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위원장 조창현)는 8일 전체회의를 열고 현재 국무조정실이 추진 중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또 방송위는 국무조정실의 입법예고 과정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현재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융추위) 지원단에 파견된 방송위원회 직원들을 철수하기로 결정해 파장이 주목된다.
"방송법 제정 당시처럼 폭넓은 사회적 의견수렴 거쳐야"
방송위는 "현 입법예고안은 방송통신위의 직무상 독립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태로 방송은 물론 방송통신융합에 있어 독립성과 공익성, 공공성을 구현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방송위는 △방송통신위원 구성 과정에서 국회의 관여를 배제한 점 △심의·의결사항을 제외하고는 위원회의 소관업무를 독임제적 절차에 따라 처리하게 해 합의제 기관의 기본적 운영원리를 왜곡한 점 △사무처와 사무총장을 두지 않고, 사무조직을 위원장 밑에 둔 점 △사무처 직원의 신분을 일반직 공무원화한 점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방송위는 직무상 독립을 보장하기 위해 △방송통신위가 직무상 독립된 기관임을 명문화하고 △위원의 직무 수행상·예산상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규정이 필요하며 △방송통신위를 중앙행정기관에 걸맞는 지위로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송위는 "지난 1999년 방송개혁위원회와 같이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에서 보다 폭넓은 사회적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직접 법안을 성안해 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보통신부 영향력 때문인가? 청와대의 의중 반영인가?"
이에 앞서 민주언론시민연합은 8일 논평을 통해 "정보통신부의 방송위 흡수통합에 앞장서는 국무조정실은 누구를 위한 조직인가"라며 국조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민언련은 "지금의 상황은 방송의 공공서비스와 보편적 서비스에 관한 논의는 실종되고, 업무관할과 기득권 유지를 둘러싼 부처간 갈등과 야합만이 남아 있는 형국"이라며 "방송통신통합기구를 빨리 구성하는 일이 능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민언련은 "융추위 논의가 국무조정실로 넘어가는 순간 융추위의 합의사항들은 무력화되었고, 모든 논의는''정통부 중심'으로 변형되었다"며 "국무조정실의 이 같은 태도가 경제관료 출신들의 방송관련 지식과 철학의 빈곤 때문인지, 아니면 정통부의 영향력에 휘둘린 때문인지, 아니면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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