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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총장, 盧경제정책 정면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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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총장, 盧경제정책 정면비판

'아파트 거품' 위기 경고, "盧마음이 약해진 것 같다"

"콜금리 4%는 무리하게 낮은 이자율이다. 지금은 이자율을 낮춰도 아무런 효과가 없는 상황이라서 결국 재정정책을 써야 한다. 현 정부에서 경기부양론자들과 구조조정론자들의 생각이 안 맞는 듯 하나 지금은 눈 딱 감고 구조조정에 일로매진해야 할 때다. 처음 1~2년 잘 했던 DJ정부도 장관들이 임기중 경기부양 욕심을 부려 수포로 돌아갔다."

한국의 대표적 화폐금융학자이자 존경받는 경제학자인 정운찬 서울대 총장이 노무현 정부의 경제·금융정책에 대해 따끔한 일침을 놓았다.

<사진: 정운찬>

***"금리인하 현명한 선택 아니다"**

정운찬 총장은 22일 연세대 경제연구소가 주최한 특별 강연 '나의 화폐금융공부'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저금리 경기부양만 고집할 경우 사회의 안정마저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국립대 총장으로는 드물게 다른 학교에서의 특강을 맡은 정운찬 총장은 <'현재의 이자율은 너무 높다'에 대해 논평하라>는 80년대 자신이 냈던 시험문제를 언급하며 "이 문제는 이자율을 낮춰 투자 진작 등을 기대할 수 있어야 성립되는 문제로 '낮춰도 별로 소용없다'는 답을 의도한 문제"라며 "지금이 바로 그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 총장은 "화폐수량설적 사고는 너무 단순한 이론이라서 현실에 적용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며 "현재의 상황에서는 1920년대 후반과 30년대 초반 케인즈가 내놓았던 재정정책이 유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금통위원이라면 금리 인하를 단호하게 거부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낮은 이자율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으로 정 총장이 꼽은 것은 부동산가격의 상승이다.

그는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면 아파트값과 전세값이 올라 노동자들이 궁핍을 느낄 것이다. 그러면 임금상승 요구가 높아지고 이는 생산비 향상을 부추긴다"며 "금리 인하는 결국 기대충족 못하고 부작용만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과정에서 그렇게 강건해 보이던 대통령이..."**

정운찬 총장은 구조조정만이 한국경제의 살길이라는 평소의 지론을 거듭 강조했다.

현 정부의 경제·금융정책에 대해 논평해달라는 질문에 정 총장은 "지금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단서를 붙이면서도 "경기부양론자들과 구조조정론자들의 생각이 엇갈려 일관성이 없는 듯 하다"고 평했다. 그는 "부양론자들은 경기가 좋으면 '이렇게 좋은데 웬 구조조정이냐'고 하고 나쁘면 '지금 이 지경에서 무슨 구조조정이냐'고 한다"며 "하지만 현 정부는 눈 딱 감고 구조조정에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총장이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이유로 꼽은 세 가지는 '투명성 제고, 적자생존의 법칙 통용, 경제의 룰 확립'이다. 그는 "이 세 가지가 제대로 돼야 바람직한 경제 상황이 벌어진다"며 "지난 정부 초기에는 구조조정을 잘 했는데 장관들이 임기 후반부에 경기부양 욕심 때문에 결국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정 총장은 "노 대통령은 DJ보다 훨씬 유리한 상황인데 선거 과정에서 그토록 강건해 보이던 사람이 마음이 약해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줄기차게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은행의 금융감독권에 대해 정 총장은 "금감원의 감독 결과를 실시간으로 한은에 넘겨주면 한은의 감독권은 불필요하나 아직 한국사회는 투명성이 없기 때문에 '필요한 만큼'의 감독권은 좀 주는 게 좋을 듯 하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일본에서처럼 '상반기는 한은, 하반기는 금감원'이 감독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정부 관직을 지내 현실에 참여하고 싶은 생각은 없냐는 질문에 정 총장은 "학교 있는 사람들은 딴 데 가면 잘 못한다. 나 말고 다른 '대체자'가 많다"면서도 "전에 신문 기고를 많이 했다. 나는 칼럼 하나를 쓰는데 2~3일 걸렸는데, 그것 역시 현실 참여의 한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연세대 특강에는 이 학교 학부·대학원생 등 2백여명의 학생들이 몰려 정운찬 총장의 대학시절과 유학시절, 교수시절의 회고담을 흥미있게 경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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