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회원 3명은 "하중근 씨의 죽음과 포스코 문제에 무관심하다는 비판을 누차 받아 온 방송은 여전히 똑같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날 낮 12시부터 1시간 동안 KBS, MBC, SBS 정문 앞에서 동시에 1인 시위를 벌였다.
"방송 종사자들이 민중의 생존권 요구에 무감각한 것 아니냐"
의사, 변호사,시민단체 대표 등으로 구성된 '하중근 포항건설노조원 사망사고 진상조사단'은 24일 "하중근 씨의 사망은 경찰이 노조를 토끼몰이식으로 진압할 때 방패에 뒷머리를 맞아 쓰러진 뒤 둔중한 물체로 가격당해 발생한 것"이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경찰의 주장에 반박하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날 진상조사 결과는 방송3사 중 SBS만 저녁뉴스에서 스트레이트 1건을 보도했다. 또 진상조사단이 하중근 씨의 부검결과와 사망원인을 1차로 발표했던 지난 3일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MBC, SBS는 단신 1건, KBS는 '포항 건설 노조원 사인은 머리 부상'이라는 1건의 보도를 했을 뿐이었다.
이날 여의도 KBS 본관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한 박진형 씨는 "언론이 국민들에게 사건의 진상을 알게 하고 사회적 요구를 모아나가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니까 사건 해결이 지지부진해지고 있는 것 아니냐"며 하중근 씨 사망사고의 진상조사 결과 발표를 외면하는 언론을 비판했다.
그는 또 "경찰의 발표는 제삼자가 봐도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드는데 정작 언론은 아무런 문제의식을 갖지 못한 채 수수방관하고 있다"며 "방송사 안에서 일하는 종사자들이 민중의 생존권 요구에 무감각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기본적인 언론윤리가 실종된 보도행태"
이에 앞서 민언련은 24일 방송 3사가 포항건설노조의 점거농성 해산 이전부터 이후까지(7월 14일~8월 16일)의 사건들을 어떻게 보도했는지 모니터한 결과를 정리해 보고서로 발표했다.
이들은 보고서를 통해 방송3사가 보여준 △노조의 파업에 대해 여전히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대립에 초점을 맞춘 보도 △파업의 불법성을 부각하고 갈등의 책임을 노조에게 떠넘긴 보도 △'노조' 대 '시민' 구도로 현실을 호도한 보도 △시위 도중 사망한 노동자를 외면하는 등 기본적인 언론윤리를 실종한 보도행태 등을 비판했다.
민언련은 "지금부터라도 방송은 노조의 요구사항이나 건설일용직 노동자의 현실, 건설 노동시장의 다단계 재하청 문제 등 사건의 근본적인 배경에 관심을 갖고 최소한의 언론의 기능을 되찾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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