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간담회를 통해 양측은 "노사관계 로드맵 등 노사 합의 사항은 존중돼야 하며, 연내에 입법이 돼야 한다는 데 입장을 같이 한다"고 밝혔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도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 "앞으로 (한나라당과 한국노총의) 체온이 같아지도록 노력하겠다"며 "가능한 노사합의 내용을 실현시키도록 힘을 실어주겠다"고 밝혀 한국노총에 힘을 실어줬다. 한나라당이 한국노총과 입을 맞춤에 따라 로드맵 입법 절차는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용득 "정부가 다 하려고 하면 노동운동은 뭘 하나"
이날 정책간담회에는 강재섭 대표를 포함해 김형오 원내대표 등 11명의 한나라당 지도부가 대거 참석했다. 한국노총 측에서도 이용득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와 산별노조 위원장들이 참석했다.
본격적인 간담회에 앞서 이용득 위원장은 "요즘 한국노총이 일반 국민들로부터 많은 신뢰 받고 있어 (한국노총에 오시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발걸음이 무겁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사말을 시작했다.
이용득 위원장은 최근 강조하고 있는 '노동운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 자리에서도 재차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한국노총은 변함없이 노사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할 것"이라며 "지난 9.11 로드맵 합의도 이런 배경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어찌 보면 그동안의 노동운동은 집단 이기주의로 흐르지 않았나 하는 반성을 한다"며 "여기에는 노동운동 지도자들의 책임이 꽤 있지만 정부가 이런 방향으로 가도록 만든 부분도 있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정부가 다 주도해서 하려고 하면 노동운동이 할 수 있는 사회적 역할은 더 이상 없다"며 정부가 노·사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지난주 비정규 법안을 통과시켜 준 것을 거듭 거듭 감사한다"며 "노동운동이나 정치나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재섭 "우리 노동운동사의 뿌리는 한국노총"
강재섭 대표는 이어진 인사말에서 "국민과 함께 현장과 함께 뛰는 이용득 위원장님을 포함한 지도자들을 만나 감개무량하다"고 말을 뗀 뒤 "우리 노동운동사의 뿌리는 한국노총이며 가장 권위가 있다"고 한국노총을 치켜세웠다.
강 대표는 "(한국노총은) 이를 바탕으로 노동운동의 선진화를 이뤄내고 있다"며 "변화와 개혁을 추구하면 항상 비판이 뒤따르는데 진정으로 노동자를 위해 변화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에 경의를 표한다"고 치하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도 "이렇게 마주보고 앉으니 누가 한국노총 지도부고, 누가 한나라당 지도부인지 잘 모르겠다"며 "국민과 함께하는 노동운동이라는 획기적인 패러다임을 제시한 이용득 위원장의 합리적인 투쟁노선을 진심으로 존경한다"고 말했다.
"'노사발전재단' 설립 취지에 한나라도 원칙적으로 동의"
한국노총에 따르면,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정책간담회는 한국노총과 산별노조에서 노동현안을 제기하면 한나라당에서 이에 대해 답변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노총이 제기한 현안은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과 관련된 조속한 노동관계법의 처리 △가칭 '노사발전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지원 △노사정위원회법 개정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 △국민연금제도 개혁 방안 등이었다.
노사발전재단과 관련해서는 "한나라당은 그 설립취지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하며 구체적인 과정에 대해서 한국노총과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이날 간담회 결과를 설명했다. 국민연금의 개혁과 관련해서는 "한나라당은 한국노총의 입장대로 기초연금제 도입을 당론으로 하고 있으며 이의 도입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합의내용을 설명했다.
한편 한국노총은 열린우리당과의 정책간담회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관계 로드맵의 연내 통과 등을 위한 한국노총의 대국회 활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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