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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제3차 인티파다를 원하는가"

[기고] 팔 국제문제연구소장 "포로 교환만이 해결책"

팔레스타인 사태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2000년 제2차 인티파다(민중봉기) 이후 잠잠해졌던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이 '제3차 인티파다'로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과거보다 피폐해진 사회경제적 상황에서 일어나는 인티파다는 더 많은 피를 부를 것이 자명하다.

지난달 25일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인 인민저항위원회(PRC)가 이스라엘 병사 1명을 생포해 팔레스타인 포로와의 교환을 요구하면서 비롯된 이번 사태에 대해 많은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억류 병사 구출을 구실로, 지난 1월 아랍권에서 가장 민주적인 선거에 의해 선출된 하마스 정부를 붕괴시키려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국제문제연구소(PASSIA: www.passia.org )의 마흐디 압둘 하디 소장이 4일 <프레시안>에 긴급 기고문을 보내 최근 사태의 배경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하디 소장은 이스라엘이 '샬리트 상병 구하기'를 구실로 하마스 붕괴를 꾀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과 견해를 같이 하면서, 이스라엘이 진정 샬리트의 생환을 원한다면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를 풀어주는 방법이 가장 긍정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나아가 팔레스타인 정부와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한 진지한 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하고 있다.

하디 소장은 그렇지 않을 경우 팔레스타인인들의 고통을 계속 될 것이고 하마스 정권 붕괴에 저항하는 제3차 인티파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의 저명한 정치학자이자 칼럼니스트인 하디 소장은 국제문제연구소를 팔레스타인 연구의 명실상부한 본산으로 만들어 팔레스타인 문제를 세계인들에게 알리는 데 주역이 되어 왔다.

다음은 하디 소장의 기고문 전문이다. <편집자>


하마스 압살(Crushing Hamas)

지난주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서는 팔레스타인 사회의 변화를 보여주는 두 가지 사건이 발생했다.

첫번째 사건은 6월 25일 가자지구 케렘 아부 샬롬 부근에서 일어난 것으로 인민저항위원회(PRC) 소속 팔레스타인 젊은이들이 땅굴을 뚫어 이스라엘군 기지로 침투한 뒤 전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 병사 각각 2명이 사망했고, 19세의 갈라드 샬리트 상병이 포로로 붙잡혔다.

또 하나의 사건은 서안지역 인구 20만의 나블루스 동쪽에 있는 공동묘지에서 일어난 것으로 '파타 운동' 소속의 젊은이들이 20시간에 걸쳐 쉼 없이 계속된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에 맞서 최루가스와 총탄, 미사일, 심리전에도 불구하고 전투를 벌였다. 16세의 소년 왈리드 샤흐루리는 부상을 입고도 싸웠고, 그만 포기하라는 어머니의 절규도 외면했다. 이날 상당수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었으며 나블루스시는 이들의 영웅적 전투를 기리는 '애도의 날'을 가졌다.

이 두 사건은 이스라엘의 점령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투쟁이 새로운 방향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새로운 투쟁은 비조직적이고, 위계질서나 상호 연관이 없으며, 지도부의 지시에 의해서가 아니라 젊은이들의 자발적 투쟁으로 수행된다는 특징이 있다. 민족적인 열망에 사로잡힌 그들은 이스라엘의 점령에 대항하기 위해 그들 스스로의 목적과 자존을 위해 싸우고 있다.
▲ 복수심에 불타고 있는 이스라엘군을 막을 이는 누구인가.ⓒEPA

그런 젊은이들이 팔레스타인 인구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위의 두 사건에 가담했던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투쟁으로 인해 이스라엘의 점령이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이스라엘군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그런 본보기를 통해 다른 팔레스타인인들도 '제3차 인티파다(민중봉기)'가 될 수 있는 이 싸움에 동참하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그들은 이번만은 그 싸움이 내부의 혹은 외부의 '빅 브라더'에 의해 무력화되지 않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번 두 사건으로) 이스라엘군은 그들의 군홧발 밑에서 태어나고 자라 온 천둥벌거숭이 청년들에 의해 코피가 터졌고, "패배를 모르는 군대"라는 자부심은 상처를 입었다.

그런 이스라엘군은 복수에 혈안이 돼 있고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도, 아미르 페레츠 국방장관도 그들의 복수심을 달랠 수 없다. 지금 목도하는 서안지역과 가자지구에서의 보복 공격은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하늘을 찌르는 이스라엘군의 복수심

한편 지난 1월 하마스의 총선 승리로 비롯된 의회 내의 정치적 격변 상황은 변화와 개혁에 대한 팔레스타인 민중들의 열망을 보여준다. 하마스의 성공은 또 (이제까지의 집권세력이었던) 파타 운동의 분열상과 정권의 부패상이 폭로된 데에 힘입은 바 크다. 파타의 분열과 부패는 구세대들에게 속박되지 않은 새로운 세대가 내부에서 등장하는 것도 도왔다.

또한 하마스의 부상은 이제까지 이슬람주의자들에게 생소한 영역이었던 '통치'라는 회색지대에 접근토록 했고, 세속주의자들과 공동의 목표를 개발함으로써 이들과의 관계를 "정상화"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1월 총선 이후 하마스와 파타는 팔레스타인 점령지 안팎에서 다양한 차원의 갈등을 빚고 있다. 이같은 적대 관계는 각자의 입장과 이해관계,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었다. 더욱이 하마스는 통치 경험이 없었고, 파타는 야당 생활에 적응할 수 없었다.

한편 이스라엘과 유럽연합(EU), 미국은 하마스가 구성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정부가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이스라엘 인정 ▲과거 체결된 모든 협정의 수용 ▲폭력 종식이라는 3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강요했다. 하마스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는 가혹한 국경 폐쇄, 16만 공무원들에 대한 임금 동결, 생산 차질에 따른 경제적 재앙 등의 제재가 내려졌다.

이에 하마스 지도자들은 아랍과 이슬람 국가들로부터 약간의 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고, 이스마일 하니야 총리는 과거 라틴아메리카 혁명 지도자들이 했던 일요기도회를 연상케 하는 금요기도회를 가자지구에서 열어 젊은이들에게 직접 호소했다.

하마스와 파타 의원들은 또 이스라엘 감옥에 수용된 팔레스타인인들이 제시한 18가지 요구사항을 토대로 협상을 벌여 서방이 제시한 모든 조건을 수용할 것과, 팔레스타인-이스라엘 2국가 공존 체제를 기초로 하는 로드맵에 따라 이스라엘과 협상할 용의가 있는 연정을 구성하는 것에 합의했다.
▲ 한 이스라엘 어린이가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이스라엘 군인들을 바라보고 있다. ⓒEPA

그러나 이같은 합의는 (이스라엘 집권) 카디마당의 일방적인 "(정착촌) 철수" 계획, 그리고 "테러리스트 조직"인 하마스를 압살하겠다는 이스라엘의 목표와 철저히 상충되는 것이었다. 특히 하마스를 압살해야 한다는 목표는 하마스가 향후 이슬람주의 정치세력에 기반한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고, 결과적으로 레바논 헤즈볼라의 전술을 모방할 것이라는 우려에서 나왔다. 이스라엘은 그같은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샬리트 상병 억류 사건을 이용하고 있다.

정착촌 철수와 하마스 압살이라는 전략적 목표는 또 예루살렘과 나머지 팔레스타인 점령지에서 이스라엘이 펴고 있는 책략의 배경을 설명해준다. 이스라엘은 분리장벽, 국경 폐쇄, 체포, 팔레스타인 자치의회(PLC) 의원들의 추방 등을 자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팔레스타인 최고 종교지도자(Grand Mufti)가 이스라엘 내 이슬람 지도자들과 맺고 있는 긴밀한 관계, 예루살렘 내 아랍-이슬람 성지 보존에 대한 이슬람 지도자들의 역할 등을 이유로 종교지도자를 은퇴시키도록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협상이냐, 인티파다냐

샬리트 상병 억류 사건은 중재자로서의 이집트의 역할을 전면에 부각시켰다. 이집트는 국경을 맞댄 가자지구 특히 라파 지역 국경 부근의 안보를 우려하고 있다. 그리고 팔레스타인에서의 위기 상황이 역내로, 특히 시리아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 군사 작전이 미치는 충격이 완화되길 원하고 있다.

가자지구 사태의 결말은 몇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이스라엘이 1994년 현 하마스 최고지도자인 칼리드 마샤알에 대한 암살을 시도했다가 요르단 암만에서 체포된 두 명의 모사드(이스라엘 정보기관) 요원을 송환하는 대가로 당시 하마스 최고지도자였던 고(故) 셰이크 아흐메드 야신을(2004년 3월 이스라엘의 미사일공격에 의해 폭사) 석방했던 방식을 택할 수 있다. 1994년 포로교환을 당시 후세인 요르단 국왕이 중재했던 것처럼이번에는 이집트의 중재를 통해 샬리트 상병과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교환할 수 있을 것이다.
▲ 마흐디 압둘 하디 팔레스타인 국제문제연구소장 ⓒwww.passia.org

그같은 교환이 이뤄진다면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파타의) 연정으로 구성된 팔레스타인 정부 및 아랍 중재자들(이집트와 요르단)과 협상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 이로써 양측은 상호간의 공포와 불신에도 불구하고 로드맵이 상정한 목표에 따라 긴 협상의 과정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이 사나리오는 긍정적으로 보이긴 하지만 협상기간 동안에도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 군대의 '채찍'과 유럽 국가들이 재개한 '당근'에 계속 시달릴 것이다.

부정적인 시나리오는 하마스 압살이라는 이스라엘의 전략적 목표를 실현하는 것으로,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지도자들을 암살하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붕괴시키며, 특히 마흐무드 압바스 수반의 손발을 묶어 팔레스타인을 유린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우리는 케렘 샬롬과 나블루스 공동묘지에서의 투쟁을 본보기로 제3차 인티파다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번역=황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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