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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관타나모', 아프간 바그람수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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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관타나모', 아프간 바그람수용소

지난해 수감자 600여명, 전년 대비 6배나 증가

관타나모 수용소의 심각한 인권침해로 국제사회의 뜨거운 눈총을 받고 있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운영하고 있는 수용소가 또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 근방인 바그람에 있는 미군 포로수용소의 수감자 인권유린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

〈뉴욕타임스〉가 지난달 26일 바그람의 수용소 문제를 보도한 데 이어 제3세계 전문 통신매체인 〈인터프레스서비스(IPS)〉가 1일 이 문제를 다시 들고 나왔다. 〈IPS〉는 바그람 수용소에 대한 보도가 두바이포트월드사의 미국항만운영권 인수 사건에 밀려 구석에 처박히고 말았다면서 바그람 수용소는 제2의 관타나모 수용소라고 주장했다.

***"바그람은 관타나모보다 훨씬 더 거칠고 황량하다"**

〈IPS〉는 〈뉴욕타임스〉의 보도를 인용해 지금까지 알려진 바그람 수용소의 상황을 전했다. 바그람 수용소는 지난 2002년 문을 연 이래 철저하게 베일에 싸인 채 운영되었으며 국제적십자사를 제외하고는 어떤 방문자도 접근이 거부되었다. 또한 관타나모와 마찬가지로 수감자 명단도 밝혀지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수감자들은 플라스틱 통을 임시화장실로 이용해야 했고, 최근 내부 시설을 보수하기 전까지는 짧은 운동시간을 제외하고는 하루 종일 햇빛을 볼 수 없었다. 〈뉴욕타임스〉는 바그람 수용소에서 일하는 "군관리의 말과 사진 등을 종합해 보면 그곳이 관타나모보다 훨씬 더 거칠고 황량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바그람 수용소의 수감자수도 최근 급증하고 있다. 2005년에는 600명의 포로들이 수감되었는데 이는 전년도에 비해 6배나 증가한 것이다. 이같은 급격한 수감자 증가를 두고 관타나모 수용소가 국제사회의 비판의 표적이 되자 조지 부시 미 행정부가 은근히 아프가니스탄의 수용소를 확대해나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 조지타운 대학의 법대 교수인 데이비드 콜은 〈IPS〉와의 인터뷰에서 바그람 문제는 부시 행정부가 의도적으로 수감자를 학대한 것은 아니라는 변명에 대해 몇 가지 심각한 의문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시 행정부가 관타나모 수용소를 만든 것은 그곳이 무법지대로 여겨졌기 때문"이라며 최근 미 연방법원이 수감자 학대와 같은 문제의 법적 책임에 대해 지적하자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또 다른 수단"으로 바그람을 선택한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관타나모처럼 바그람도 조사단 접근해 실상 밝혀내야"**

예멘과 아랍에미리트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바 있는 윌리엄 러프는 바그람 수용소 문제와 관련해 "보도가 정확한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면서도 "관타나모든 어디든 미국에 의해 갇힌 모든 수감자들은 신속한 재판을 받아야 하며, 변호사에 의해 자신의 권리를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확실한 물증이 있다면 재판정에서 판사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재판이 일단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군 수용소에 갇혀 있는 많은 포로들은 재판 절차도 받지 못한 채 오직 혐의만으로 장기간 수감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헤이그의 국제사법재판소와 제네바의 국제연합국제법위원회에서 일하는 노 리비트는 아프가니스탄의 미군 대변인과 함께 이 문제를 다뤘다. 미군 대변인의 "(미국은) 제네바 협약에 따라 가능한 생활 조건과 의료 지원을 최선을 다해 제공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리비트는 이같은 주장은 "행정부의 무지의 표현이면서 동시에 이미 오래전에 만들어진 국제법에 대한 교만한 태도"라고 비난했다.

리비트는 "관타나모에서 그랬던 것처럼, 법률가들과 언론인들, 그리고 조사관들이 수감자들이 겪고 있는 가혹 행위를 드러내기 위해 바그람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요르단 교도소 3곳에서 1일 알카에다에 동조하는 이슬람 급진주의계 수감자들이 동시다발적 폭동을 일으켜 인질극을 벌였다. 재소자들은 지난 2002년 미 외교관을 살해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알카에다 조직원 2명이 사형집행을 위해 이감될 것이라는 소문을 듣고 폭동을 일으켰으며, 교도소장 등 7명을 인질로 붙잡고 14시간 동안 인질극을 벌였다.

교도소측으로부터 처벌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재소자들이 인질들을 풀어주면서 사태는 마무리되었으나, 이번 사건은 요르단 교도소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조직적 폭동으로 중동지역 교도소 내의 재소자들 사이에서 알카에다에 대한 동조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보안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이슬람 재소자들 사이의 공조가 높은 수준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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