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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의 힘!…<조선>ㆍ<중앙> 동시에 '노비어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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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의 힘!…<조선>ㆍ<중앙> 동시에 '노비어천가'

[한미FTA 뜯어보기 311] "용기ㆍ소신 있는 노대통령만이 할 수 있는 일"

22일 노무현 정부 4년 동안 극히 보기 드문 일이 일어났다. 그간 노무현 대통령과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워 오던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동시에 사설을 통해 노 대통령을 극찬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을 강행하는 노 대통령이 지난 20일 농·어업 정책보고회에서 "농산품도 상품으로 경쟁력이 없으면 농사 지을 수 없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두 신문이 "노 대통령의 발언이 옳다"고 지적하면서 노 대통령의 '용기'를 높이 평가했다.

특히 노 대통령과 서로 '독설'에 가까운 비난을 서슴지 않았던 <조선일보>가 이례적으로 노 대통령을 칭찬하고 나선 것은 한미 FTA가 한국 사회에 미칠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감지할 수 있게 한다. 보수세력의 이해를 대변하는 <조선일보>가 노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하루아침에 뒤집을 수 있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조선> "대통령 발언이 옳다"

<조선일보>는 이날 '대통령의 농업 발언은 옳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대통령이 자신이 꺼낸 한·미 FTA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도 우리 농업의 현실을 공개적으로 솔직히 말한 것은 '용기'"라고 밝혔다.

<조선>은 "아무리 관세와 수입 규제를 통해 담장을 높이 쌓고 국민 세금으로 뒷받침한다 해도 한계가 있는 것이 농업의 현실"이라며 "이렇게 분명한 이치를 두고서 정치인들은 눈 앞의 대선 표, 총선 표 때문에 국익마저 가로막고, 지키지도 못할 약속으로 국민을 속여 왔다"고 주장했다.

<조선>은 한.칠레 FTA를 예로 들면서 "FTA 체결 후 지난 3년간 칠레 상품 수입의 증가액 중 80%는 구리 등 광산물이며, 포도주를 제외한 순수 농산물의 비중은 1.2%에 불과했다"며 "농촌 출신 의원들의 FTA 논리가 사실에 어긋난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중앙> "용기있는 대통령으로 후세에 기억될 것"

<중앙일보>는 한발 더 나아갔다. <중앙>은 '한미 FTA와 농업개혁 의지를 밝힌 노 대통령의 용기'라는 사설에서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구구절절 옳은 얘기"라고 밝혔다. 이 사설은 심지어 평소 사설 3개가 실리는 지면 가운데 두 개 분량을 하나로 터서 쓴 장문의 사설이었다.

<중앙>은 이 사설에서 "농업은 워낙 민감해 역대 어느 대통령도 정면으로 문제 삼는 일을 삼갔다. 그러는 사이 개방의 파고가 닥쳐오고 경쟁력은 떨어졌는데, 노 대통령이 농업의 현주소를 솔직하게 밝힌 것"이라며 "용기있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중앙>은 특히 "한·미 FTA를 성사시키겠다는 대통령의 소신도 흔들림 없는 것 같아 다행스럽다"면서 "실제로 한·미 FTA는 엄청난 반발을 각오하지 않는 한 손대기 힘든 과제다. 지금의 정치인들에게 이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노 대통령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말을 긍정한다"고 말했다.

<중앙>은 이어 "지금은 고통스럽겠지만, 결국 노 대통령은 한·미 FTA를 성사시킨 용기있는 대통령으로 후세에 기억될 것"이라면서 "노 대통령의 소신과 결단을 지지하며, 여야 정치인도 정파를 떠나 한·미 FTA를 타결하고 우리 농업이 환골탈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은 이날 사설뿐 아니라 '"중국·일본에 끼인 한국 FTA마저 뒤처지면 안돼"-노 대통령의 집념과 전략…진보 측 반대 정면돌파'라는 기사를 통해서도 노 대통령의 'FTA 행보'를 높이 평가했다.

<동아>는 여전히 노 대통령 비판

한편 <동아일보>는 여전히 이날 노 대통령에 대해 '대립각'을 유지했다. <동아>는 지난 20일 공공기관법과 관련해 노 대통령이 KBS를 맹비난한 것에 대해 '대통령이 '나팔수'였던 KBS 꾸짖는 사연'이라는 사설을 실어 노 대통령과 KBS를 모두 비난했다.

이 신문은 "노 대통령과 KBS가 권언 유착으로 북 치고 장구 칠 때는 언제이고 이제 와서 언론자유 운운하며 다투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면서 "지금이라도 각자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그나마 보기에 덜 흉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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