규 노동자들의 '투쟁 현장'을 찾아다녀 왔다. 이랜드 여성 노동자들의 매장 점거 농성 당시에도 주 부위원장은 대부분의 밤을 농성장에서 보냈다.
이날 고공시위는 파업 두 달이 다 돼 가도록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이랜드 비정규직 갈등을 박성수 회장이 나서서 풀어야 한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30일 이랜드일반노조가 서울 홈에버 월드컵점을 점거한 이후 단일 노사분규에 유례가 없는 두 차례의 공권력 투입과 노조 간부 7명 구속 등 노조에 대한 정부의 '탄압'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노조는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된 각종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른 박성수 회장을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00년 300일 가까이 벌어진 이랜드 노사갈등 당시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건으로 미국에 있는 박 회장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된 바 있다. 주 부위원장은 이 같은 목소리를 알리고자 고공시위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부위원장은 오후 3시 경 이랜드노조 및 민주노총 관계자들의 설득으로 광고탑에서 내려와 병원으로 후송됐다.
한편 이랜드 노사는 6일 저녁 민주노총 건물에서 8차 교섭을 벌였으나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홈에버 협상의 경우에는 노조측 교섭위원 가운데 직책이 과장인 지부장의 조합원 자격에 대해 회사측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교섭은 난항을 겪었다. 뉴코아 노사도 외주화 철회 시점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