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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위폐 제조' 주장은 계속되고 있지만…

마카오 당국의 조사 결과는 미국쪽과 달라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의 대 아시아 정책에 큰 영향력을 미쳤던 마이클 그린 전 미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30일 미국은 북한의 불법활동에 따른 자금흐름을 이미 파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미 간 공방의 쟁점인 마카오 은행 '방코 델타 아시아(BDA)'의 돈세탁 혐의를 조사해온 마카오 당국은 '돈세탁 혐의가 없다'는 쪽으로 잠정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그린의 주장이 근거가 있는지 의심케 하고 있다.

***"자금은 북한정권 지도부가 관리" 주장**

그린 전 보좌관은 이날 일본 〈지지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몇년 전부터 달러와 위조와 마약거래 등 불법활동을 크게 늘렸지만 미국은 자금흐름을 파악하고 있으며 북한이 불법활동으로 얻은 수입은 "수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일 보좌관직을 사임하고 조지타운대학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일본담당 책임자로 자리를 옮긴 인물로 부시 행정부 안에서 대표적인 아시아통 인사였다.

그는 북한을 "범죄국가"라고 지칭하고 "미국 정부가 마약 거래와 위폐 문제에서 유연해지는 일은 없을 것이며 이 문제에 관해 협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수년 전에 100달러짜리 위조지폐를 완성했다고 주장했다.

그린 보좌관은 또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북한은 국제시장에서 "미국 달러화뿐만 아니라 엔화와 중국 위안화, 유로화 등에 사용되는 것과 같은 색깔의 잉크도 구입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엔화와 위안화 위폐를 만들고 있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불법활동의 목적은 김정일이 측근의 충성을 유지하고 군에 대한 구심력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현금수입을 얻기 위해서이며 자금은 북한정권의 지도부가 관리한다고 말했다.

***'제조' 쪽으로 무게중심 이동하나**

하지만 최근 부시 행정부에 의해 쏟아지고 있는 북한 위폐 의혹을 풀어줄 최소한의 근거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진 마카오 당국의 조사 결과는 미국의 주장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는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마카오 당국은 지난 10월 동결된 BDA 은행의 북한 관련 계좌를 통해 돈세탁이 이뤄졌다는 물증을 찾지 못해 '증거가 없다'는 잠정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30일 보도했다.

BDA는 미국 재무부에 의해 지난 9월 북한의 위조지폐 유통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목된 은행으로, 북한 관련 계좌 50개를 동결하고 당국의 조사를 받아왔다.

이 외교소식통은 "심증은 있으나 물증은 없는 상황이어서 일종의 '기소유예' 비슷한 조처가 머잖아 내려질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BDA가 동결한 북한 관련 계좌는 ▲북한 정부기관 관련 12계좌 ▲북한 노동당 관련 8계좌 ▲북한 내 개인 관련 등 10계좌 ▲마카오 소재 기업 10계좌 ▲마카오 거주 개인 10계좌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소식통은 "이 문제와 위조지폐 제조는 별건"이라고 말했다. 위폐 유통에서의 근거를 대지 못한 미국이 '제조'에 초점을 맞춰 대북공세를 계속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린 전 보좌관이 '같은 색깔의 잉크'를 거론하며 '자금흐름'을 넘어 제조의 의혹 쪽에 무게를 실은 것도 그같은 맥락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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