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그 전 대사는 3일 아침 <교통방송> 라디오 영어FM '디스 모닝'과의 인터뷰에서 "(천안함) 사고 해역은 암초와 어망, 기뢰 등이 얽혀 있는 복잡한 지역"이라면서 "천안함 침몰은 사고(accident)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정보 기관원 출신인 내 판단으로는 북한이 당시 3차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평양으로 초청한 상황에서 남한 함정을 격침해 스스로 행로를 이탈한다는 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no sense)"고 강조했다.
▲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 대사 ⓒ연합뉴스 |
그레그 전 대사는 인터뷰에서 러시아 조사단의 조사가 객관적이었는지에 대해 묻자 "러시아 조사단이 모든 증거 자료에 대해 접근하지 못했고, 실험을 해보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좌절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따라서 천안함이 어뢰가 아닌 기뢰에 의해 침몰했다는 러시아 조사단의 결과는 잠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조사단을 파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그는 중국 고위 관료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와) 비슷한 제약에 직면할 것이 뻔 할 것이라는 러시아 측의 조언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대해 그레그 전 대사는 "한국 정부가 러시아 조사단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 답변을 거부하고 있고, 합조단의 보고서도 완전히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객관성이 검증되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합조단 보고서가 앞으로도 영원히 비밀로 분류돼 국제사회를 혼미에 빠뜨릴까 두렵다"며 1964년 통킹만 사건이 베트남 전쟁으로 이어졌던 상황을 거론했다고 <MBC> 라디오는 전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유엔 주재 한국 대표부의 고위 관계자는 "그레그 전 대사는 김대중 대통령이 추진한 햇볕정책의 전도사 같은 인물로 일방적인 시각에서 상황을 보고 있는 것 같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고 <MBC>는 전했다.
한편, 그레그 전 대사는 <교통방송> 인터뷰에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가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것에 대해 "북한은 카터 전 대통령이 예정대로 올 경우 김 위원장을 못 만날 수 있으니 일정을 늦추라는 요청을 했다"며 "(그러나) 카터센터 쪽에서 그대로 간 것"이라고 '홀대론'을 부인했다. 그는 "뉴욕 북한 대표부와 애틀란타의 카터센터 양쪽에서 확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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