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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 설립안…방송계·정치권 모두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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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 설립안…방송계·정치권 모두 "안돼"

"방송독립 해쳐""조직통합 급급한 졸속행정"…비난 쇄도

국무조정실이 지난 6일 입법예고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 방송계와 야당들의 반발이 거세다.
  
  지상파 방송(KBS, EBS, MBC, SBS)과 CBS, 방송위원회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전국방송사노조협의회'는 6일 성명을 통해 "여론을 외면하고 일방적으로 방송통신융합 논의를 추진하고 있는 국무조정실은 (이 일에서) 손을 떼라"고 촉구했다. 특히 방송위 노조는 "방송 독립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오는 8일 하루 업무를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도 이날 각각 논평과 성명을 통해 "현재 법안대로라면 방송의 독립성이 크게 훼손될 것"이라며 강한 반대 입장을 보였다.
  
  전국 주요 일간지들도 일제히 7일자 사설을 통해 "정부는 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법안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이 방송통신위 업무를 장악하겠단 말이냐"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방송통신위원장을 비롯한 5명의 위원 전원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을 비롯해 언론들이 모두 반대하고 있다. 방송위는 지난주 "국회에서 추천받은 이를 임명하거나 동의를 거쳐 방송위원을 임명하도록 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나라당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추천이나 중립적인 시민사회단체의 추천 등을 아예 배제한 채 위원 5명을 대통령이 독식하겠다는 것은 방송통신 업무를 대통령이 통째로 장악하겠다는 것"이라며 "임기를 1년 남겨둔 대통령이 거대한 방송통신위를 신설해 권력의 도구로 장악하겠다는 발상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나라당 방송통신융합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재웅 의원은 6일 내년 중 별도의 기구개편 관련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노당은 6일 성명을 통해 "현재 법안은 방송위원회를 흡수통합해 권력만 막강해진 정보통신부 설립 안에 지나지 않는다"며 "정권의 영향력 아래 무소불위의 권력을 용인하고 있어 방송과 통신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철저히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요 일간지들은 7일자 사설을 통해 입법예고된 법안을 비판했다. 다음은 각 사설의 제목.
  
  <한겨레>: 독립성 보장 없는 방송통신위 법안 안된다
  <경향>: 방통위 설립, 정치적 중립성 담보돼야
  <조선>: 정부가 방송·통신을 통째로 거머쥐겠다니
  <중앙>: 방송통신위 설립법 차기정권에 맡겨라
  <동아>: 방송통신委를 '대통령 코드'로 채울 텐가
  <국민>: 방송통신위 설립안 새로 만들라
  <한국>: 방통위를 방송장악위로 만들 건가
  <문화>: 신문과 방송·통신 장악하려는 盧정권의 집요한 시도

  "국무조정실, 실적 올리기 급급한 졸속 행정의 표본"
  
  방송사노동조합협의회는 6일 성명을 내고 "우리는 국무조정실이 방통융합 논의에서 '공공의 해악'임을 명백히 선언한다"며 "국무조정실이 입법예고한 방송통신위 기구개편안은 원칙을 상실한 채 오로지 실적 올리기에 급급한 졸속 행정의 표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날 설립된 방송위원회는 정부부처로부터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방송노동자를 비롯한 각계의 투쟁이 만들어 낸 소중한 성과"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행 국무조정실의 안에 따르면 방통위는 대통령이 위원을 전원 임명할 뿐만 아니라 국무총리의 행정감독을 받는 일반 정부기관으로 전락시킴으로써 국민들이 투쟁으로 이루어낸 소중한 성과를 무위로 돌리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8일 업무거부를 하겠다고 밝힌 방송위 노조는 "국조실 입법예고안은 시청자와 사용자의 주권은 흔적도 없고, 통신자본과 정권의 방송장악 음모가 난무하는 누더기"라며 "정권은 통신사업자의 막대한 자금력의 지지를 업고, 행정관료들의 지칠줄 모르는 영역확보 근성에 떡밥을 내주고자 했다"고 주장했다.
  
  국무조정실 "우선 '기구 통합', 다른 건 내년 말까지 차근차근"
  
  한편 국무조정실 아래 꾸려진 방송통신융합추진지원단의 임종순 부단장은 6일 <국정브리핑> 기고를 통해 "이 법안은 국무총리 자문기구인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두 달여 동안 40여 차례 이상의 집중적 토의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마련된 것"이라며 졸속으로 추진되는 법안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복잡하게 얽혀 있는 실타래를 단번에 풀 수는 없지 않겠냐"라면서 "정책의 융합에 앞서 우선적으로 기구와 인력을 융합하는 것은 선진 각국의 경험이기도 하며 일을 풀어가는 현실적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임종순 부단장은 "추진위는 내년 말까지 활동시한을 갖고 있으며 문제들을 하나하나 차근차근 풀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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