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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 대상은 농업이 아니라 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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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 대상은 농업이 아니라 노 대통령"

[한미FTA 뜯어보기 307] FTA 범국본 "적반하장도 지나치니 할 말이 없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0일 서울 농수산물유통공사에서 열린 '농·어업인 대상 국민과 함께하는 업무보고'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서 농업도 구조조정을 하자"고 밝힌 데 대한 반발이 거세다.

지난 12일부터 열흘째 서울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한미 FTA 중단 요구 무기한 단식 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21일 농성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퇴출해야 할 것은 농업이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이라고 비난했다.

"머리카락만큼이라도 나라를 생각한다면…"

민중연대 오종렬 대표는 "한미 FTA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경찰력을 동원해 다 짓밟고, 자기들의 목소리는 수억, 수십억 원 돈 들여서 광고까지 내보내지만, 국민의 절반이나 FTA를 반대하는 것은 무얼 말해주느냐"며 "대통령, 그렇게 함부로 막말하고 거짓말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꼭 100년 전에 나라를 팔아먹었던 이들의 망령이 청와대에서 떠돌고 있지 않나"면서 "머리카락 정도만이라도 나라를 생각한다면 즉각 한미 FTA 중단하고 국민의 품 안으로 돌아오라"고 밝혔다.

'전국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 윤요근 공동대표는 "제일 기가 막혔던 것은 '광우병 걸린 쇠고기는 안 된다'고 할 때 '어차피 FTA가 체결 안 돼도 광우병 쇠고기는 다 들어온다'고 말했던 것"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그는 "노 대통령은 농업인들이 한-칠레 FTA를 했는데도 지금도 잘 먹고 잘 살지 않냐고 말했다"며 "지원비용으로 주겠다던 119조 원 중 1원도 농업인에게 직접 지원된 것은 없고 농림부 예산만 늘어났다"고 비난했다.

지난 20일 업무보고 행사장에 직접 참석했던 윤 대표는 '한미 FTA 반대'가 적힌 머리띠를 소지하고 입장하려다 소지품 검사에서 이를 빼앗겼다고 전했다.

전국여성연대 윤금순 준비위원장은 "과연 노 대통령이 마음 속에 일말이라도 '힘들어도 어쩔 수 없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자리는 농민들에게 사죄를 해야 되는 자리였다"며 "적반하장도 도가 너무 지나쳤다"고 비난했다.
▲ 서울 광화문 열린시민공원 안에서 단식농성 중인 한미 FTA 저지 범국본 관계자들 ⓒ프레시안

"한-칠레 FTA 했는데도 농민들이 잘 살고 있지 않냐고?"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노 대통령 발언은 현재 농민들이 어려움에 빠진 것은 시장에 적응하지 못한 농민들 자신의 책임이라며 사실상 전체 농민들을 '게으른 농민'들로 치부해 버린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자국 농민들에게 지급하는 막대한 보조금과 관세들에 대해서 알고나 있는지 의심스러울 뿐"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농업도 시장의 힘과 시장의 원리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한 나라의 국가가 하는 역할이 무엇이냐"고 물은 뒤 "강한 부분은 키우고 약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부분은 보호해야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금 퇴출해야 할 것은 실익도 없고 한국사회를 벼랑 끝으로 내몰 한미 FTA와, 한미 FTA 추진을 위한 농업을 포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그 명분을 위해 농민들과 나라를 걱정하는 모든 분들을 공격하는 노무현 대통령"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모든 권리는 국민들에게 나온다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을 노 대통령은 명심하라"며 "만약 계속 이렇게 국민들의 소중한 목소리를 전적으로 무시하고 묵살한다면 거대한 범국민적 저항이 청와대를 뒤덮을 것임을 엄중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범국본은 오는 26일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인 통상장관급 협상 전날인 25일 서울시청 앞에서 '한미 FTA 저지 범국민 총궐기 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종훈 대표, 이달 말 타결 가능성 다시 한번 피력

지난 20일 노 대통령은 1시간 가량 진행한 연설에서 "우리가 농업을 과연 방어하고 보호할 수 있는가"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농업 부분을 대폭 양보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노 대통령은 "충격을 주지 않으면 (농업)구조조정이 안 된다"며 "FTA를 반대하는 정치인들에게 제일 하고 싶은 얘기는 '거짓말 하지 마라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제 얘기를 잘못 들으면 '노무현 이제 보니까 농업 포기하자 하더라' 이렇게 비약해서 전달할 수도 있지만 농업을 포기하자는 뜻은 아니고 농업도 시장 바깥에 놓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 중인 한미 FTA 1차 고위급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김종훈 수석대표는 이날 "협상 막바지에 나올 것은 다 나왔으니까 이제는 진짜 '주고받기'를 할 시점"이라며 오는 26일 있을 통상장관급 협상에서 한미 FTA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을 다시 한 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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