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의 숨은 고수'라고 불리는 SNS 컨설턴트 유승찬 대표는 7일 프레시안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에 출연해 안철수 전 후보의 문재인 후보 지지선언이 "늦은 감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승찬 대표는 얼마 전까지 '안철수 진심캠프' 소셜미디어팀장을 맡았었다.
유 대표는 "(6일 상황이) 여론에 어느 정도 반영될 것인가를 주의 깊게 봐야 한다"며 '안철수'라는 이름이 SNS에 언급된 횟수로 여론의 추이를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안철수'는 9월 19일 안 전 후보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 17만 건, 11월 23일 후보 사퇴 기자회견 당시에는 31만 건이 언급돼 출마선언 때의 거의 두 배가 나왔다. 하지만 안 전 후보가 문재인 후보 지지선언을 한 지난 6일에는 12만 건으로 줄었다.
SNS 상에서 '안철수' 언급이 감소한 것에 대해 그는 "후보 사퇴 후 열흘 정도 지난 지금, 유권자 상당수가 지지자를 정한 상태"라고 말했다. 결국 안 전 후보의 문 후보 지지선언이 SNS에 큰 파급력을 보이지는 못했다는 뜻이다.
"늦은 감이 있다. (안철수 후보가) 새정치에 대한 열망을 굉장히 강렬하게 가지고 나왔다가 단일화 과정에서 맘에 안 드는 점을 본 것이다. 민주당의 힘을 통한 압박이나 TV토론에서 문재인 후보가 한 치명적인 말, '이명박 정부와 다를 바가 없다' 등에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는 '안철수 현상'이 결과적으로 보면 어느 지점을 돌파하지 못한 것이다. 그에 대해 추스를 시간이 필요했다고 본다."
▲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는 6일 '대선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두 손을 맞잡았다. ⓒ프레시안(최형락) |
하지만 유승찬 대표는 '안철수'만을 해바라기 하는 민주당과 문재인 캠프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력으로 뭔가를 해낼 생각은 안 하고 '안철수'만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에 안 전 후보도 나오는 타이밍을 잡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에 이철희 소장이 유 대표에게 '툭' 시비를 걸었다. 이 소장은 "안철수 전 후보가 (결정적인 순간에) 늦게 나오면 이유가 '민주당이 못났다, 잘못했다'라는 것"이라며 "기계적으로 '안철수는 착하고, 민주당은 나빠요'라고 할 필요가 있느냐"라고 따졌다. 유 대표도 질세라, 반격했다.
유승찬 : 민주당이 잘한 것도 없잖아요. 민주당이 잘한 게 있습니까, 그동안? 이철희 : 속이 상했다는 것으로 그 시간을 정리하기에는 좀 길었다. 뭔가 다른 설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안철수 전 후보가 못난 구석이 있다'라고 말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다 좋게만 보려고 하지 말고. 유승찬 : 그렇다. 하지만 신념을 바꿨다고 보지는 않는다. 목표는 새정치를 실현하는 것이었다. 여기에는 새누리당에 훨씬 더 많은 책임이 있다. '정권교체가 중요하다'는 말을 그동안 (안철수 후보가) 해왔지만, (문재인 지지선언까지의 장고가) 좀 길었다. 그러나 이것을 '잘못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
그럼에도 두 사람은 동갑내기답게 '안철수 전 후보가 좀 더 빨리 나왔어야 하고 정권교체에 더 많은 기여를 했어야 한다'는 데는 이의가 없었다. 또한 6일 '문-안 드림팀'이 이룬 드라마는 "이번 선거에 있어 가장 강력한 모멘텀(동력)이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한편 유승찬 대표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후보 간 지지율 격차에 대해 "'흐름을 어떻게 가져올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후보) 지원을 약속한 만큼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가 깜짝 놀랄 만큼 선거에 참여하고, 문재인 후보가 더 대담한 행보를 보여서 어떤 비등점을 만들어낸다면 충분히 역전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이쑤시개 '요지(要旨)'라며 "잘하자, 이제 서로 재지 말자"고 정리했다.
"민주당, 자기 것 내려놔야…'안심연대' 공고히 해야"
이철희 소장은 대선 승리 이후를 내다봤다. 안철수 전 후보가 '국민연대'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그럼에도 '국민연대'가 정치개혁의 모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승찬 대표 역시 "'국민연대'가 민주당 정치혁신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안철수 전 후보가 여기에 참여하는 게 맞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안 전 후보가 '국민연대'에 참여할 수 있도록 민주당이 자기 것을 좀 내려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우리 두 사람은 대한민국의 위기 극복과 새정치를 위해 대선 이후에도 긴밀하게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는 문-안 합의문 3항 내용이 "그 내용 아닌가"라며, 민주당의 외연확대를 주문했다. 그는 민주당이 야권 단일화를 위해 희생한 안철수 전 후보 및 심상정 진보정의당 공동대표와 함께 '안심연대(안철수-심상정)'를 공고히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저의 요지는 진보를 담는 그릇으로 정당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보수를 담는 그릇으로 새누리당이 있다면, 진보를 담는 그릇으로 민주당은 작다. (민주당이) 좀 큰 틀의 정당이 됐으면 좋겠다. 민주당이 시민사회나 사회적 약자들과 긴밀하게 협조하고 조직적으로 연계했으면 좋겠다. 그 계기를 안철수-문재인 두 후보가 함께 만들었으면 좋겠다. 특히 '안심연대'와 같은 틀이 작용하면 좋겠다."
이철희 : 이번 대선, 이겨요? 유승찬 : 이길 수 있도록 해야죠. 이철희 : 이렇게 답하는 사람 싫어. 나도 누가 물으면 이렇게 말하긴 하는데, 묻는 사람의 심정을 이해하겠다. 유승찬 : 오늘 끝나면 안심 사주십니까? 이철희 : 대답도 안 하고, 안심을 찾아요? 이겨요? 유승찬 : 네. 이철희 : 오케이. 서양호 : 안철수-문재인이 최선을 다할 테니까 우리 <프레시안> 독자들도... 이철희 : 됐고! 이겨요, 저요? 서양호 : 이겨야 합니다. 이겨, 이겨! 20, 30대 유권자들도 부모님에게 '엄마, 엄마가 좋아하는 사람보다 나의 내일을 위해 투표해줘'라고 설득하면 승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철희 : 걱정하지 말고 '안으로 박차고 문열자', 이런 기세로 가면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는 '안심정부' 만들어진다! 안심 먹으러 갑시다! |
▲ 왼쪽부터 이철희 소장, 서양호 실장, 유승찬 SNS 컨설턴트 ⓒ김대현 |
* 더 자세한 내용은 프레시안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 7회 "안철수가 뛰면 과연 이길까?"를 통해 들을 수 있다.
<이철희의 이쑤시개> 바로가기 클릭! http://pressian.iblug.com/index.j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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