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두 집단이 가진 힘은 역설적이게도 숫자와는 정 반대다.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된 9000명의 팔레스타인인보다 지난달 25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된 한 명의 이스라엘 군인이 훨씬 막강한 힘을 갖고 있음은 오늘날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다.
자국의 병사를 구하겠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으로 많은 팔레스타인 시민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된 9000명의 팔레스타인인들과의 맞교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테러리스트들과 협상은 없다'며 협상을 거부했다. 오히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공세는 일정표에 올릴 수 없는 전쟁"이라며 공습의 장기화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팔레스타인의 가장 큰 대학인 알 나자 공립대학의 정치학 교수인 사타르 카셈이 <프레시안>에 기고문을 보내왔다.
정작 9000명에 달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을 불법적으로 자국 감옥에 가둬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명의 자국 병사를 위해 무차별 공격을 퍼붓고 있는 이스라엘을 보며 카셈 교수는 "세상은 오직 힘 있는 자들만이 인정받는 곳"이라고 비판했다.
카셈 교수는 또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은 자유를 얻을 권리가 있으며 그들의 권리를 쟁취할 때까지 투쟁할 권리도 있다"며 한 이스라엘 병사의 자유와 생명이 소중한 만큼 팔레스타인인도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카셈 교수의 글 전문의 번역이다. <편집자>
이스라엘인 전쟁 포로
당신이 만일 이스라엘인이라면 당신은 정말 행운아다. 왜냐하면 만약 당신이 팔레스타인에 의해 잡혀 전쟁 포로가 된다면 전 세계가 당신을 위해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당신은 전쟁 포로가 아니라 '테러리즘의 희생양'이 된다.
그런 때가 오면 당신은 알게 될 것이다. (서방 국가들의) 꼭두각시에 불과한 아랍 국가들을 포함해 얼마나 많은 나라의 대통령들이 당신을 지켜주고 있는지를. 그들이 한 목소리로 자유를 갈구하고 있는 팔레스타인인 9000명을 구금하고 있는 이스라엘을 칭송하고 있는 동시에 말이다.
이것이 정직한 세계인가? 오직 힘 있는 자들만이 인정받는 곳 아닌가?
지독히도 잔혹한 상황의 난민 캠프에 억류돼 있는 이들에게 점령에 저항하는 모든 권리를 포기하라고 하는 것이 어떻게 윤리적인가?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그들의 고향과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막고, 모든 팔레스타인 땅을 점령하고, 군사력을 동원해 팔레스타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퍼붓고 있는 이스라엘에게는 도대체 왜 그것이 도덕적일 수 있는가? 그것은 힘의 도덕이다.
권리는 절대 부드러운 대화를 통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며 대화가 생산적이기 위해서는 힘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을 아랍인들은 잘 알고 있다. 그들에게 국제적 차원의 정의란 도덕과 같은 것이 아니라 단지 힘을 갖고 있느냐 아니냐의 문제일 뿐이다. 힘이 센 사람은 권리도 가지고 있는 반면 누군가가 겪는 고통이란 그의 미약함에 비례한다.
팔레스타인인은 반드시 전쟁 포로의 맞교환을 주장해야 한다. 그리고 그 전략으로써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반드시 '이스라엘인의 구금'을 채택해야 한다.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은 자유를 얻을 권리가 있으며 그들의 권리를 쟁취할 때까지 투쟁할 권리도 있다.
결국 서방 지도자들, 특히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왜 아랍인들과 무슬림들이 저항하거나 공격을 감행하는지 제대로 알려 하지 않고 그저 그들이 가진 환상을 되풀이해 주장할 뿐이다. 그들은 그 땅에 얼마나 많은 부정의가 판을 치고 있는지 인식하려 하지 않는다. 이 지도자들은 진실을 숨기는 것이 모든 사람들에게 해롭다는 사실을 반드시 들어야만 한다.
(번역=여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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