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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그 "러시아 천안함 조사단은 '기뢰 폭발'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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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그 "러시아 천안함 조사단은 '기뢰 폭발'로 생각"

러시아 조사단 보고서 요약본과 일치

한국에 천안함 조사단을 파견했던 러시아가 자신들의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는 이유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정치적 타격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던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 대사가 천안함에 대해 또 다시 입을 열었다.

그레그 전 대사는 13일 발행된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러시아 조사단은 천안함이 (사고 해역에 있던) 어망에 감겼고, 어망이 배를 바닥으로 끌어당기는 도중에 그 지역의 많은 기뢰들 중 유실된 기뢰 하나가 천안함과 부딪쳐서 천안함을 침몰시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러시아 조사단의 결론을 이처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의 말은 2010년 7월 27일 <한겨레>가 입수해 보도한 러시아 조사단 보고서의 국문 번역 요약본과 일치한다. 그 요약본에 따르면, 해군 전문가로 구성된 러시아 조사단은 2010년 6월 초 한국을 방문해 자체 조사를 벌인 후 북한의 어뢰 공격이 아닌 기뢰 폭발에 의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폭발에 앞서 배가 좌초한 흔적이 있으며, 스크루에 엉킨 어망에 걸려 올라온 기뢰가 폭발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 대사 ⓒ뉴시스
그레그는 이번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러시아 조사단은 천안함 스크루에 감겨 있었던 어망의 흔적을 발견했다. 그리고 선체의 들어간 부분들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러시아 조사단은 한국 조사단에게 이런 식의 문제제기를 했지만 듣지 않았고 그래서 (러시아로) 귀국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 조사단이 귀국할 당시 나와 매우 친한 러시아 친구가 모스크바에 있었는데, 그들에게 왜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느냐고 묻자, 그들은 '그것이 공개되면 오바마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이 곤란해질 것 같아서 공개치 않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보고서를 공개하면 오바마가 곤란해진다는 말은 무슨 의미냐'는 질문에는 "한마디로 당혹스런 일이지 않나? 미국뿐만 아니라 합동조사단의 모든 국가들이 곤란하지 않겠나? 한마디로 잘못된 보고서에 서명한 셈인데."라고 답했다.

그레그의 이 답변은 그가 2010년 9월 1일자 <뉴욕타임스> 칼럼에 썼던 내용과 같다. 그는 칼럼에서 러시아가 천안함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러시아의 조사 결과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큰 정치적 타격을 주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당황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며, 러시아 친구에게 그런 말을 들었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이틀 뒤인 9월 3일에는 교통방송 라디오 영어FM <디스 모닝> 인터뷰에서 "사고 해역은 암초와 어망, 기뢰 등이 얽혀 있는 복잡한 지역"이라며 "천안함 침몰은 사고(accident)일 가능성이 있다"고 한 발 더 나갔었다.

아울러 그레그는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나는 내 나라(미국)가 채택한 공식 입장을 의심쩍게 본다"며 당시 한국 해군과 공동작전을 하던 미 해군이 작전 해역 한복판에서 북한 잠수정이 어뢰 공격을 하는 것을 모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베트남전쟁을 확전시켰던 통킹만 사건이 기억난다고 말하며 "그런 식의 사건이 일어날 때 북한 탓을 하는 것은 편한 일이다. 북한을 좋아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북한 탓으로 돌리는 일은 쉬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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