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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조실이 법안의 국회 통과 날짜까지 못박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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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조실이 법안의 국회 통과 날짜까지 못박나?"

'방송통신위' 공청회…'재검토' 요구 쏟아져

"통신업계의 강력한 로비력이 무섭다고 느꼈다."
"이번 법안은 민주적 절차와 투명한 논의가 실종된 졸속 법안이다."

11일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별관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공청회에서는 국무조정실이 이 법안을 졸속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현재 법안으로는 방송통신위원회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담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를 1:1로 통합하는 현 법안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조실 "14일까지 국민들 의견 개진할 시간 많다"
▲ 방송통신위원회 설립법안 공청회 ⓒ 언론노보 이기범

국조실이 지난 6일 입법예고한 법안은 정부 내에서도 이견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방송위원회는 지난 8일 "현 입법예고안은 방송통신위의 직무상 독립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며 국무조정실이 내놓은 법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면서 국무조정실 산하에 구성된 '방송통신융합 추진위원회'(융추위) 지원단에 파견된 직원들을 전원 복귀시켰다. 이날 공청회는 당초 국무총리실 산하의 융추위와 공동으로 개최하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융추위가 불가 입장을 밝힘에 따라 국조실 단독으로 개최했다.

이에 따라 이날 공청회에서는 국조실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에 대해 강한 비판이 제기됐다.

신학림 언론노조 위원장은 "법안통과를 목표로 상정하고 지정토론자들도 방송, 통신사업자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이런 공청회는 요식행위일 뿐"이라며 "2차, 3차, 4차에 걸쳐 공청회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안 추진에 급급한 국무조정실이 국회에서의 법안통과를 내년 2월로 상정해놓고 있는 것은 국회를 무시하는 행위"라며 "법안에 문제점이 발견되면 일정이 늦춰질 수 있는건데 이렇게 일정을 당당하게 밝힐 수 있냐"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일반 시민들의 출입이 제한돼 있는 정부종합청사 안에서 공청회를 연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무조정실의 박종구 정책차장은 "14일까지 입법예고 기간이 잡혀 있어서 국민들이 의견개진을 할 시간이 많고 또 국회에 법안이 제출된 다음에도 논의의 장이 마련돼 있다"면서 "경복궁역이라는 지하철역이 가까이 있기 때문에 편의성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맞섰다.

"정통부와 방송위 1:1 통합 근본적으로 문제 있어"

이날 공청회에 토론자로 참석한 경희대 오준근 교수(법학)는 본질적인 법안 재검토를 요구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정통부를 총체적으로 방통위로 탈바꿈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제적으로 볼 때 방통융합 설치는 불가피하지만 이 같은 예는 없다"고 주장했다.

오준근 교수는 "정보통신부 기능 중 통신방송 융합현상과 관련된 사항만 방송통신위로 이관하고 정보화 촉진기능이나 우정사업은 현재와 같은 중앙행정기관 체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예를 들어 '정보우정부'라는 이름으로 그와 같은 부처를 신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현재 정통부는 모두 방송통신위 직원이 되고 방송위는 신규임명절차를 밟게 하는 것도 법적안정성이 완전히 무너지는 것"이라고 "이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미화 변호사는 "법안을 일독하고 '심하다'고 느꼈다"며 "갈등이 내재된 상태에서 (국무조정실이) 서둘러서 봉합하는 형태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정 변호사는 "방송통신융합을 다룬다면서 제도나 인적구성의 융합은 고려치 않는 모습은 마치 흡수합병되는 기업처럼 작은 조직이 큰 조직에 흡수되는 듯한 느낌"이라며 "업계의 강력한 로비력이 무섭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의 김영호 대표는 "융합추진위원 중 최초법안을 못 본 위원도 있고 수 차례 개최됐던 시민사회단체의 토론 내용도 반영되지 않았다"며 "이번 법안은 민주적 절차와 투명한 논의가 실종된 졸속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관료적 독선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 '시청자주권을 위한 방송통신융합공동대책위원회'는 11일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언론노보 이기범

한편 국무조정실의 법안 추진에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해온 방송위 노조는 11일 성명을 발표하고 "융추위마저도 공동개최를 거부한 오늘 공청회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방송위 노조는 "정통부의 IT 산업 알앤디(R&D), 정보화 콘텐츠, 우정기능을 관련 부처로 통합 또는 분산을 위해 이관하면서 방송, 통신서비스 관련 정책기능을 방송통신위로 통합 개편하는 방안이 진정한 1:1 통합의 그림"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융추위는 이제라도 나서서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기 위해 관련부처의 이익이 아니라 진정 시청자와 수용자의 권익을 대변하는 가운데 다양한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그것이 현재 '정치과잉'의 게임 대신 '가치공유'의 게임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유일한 힘이자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또 언론단체들로 구성된 '시청자주권을 위한 방송통신융합공동대책위원회'도 11일 방청회가 시작되기 직전 정부종합청사 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관료적 독선에 대해 마지막으로 경고한다"며 "기구 독립성의 문제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문제들이 입법청원안에 반영되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국무조정실은 12월 중순 이내로 현 법안에 대한 규제심사 및 법령심사를 마치고 방송위, 정통부, 문화관광부, 산업자원부 등 관계부처간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심의 역시 모두 마칠 계획이다. 국무조정실은 그 이후 연내에 이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뒤 2007년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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