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조작 근절법', '사이버 렉카 근절법' 등으로 불리는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7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가운데, 이 법을 겨냥한 국민의힘의 과도한 공격이 오히려 주요 쟁점을 가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권력의 기분에 따라" 발언 하나하나가 처벌 대상이 되고 이 때문에 "독재 권력이 시작됐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데, 이는 시민사회에서 지적하는 법안 보완을 위한 토론 지점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8일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한 국민의힘의 주요 주장을 살펴보면 "독재", "검열", "억압"이라는 표현이 다수 등장한다.
국민의힘은 이 법을 '입틀막법'으로 규정하는데, 입틀막(입을 틀어막는다)은 정부에 대한 비판 발언을 억압한다는 의미로 윤석열 정부에서 상징적으로 쓰인 단어였다. 국민의힘은 '입틀막' 프레임을 현 정부로 되돌리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오늘부터 입틀막법이 시행된다"며 "우파 인플루언서들은 신고와 소송에 입 열기도 무서워질 것이다. 온라인 공간에 '이재명 찬양'만 남는 세상, 저들이 원하는 대한민국"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날 정점식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입틀막법은 마녀사냥식 폭력을 일상으로 만들고, 공포와 침묵의 사회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라며 "검열과 낙인이 두려워 국민 다수가 침묵하는 사회, 이것이 바로 독재국가"라고 주장했다.
김승수 원내수석부대표도 "국민들의 카카오톡, 유튜브 같은 SNS 활동도 감시되고 통제받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보탰다.
그밖에 "정부가 아무렇게나 가짜뉴스 딱지만 붙이면 과징금이 최대 10억 원이다", "이재명을 반대하는 댓글은 온라인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등 발언이 공개 석상에서 빈번히 나왔다.
국민의힘은 '친여 성향 단체까지 반대하는 독재 악법'이라고 주장하지만, 이 같은 국민의힘의 구호는 언론·시민단체가 지적하는 법안의 쟁점과는 차이가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오픈넷 등 앞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언론·시민사회단체는 대체로 허위조작정보 폐해, 혐오표현 규제 범위 논의 필요성을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개정안이 허위조작정보를 명확하게 정의하지 않고,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 대기업 등 권력자의 '입막음 소송'을 제한하기에 실효성이 부족한 점 등을 짚으며 입법이 정교하게 이뤄지지 않은 점을 비판한다. 이들은 한발 더 나아가 현재는 모호한 온라인 혐오발언에 대한 규제를 논하려면, '차별금지법 제정'도 떼어놓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정보통신망법을 둘러싼 국민의힘의 공세에 정부는 "정부가 허위조작정보 여부를 판단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법안의 초점은 '가짜뉴스로 인한 억울한 피해자 구제'에 있다고 주장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보도자료를 내 "허위조작정보 해당 여부에 대한 판단은 민간의 대규모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가 자율 정책에 따라 판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위조작정보 게시물 삭제를 직접 명령하지도 않는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과징금 10억 원' 주장에 대해서는 법원에 의해 허위조작정보로 인정돼 판결이 확정된 정보가 기준이 된다고 강조했다. 방미통위는 "판결이 확정된 정보를 정보통신망에 2회 이상 유통하고, 유통 당시 직전 3개월 동안 총 3개 이상의 정보를 게재해 광고 등 수익을 얻는 경우, 최대 10억 원의 과징금 부과가 가능하다"고 했다.
또한 정보통신망법은 일반에게 공개되는 정보를 규제 대상으로 하기에, 카카오톡 등 '사적 메시지'는 규제 대상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국민의힘의 말처럼 단순한 의견 표명이나 비판, 정치적 주장 자체를 규제하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정보통신망법 시행 이후 아직 이를 적용한 사례가 없지만, 국민의힘은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독소조항을 삭제한 전면 재개정안"도 당론 발의를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시민단체 '오픈넷' 오경미 연구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법을 섬세하게 비판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독재'가 아니라 추후 어느 정부에서도 이 법안의 남용 소지가 있음을 꼬집고,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 연구원은 "케이스(사례)가 없으면 헌법소원을 할 수 없다. 현실적으로 국민의힘은 시스템을 더 합리적으로 고치라고 (여당에) 요구하든가, 운영 로드맵이나 국회 공청회 등을 요구해야 한다"며 "법안 자체가 정치화돼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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