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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브리핑>은 대통령과 소통 위한 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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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브리핑>은 대통령과 소통 위한 매체?

[기자의 눈] "참모들이 '노비어천가' 부를 때인가"

노무현 대통령은 인터넷 등 뉴미디어를 통한 여론 형성의 중요성을 절감한 정치인이다. 그래서 노 대통령은 취임 후 <청와대브리핑>, <국정브리핑> 등 정부 발행 인터넷 매체를 만들었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 보수 언론들은 이와 관련해 "권력(정부)이 권력을 감시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언론을 발행하는 주체가 될 수 없다"는 논리로 이들 매체의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과거에는 신문·방송 등 기존의 언론에 의해 사회적 의제가 독점되어 왔으나 거버넌스 시대에는 의제 설정의 주체가 다양화하고 있다"며 "사회적 의제를 언론만이 독점할 수 없는 시대에 <국정브리핑>은 국민과 소통하기 위한 관영 대안매체"라고 보수 언론의 공격에 맞서고 있다.

'좌파 신자유주의 정부'가 발행하는 '관영 대안매체'

이같은 논란 속에서 '관영 대안매체'라는 <국정브리핑>의 자기규정이 모순적인 개념이라는 지적을 받아 온 것은 사실이다. 노 대통령이 현 정부를 "좌파 신자유주의 정부"로 규정한 게 모순적인 것과 비슷한 이치다.

'대안매체'라는 것 자체가 정치권력 혹은 자본권력에 영합하는 기존 매체들을 비판하는 차원에서 태어난 개념이라는 점에서 '관영'이라는 말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 '좌파'와 '신자유주의'라는 말을 이어 붙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이 정부 발행 매체에 유독 관심을 갖는 이유는 현 정부가 워낙 '약체 정부'인 데에다 언론과의 관계도 나쁘기 때문이다. 자구책 차원에서 정부가 매체를 발행해 국민들과 직접 소통하겠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이같은 '관영 대안매체'의 발행에 그치지 않고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 '청와대 블로그'를 개설하기도 했다.

<청와대브리핑>, <국정브리핑>의 제1 타겟은 노대통령?

하지만 <청와대브리핑>, <국정브리핑> 등에서 국민과의 직접 소통이 아니라 대통령과의 직접 소통을 염두에 두고 쓴 글을 발견할 때면 '관영 대안매체'의 존재 이유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

차의환 청와대 혁신관리수석이 <청와대브리핑>에 8일 올린 "누가 혁신을 묻거든 북악을 보게 하라"라는 글이 바로 이런 종류의 글이다.

노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기동창인 차 수석은 이 글에서 "어느 시인은 '누가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눈을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고 했다"며 "만약 누가 내게 한국의 혁신에 대해 묻는다면, '눈을 들어 북악을 보게 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 북악의 산자락 아래 청와대가 있고, 거기에 혁신 대통령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차 수석은 또 "대통령께서 살아 오신 경력을 관찰해 보면, 대통령의 인생 그 자체가 혁신이라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며 "대통령 스스로도 '혁신을 통해서 당선된 대통령이므로 혁신을 통해서 마지막 성공을 이루겠다'고 말씀한 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에 대한 찬사 일색인 차 수석의 글은 누가 봐도 노 대통령이 읽으라고 쓴 것이다.

열린우리당이 참패한 이번 지방선거의 의미는 현 정부와 집권 여당에 대한 심판이었다. 현 정부가 지난 3년간 실패한 국정운영에 대해 철저히 반성하고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민심이 철저히 등을 돌렸는데 '관영 대안매체'의 '노비어천가'(盧飛御天歌)가 국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심히 걱정이다. 아니 혹시나 이런 글이 여전히 반성하지 않는 청와대 내부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은 아닌지 더욱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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