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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파시즘, 이탈리아로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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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파시즘, 이탈리아로 수출?

"중국과 미국은 억압과 인권침해 산실"

'파시즘 본좌' 이탈리아는 지난 13~14일 치러진 총선에서 '부패 재벌 정치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를 세번이나 총리로 선택했다. '경제 살리기'라는 능력만 있어 보이면 '면죄부'를 남발하는 분위기가 유권자들 사이에 만연해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관련 기사:'부패 재벌 정치인' 베를루스코니, 또 총리 당선)

특히 이번 이탈리아의 사례를 '파시즘의 망령'이 부활하고 있는 상징적 사건으로 보는 역사학자들이 적지 않다. 또한 지난 2000년 미국에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등장한 이후 스멀거리던 '파시즘'의 기운이 전세계적으로 수출되고 있다는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진보웹사이트 커먼드림스(Commondreams.org)에 15일(현지시간) 게재된 'Facism Is Creepy'(
원문보기)이라는 글은 이런 점에서 미국 진보진영에서 느끼는 '파시즘 부활'에 대한 두려움을 잘 보여준다. 또한 이명박 정부 출범 전후로 네티즌 사이에서 유행한 "뭐 어때 경제만 살리면 되지… "라는 댓글놀이가 말해주듯, 우리들 사이에서도 경제나 안보 등 특정 가치의 깃발 아래 모든 가치가 무시되는 현상에 대한 경고를 주고 있어 소개한다. 다음은 미국의 진보논객 스테이시 워드가 쓴 이 글의 요지다. <편집자>
▲ 최근 조지 W.부시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다고 고백한 물고문 기법을 미국의 시민단체 회원들이 재연해 보이고 있다.ⓒ로이터=뉴시스

파시즘, 진실을 부정하는 놀라운 능력 지녀

지난 8년 가까이 나는 우리 정부 안에서 일어나는 급진적인 변화를 파악하려고 했으나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 내가 그런 노력을 하려고 할 때마다 좌절하며 두 손을 들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도대체 '파시즘'이라는 것 말고는 달리 표현할 뾰족한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단어는 점잖게 대화하는 자리에 썩 어울리지 않는다. 상상하기에 너무 두려운 공포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현실에서 파시즘은 암살단이나 국민을 노예로 부리는 국영기업, 정적 살해 등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파시즘이 위협적인 것은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는 통제기제에 있다. 공포, 순응, 국가가 종교와 기업과 결합하는 등의 장치로 국민을 억압하고, 인권과 자유에 대한 침해에 대해 즉각적으로 항의하지 못하도록 하며 그저 현실에 안주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파시즘이 위험한 것은 마법적인 능력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데 있다. <폭스뉴스>처럼 현란한 선전기구를 통해 정부가 하는 일은 무엇이든 간에 국민이 복종하도록 만들고, 끊임없는 전쟁과 국내외 경찰국가 노릇을 통해 국민들이 안전하다고 느끼도록 만들고 있다.

파시즘이 놀라운 또다른 점은 "우리는 고문하지 않는다…우리를 믿어도 좋다…당신이 잘못한 게 없으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는 등 대대적으로 진실을 부정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전화는 도청되고 있으며, 선거는 조작되고 있으며, 명분 없는 전쟁들이 계획되고 실행되고 있으며, 가공을 해서라도 적을 만들어내고, 시민들의 권리는 점점 더 위축되고 있는 반면 경찰은 시민을 위협하고 괴롭힐 권한을 늘려가고 있다.

정부,기업,금융, 교회의 결탁




교회는 세상의 종말을 위해 기도하고 자식들을 전쟁기계의 제물로 바치고 있으며, 또한 교회는 기업 · 금융과 결탁한 정부와 결탁해 '국가안보'를 위해서는 피를 비롯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저항하는 자들은 순식간에 입에 재갈이 채워지고 무시되었다. 사법부는 위협이 되는 것으로 판단하는 자는 미국 시민을 포함해 누구나 감옥에 무기한 가둘 권한이 있다. '적 전투원(enemy combatant)'이라고 낙인을 찍기만 하면 그는 변호사 접근권이나 대질심문을 요구할 권리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파시스트의 각본이 드라마와 연극으로 꾸며져 이곳 미국에서 기업 이익과 결탁한 정부의 행동을 끌어내고, 국가주의라는 종교적 광기가 첨가돼 더욱 구미를 당기게 만들고 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지시한 대로 행동하는 존재들이 되거나 대가를 치르는 신세가 되었다. 파시즘의 진정한 위험은 '서서히 진행된다'(creepy)는 점이다. 파시즘은 슬금슬금 우리를 덮쳐 우리가 알아채기도 전에 어느새 전세계에 비밀감옥과 수용소를 운영하는 국가의 모범 시민이 되게 만든다.

우리는 국가가 주도하는 납치, 고문, 선제적 전쟁을 받아들이고 승인한다. 파시즘은 서서히 확산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시민은 자신들이 사랑하는 조국에 벌어진 일들을 깨달을 쯤에는 시기가 너무 늦었다. 많은 다른 사람들처럼 나도 미국이 변했다는 것을 오랫동안 알고 있었다. 자유라는 유산은 심하게 왜곡된 형태로 변질되었고, 미국의 창업자들이 인정하지 않았을 그 어떤 것으로 바뀌었다.

나는 우리의 선조들은 후손들이 이 유산을 지키기 위해 결연히 투쟁할 것을 원했을 것이라고 믿는다. 부시 행정부 치하에서 정부는 시민으로서의 나의 권리를 지켜주기보다는 침해했다. 그래서 두렵다. 자유의 상실, 그리고 보다 어둡고 사악한 무엇인가 출현한 것보다 더 공포스러운 것이 어디에 있는가.

물고문, 무기한 감금 자행하는 미국, "너 나 잘하세요"

미국은 물고문, 무기한 감금 등 억압적인 수단을 동원한 최근의 기록으로 볼 때 어떻게 세계에 대해 도덕적 우위를 주장할 수 있으며, 억압과 테러에 대한 종식을 요구할 수 있는가? 20세기 파시시트 운동에 대해 역사학자들이 지적했듯, 중국과 최근 미국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는 억압과 인권침해는 전세계 여러 정부들로 확산돼 자국민에 대한 탄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파시즘은 여성과 불신자들을 억압하는 원리주의 이슬람 국가들 뿐 아니라 서구에서도 다시 부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슬람 지도자가 도덕을 강요하는 샤리아 법이 나에게 의미가 없듯, 백악관이 시민으로서의 책무를 강요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의미가 없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뭐라고 하기 전에 "너 자신부터 잘 하라"는 옛 말씀을 좋아한다.

자유를 추구하는 인류의 정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재능과 열정을 함께 모은다면, 민주주의 이념 위에 세워진 미국이라는 나라를 세계와 그 자신에게 낯선 존재로 만든 파시즘의 무서운 진행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파시즘에 대한 방파제 역할을 했던 자유라는 유산에 대해 다시 각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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