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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바스, 이스라엘과의 협상안 국민투표 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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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바스, 이스라엘과의 협상안 국민투표 회부

하마스 내각, 붕괴위기 우려 강력 반발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이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인정을 내용으로 하는 협상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오는 7월 26일 실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1월 총선에서 정권을 잡은 하마스는 압바스 수반의 이번 발표가 "쿠데타 선언"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팔레스타인이 위기 상황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압바스 "7월 26일 '이스라엘 인정' 협상안에 대한 국민투표 할 것"

압바스 수반은 이날 TV 연설을 통해 "나는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집행위원회의 위원장으로서 그리고 PA의 수반으로서의 헌법적 권리와 의무를 다하기 위해 (이스라엘과의) 협상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민투표는 당초 알려진 7월 31일보다 5일 앞당겨진 26일 실시될 예정이다.

국민투표의 내용은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된 파타당과 하마스 지도자들이 입안한 압바스 수반의 협상안에 대한 찬반 여부다.
▲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10일 새달 26일 '이스라엘의 인정'을 주된 골자로 하는 이스라엘과의 협상안에 대해 국민투표에 붙이겠다고 밝혔다. ⓒ EPA

이 협상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점령한 모든 점령지에서의 철수를 전제로 한 "2국가 안"을 주된 골자로 하고 있어 이스라엘이 1967년 이전에 점령한 땅은 이스라엘의 영토로 인정하고 있다.

이 안이 사실상의 '이스라엘 인정'을 담고 있어 그간 이스라엘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 왔던 하마스는 협상안을 반대하고 있다. 하마스는 압바스 수반이 국민투표를 강행할 경우 투표를 보이콧하겠다고 밝혔다.

하마스가 강력한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압바스 수반이 국민투표를 강행할 경우 가자지구와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요르단강 서안지역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당신은 수감자들이 입안한 팔레스타인의 협상안에 대해 동의하나?"라는 질문에 찬반 의사를 밝히게 된다.

현재까지의 여론조사 결과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70% 이상이 이 협상안에 대해 찬성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마스 붕괴가 목적?…투표결과 관계없이 팔레스타인은 혼란에 빠질 듯

압바스 수반은 새달 26일 전까지 하마스와의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투표가 우리의 목표는 아니다"라며 "협상안이 우리의 목표이며 그 안이 우리가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압바스 수반이 하마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민투표 강행을 천명함에 따라 이번 국민투표가 지난 1월 총선에서 압바스 수반이 이끄는 파타당을 물리치고 집권한 하마스 내각을 해산시키기 위한 명분 얻기용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압바스 수반이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는 이 협상안을 이스라엘이 받아들일지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이같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협상안은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된 모든 팔레스타인 재소자의 석방 및 이스라엘 건국으로 발생한 팔레스타인 난민의 귀환권 인정 등 이스라엘이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사항을 담고 있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총투표는 팔레스타인 내부의 문제"라며 이 협상안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투표결과가 이제까지의 여론조사 결과대로 협상안에 대한 압도적 지지로 나온다면 압바스 수반은 이 투표결과를 하마스 내각에 대한 불신임으로 간주해 내각해산을 명령하고 새 총선을 실시하는 수순을 밟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협상안에 대한 주민들의 찬성은 그간 강경한 대이스라엘 정책을 펼쳐 왔던 하마스 내각에 치명적인 타격이 되는 까닭이다.

그러나 투표결과가 예상을 뒤엎고 '협상안 반대'로 나온다면 압바스 수반의 사퇴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투표결과에 관계없이 이번 국민투표는 팔레스타인 정국에 큰 혼란을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9일 이스라엘 오폭으로 10명 사망, 하마스 조직 이스라엘 공격 재개

국민투표 성사 여부를 불투명하게 만드는 변수도 있다.

지난 9일 이스라엘 해군이 가자지구 북부의 무장세력 거점 지역에 대해 폭격작전을 감행하는 과정에서 가자 해안지대를 오폭해 3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소풍을 즐기고 있던 팔레스타인인 10명이 목숨을 잃었다.
▲ 지난 9일 이스라엘 해군이 가자지구 북부의 해변을 폭격해 해변에서 휴일을 즐기던 한 가족을 포함해 팔레스타인인 10명이 목숨을 잃었다. ⓒ EPA

이 사건 직후 하마스의 무장전위 조직 이제딘 알-카삼 여단은 지난해 2월 이후 준수해 왔던 이스라엘과의 휴전선언을 폐기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재개했다.

이제딘 알-카산 여단의 대변인은 10일 사실상 16개월 간의 휴전은 끝났다며 이날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마을들을 향해 로켓탄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의 대학살은 개전의 서막을 알리는 것"이라며 "이는 단지 시작일 뿐이며 로켓탄을 계속 발사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의 오폭에 대해 하마스의 무장전위 조직이 지난 16개월 간의 휴전이 사실상 끝났음을 선포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폭력 사태는 더욱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압바스 수반의 협상안에 대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생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또한 물리적으로 투표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까지 치닫을 수 있다.

이스마일 하니야 팔레스타인 총리와 하마스 지도자들은 이날 가자에서 압바스 수반을 만났다. 하니야 총리는 이날 회동에서 압바스 수반에게 "국민투표가 팔레스타인 사람들 사이의 분열을 가져올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고 <알자지라>가 전했다.

하니야 총리는 이 협상안에 대한 하마스의 거부 의사를 재차 천명했으며 서로간의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대화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11일 압바스 수반을 다시 만나 이 문제에 대한 대화를 벌일 예정이어서 양측 지도자들의 대화를 통해 팔레스타인 정국이 안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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