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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폐, '이제 공은 미국에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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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폐, '이제 공은 미국에 넘어갔다'

北 "위폐 비상설 협의체 구성하자"…美 "생각해보겠다"

북한이 위폐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과의 위폐 관련 접촉에서 북한이 미국에 '비상설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근 "미국 은행에 북한 계좌 개설도 제안했다"**

이번 접촉을 위해 뉴욕을 방문한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은 7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리 국장은 "미국이 (북한에 위폐 제조와 관련한) 정보를 제공해주면 제조자를 붙잡고 종이, 잉크 등을 압수한 뒤 이 사실을 재무부에 통보할 수 있다"며 불법 금융 행위에 관한 정보 교환을 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북-미 비상설 협의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리 국장은 또한 "미국이 (우리의) 정상적 금융거래를 차단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우리는) 현금만 사용할 수 밖에 없다"며 "그래서 미국쪽에 '미국 은행에 북한 계좌를 하나 개설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리 국장은 이어 "지난 1일 우리 인민보안성은 마약 거래 관계자들을 사형까지 처한다는 포고령을 공포했다"며 "만약 개별적인 자들이 불법행위에 가담한다는 자료가 확인되면 우리는 언제든지 처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이번 회동에서 위폐 관련 증거를 제시했냐는 질문에 대해 리 국장은 "증거 제시는 없었다"며 초정밀 위조 지폐인 '슈퍼노트'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이 없었고 논의도 없었다"고 밝혔다.

***힐 "북한이 핵 포기 의사 진지하다면 금융제재 문제될 것 없다"**

북한의 비상설협의체 제안에 대해 미국이 7일 접촉에서 수용 여부를 밝히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리 국장은 비상설 협의체 제안에 대해 미국은 "좀 논의해서 생각해보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 은행에 북한 계좌를 개설하자는 제안에 대해서는 "미국은 (북한이) 국제적 금융기구에 가입해서 신용을 더 회복하는 게 더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리 국장은 말했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8일 위폐 비상설 협의체 구성 제안에 대해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힐 차관보는 뉴욕 북미간 위폐 접촉이 "건설적이고 매우 사무적인" 회동이었다며 "북한측에 필요한 만큼 충분한 시간 우리 입장을 설명한 만큼, 앞으로 남은 일은 북한 대표단이 평양에 돌아가 그것을 보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힐 차관보는 이날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청문회에서 "사람들이 6자회담에 대해 시간만 흐르고 있다며 진전을 보기를 원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영원히 기다릴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핵 포기 의사가 진지하다면 (금융제재가) 문제될 게 없다"며 "(북한이) 아직 마음을 안 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대북 관계는 북한 정권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고립을 끝내는 전략적 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해빙될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미국의 향후 행보 주목돼**

비상설 협의체를 통해 미국이 위폐 제조 등과 관련한 증거를 제시하면 관련자를 처벌하고 관련 장비도 압수해 통보하겠다는 북한의 제안은 위폐 문제 해결에 대한 북한의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그동안 미국의 위폐 제조 공격을 '터무니없는 거짓말'로 맞받아쳐 온 북한이었음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미국은 그동안 '위폐와 6자회담 모두 북한에 달려 있다'고 강조해 왔으나 이제 정말 공은 미국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북미 양국이 위폐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북한의 제안을 미국이 받아들인다면 북한도 6자회담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번 회동에서 미국측에 "의혹을 풀건 풀고, 해명할 건 해명하자고 제기했다"는 리근 국장의 말대로 '주장 공방'을 넘어 위폐 문제 해결과 6자회담 재개로 나아갈 수 있을지 미국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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