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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펜이 돈보다 강하다는 것 보여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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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펜이 돈보다 강하다는 것 보여줄 때"

언론노조 "삼성 향한 날선 기사는 왜 볼 수 없나"

"정치권력이 압도하던 권위주의 시대, 선배 언론인들은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신념으로 몸으로 기사를 썼다. 자본 권력이 압도하는 지금, 우리는 '펜은 돈보다 강하다'는 신념으로 또다시 몸으로 기사를 쓸 것이다."

기자회견문을 읽는 <시사저널> 안철흥 노조위원장의 목소리가 거리에 울려퍼졌다. 13일 서울 태평로 삼성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신학림)은 "이제 삼성을 향한 날선 기사는 더 이상 펜으로 쓸 수 없다"며 "<시사저널>의 기사 삭제는 한국 언론이 맞닥뜨리고 있는 문제"라고 밝혔다.

"지난해 삼성은 변화를 약속했지만 변하지 않았다"
▲ ⓒ프레시안

언론노조는 "이제 청와대는 기사를 뺄 수 없어도 삼성은 기사를 뺄 수 있다는 말은 언론계의 불문율"이라면서 "삼성 비판 기사 제목에서 이건희 회장의 이름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직 대통령을 자근자근 씹는 언론은 많지만 이건희 회장의 잘못을 꼬집는 언론은 씨가 말랐다"면서 "한때 모 언론사의 사주가 자신을 밤의 대통령이라고 했지만 지금 이건희 회장은 낮과 밤을 아우르는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삼성은 <시사저널> 사태가 노사 문제라고 주장하지만 삼성이 <시사저널> 사태의 원인제공자임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며 "기사가 삭제되던 그날 삼성의 언론통제가 어떻게 작용했는지 <시사저널> 기자들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이맘때 삼성은 '국민께 드리는 글'을 통해 변화를 약속했지만 변하지 않았다"며 "지금이야말로 삼성은 부인과 자식들만 빼고 다 바꿔야 삼성공화국의 오명을 벗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제대국 한국의 속이 얼마나 썩어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시사저널> 사태는 단순히 엽기적인 성격을 가진 사장 한 사람 때문이 아니다"면서 "1987년 민주화 항쟁 이후 '안기부의 언론통제'는 서서히 막을 내렸지만 자본의 언론통제는 전면적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태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인 한국의 속이 얼마나 썩어 있는지 드러내고 있다"며 "사회에 만연된 삼성의 지배력을 깨트리지 않고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금 투쟁이 독재권력과 투쟁보다 더 어렵다"
▲ ⓒ프레시안

"오늘 심정은 한마디로 감개무량하고 착잡합니다."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 정동익 위원장은 지난 12일 저녁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사저널> 전·현직 기자들의 책 <기자로 산다는 것> 출판기념회 및 노동조합 후원의 밤 축사에서 이렇게 소회를 밝혔다.

정 위원장은 "우리가 투쟁하던 시절에는 중앙정보부원 등 수많은 기관원들이 날마다 편집국을 찾아와 온갖 간섭을 했다"며 "그러나 그때 투쟁은 지금 투쟁에 비해 적이 뚜렷했기 때문에 오히려 쉬웠다"고 밝혔다.

그는 "경영권과 인사권을 쥔 자본권력이 언론을 쥐락펴락하는 지금, 후배들이 앞으로 얼마나 고생할지 알 수 없다"며 참석자들에게 앞으로도 <시사저널> 기자들에게 힘을 보태줄 것을 당부했다.

<시사저널> 독자이자 '시사저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운영위원을 맡고 있는 조형근 씨는 "우리는 단순히 기자들을 응원하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 소비자 운동을 벌여나가고 있다"며 "언론의 자유를 지키는 싸움에 동참하는 것은 미디어 소비자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 김근태 의장, 정청래 의원, 한나라당 원희룡, 고진화 의원, 민주노동당 권영길, 노회찬, 천영세, 심상정 의원, 민주당 신중식 의원 등 다수의 정치인들이 참석했다. 이밖에 각계각층에서 500여 명의 인사가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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