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21일 뉴타운 추가 지정 여부와 관련해 "부동산 가격이 불안정한 지금은 당분간 추가 선정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공식적으로 재확인했다. 오 시장은 또 뉴타운 공약을 두고 여권 내부 공방이 오가는 상황에 대해서도 "이제 소모적인 논쟁은 끝내자"고 못 박았다.
뉴타운 공약은 한나라당이 4·9 총선에서 수도권 압승을 가능케 한 주요공약으로 꼽힌다. 하지만 후보들의 공약과 달리 오 시장이 추가 지정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공약(空約)논란'이 불거졌고, 그 중심에 처한 정몽준 최고의원이 "뉴타운을 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오히려 오 시장을 압박하면서 뉴타운 문제는 여권 내 차기주자 신경전으로 비화됐다.
"정치권 왈가왈부에 좌고우면 않겠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기자 설명회를 열어 발표한 '시민고객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뉴타운 추가 지정과 관련한 저와 서울시의 입장은 단 한번도 변한 적이 없다"며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뉴타운사업은 필요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불안정한 지금은 당분간 선정을 고려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한 내용은 그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밝혀온 입장과 별다를 바가 없었지만 오 시장이 직접 기자 설명회를 열어 확인했다는 점에서 수위가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오 시장은 "이해관계에 사로잡힌 일부 정치권의 왈가왈부에 좌고우면하지 않고 역사와 시민고객의 평가만을 염두에 두고 뚜벅 뚜벅 나아가겠다"며 "서민 주거안정과 주거환경 개선이라는 일관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서울시의 뉴타운·부동산 정책을 끝까지 믿고 지켜봐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이와 함께 "뉴타운으로 인한 서울 시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그동안 서울시가 견지해 온 뉴타운에 대한 일관성 있는 입장을 확고히 하기 위해 전문가와 교수, 시민단체로 구성된 가칭 '주거환경개선정책 자문단'을 구성, 연말까지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재섭 "오 시장은 일관됐는데 후보들이…"
한나라당 내에서는 강재섭 대표가 "(뉴타운에 대한) 책임권한은 현행대로 해당 자치단체가 맡는 것이 옳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한다"며 오 시장의 편을 들었다. 홍준표 의원이 "서울시가 고집을 부린다면 법을 바꿔서 책임권한을 국토해양부로 이관할 수 있다"고 맞대응을 한 것을 대신 방어한 것이다.
강 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오 시장이 뉴타운 사업과 관련돼 어떤 얘기를 그 사이 해 왔는지 쭉 당에서 조사를 해 보니 일관적으로 해 왔더라"며 "오 시장은 일관성 있게 해 왔는데 총선에 여러 후보들이 나와서 용광로처럼 들끓는 것이라 여야 가릴 것 없이 상당수 후보들이 뉴타운 개발을 공약으로 내 걸었더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오 시장 입장에서는 뉴타운 사업을 절대 하지 않겠다는 것보다도 여러 가지 고려를 하지 않았겠냐"며 "상당히 신중하게 여러 가지를 고려하면서 애당초 생각했던 대로 잘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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