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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3차 세계대전의 뇌관 되나"

[분석] 게임이론으로 본 파키스탄 사태

비상사태가 선포된 파키스탄의 혼란이 제3차 세계대전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현재 미국은 파키스탄이 보유한 핵무기가 통제불가능한 상태로 빠져 이슬람 무장단체 등 테러단체들에게 유출되는 상황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도 그동안 파키스탄이 핵확산의 진앙지가 되어 왔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미국이 자기 편으로 간주한 파키스탄에 대해서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핵을 확산시키는 행위를 방치해 왔기 때문이다(☞관련 기사: "
핵무기 확산의 주범은 부시").

최근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9.11사태 이후 파키스탄의 핵무기 관리를 위해 비밀리에 1억 달러를 지원했지만, 현황파악은 전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무샤라프 대통령은 미국이 비상조치를 철회하라는 요구에 대해 "핵무기 안전을 위해서도 비상사태를 해제할 수 없다"며 핵무기에 대한 통제권을 놓지 않으려고 맞서고 있다.
▲ 파키스탄 국경 부근의 이슬람 무장전사들.ⓒ로이터=뉴시스

이에 따라 미국은 군부를 장악하고 있는 무샤라프 대통령의 힘을 약화시키고 부토 전 총리 등 민간 정치인에게 실권을 부여하는 후속 대책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지만, 무샤라프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진퇴양난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파키스탄의 현상황을 게임이론으로 풀어가면서 향후 파키스탄에 닥칠 위기에 대해 전망한 글이 있어 소개한다.


인도의 외교안보 분야의 논객 찬 아키아가 최근 <아시아타임스>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상황은 미국 뿐 아니라 중국과 인도가 중요한 행위자로 참가한 게임이다. 따라서 어느 쪽에서 원하는대로 파키스탄의 사태가 정리되지 못하고 폭력적으로 정권이 바뀌는 상황이 벌어지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와중에 핵무기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에게 유출되면 미국과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정면 대결이 벌어지는 제3차 세계대전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다는 경고이다.

다음은
'Playing South Asia's World War III game'의 주요 내용을 번역한 것이다.

남아시아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일들은 게임이론으로 봐야 이해가 간다. 파키스탄을 이해하기 위해 게임이론을 적용해보면 현 상황이 좀 파악될 것이다.

파키스탄의 상황은 '내시 평형'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영화 <뷰티풀 마인드>는 이 이론을 발표한 1994년 노벨경제학 수상자 존 내시의 이야기다: 편집자). 내시 평형은 게임 참가자들이 서로를 불신하는 조건에서 차선책을 택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9.11 사태 이후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다른 대안이 없다고 생각해 무자비한 독재자 무샤라프 대통령과 동맹관계를 맺기로 결정했다. 파키스탄 국민들도 군정 체제에서 경제가 더 성장했기에 민주주의가 침해되는 것을 감수했다. 2001년 9.11 사태부터 6주년을 맞은 최근까지 그런 '내시 균형'이 유지돼 왔다.

미국이 시도한 새로운 게임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미국은 새로운 게임을 시도했다(☞관련 기사:"파키스탄 테러, 부시에게 악몽의 시나리오"). 남아시아에서 미국의 최대 동맹국인 파키스탄에 대중적인 정통성을 갖춘 부토 전 총리 같은 인물을 내세워 무샤라프의 권력을 약화시키려고 한 것이다. 열광적인 추종자들을 거느린 지도자를 내세워 파키스탄 국민들 사이에 인기를 얻어가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에게 제동을 걸려는 의도도 있었다.

부토 전 총리가 8년 망명생활을 끝내고 귀국했을 때 자살폭탄테러 사건이 일어난 것에서 보듯 부토를 제거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던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한편 무샤라프도 자기 방식의 게임을 하고 있었다. 자기의 생존을 위해 파키스탄의 핵무기를 발사할 버튼을 항상 확보하려고 한 것이다. 핵무기에 대한 통제권을 민간인 총리에게 넘긴다면, 무샤라프는 이빨 빠진 호랑이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서 다시 남아시아에서 벌어지는 일은 독립적이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파키스탄에서 벌어지는 게임의 결과는 관계국들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가장 중요한 변수는 중국과 인도다. 하지만 이번 국면에서는 중국과 인도는 작위가 아니라 부작위로 대응할 것이다.

중국은 무샤라프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 미국과 달리, 중국은 1970년대 초반부터 파키스탄과 변함없는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애를 써왔다. 또한 중국은 인도의 군사력을 억제하려는 전략적 목표를 유지하지 않아도 될 만큼 큰 격차를 보이는 단계에 이르렀다.

게다가 인도는 중국의 기업들이 침체 경향을 보이는 미국 시장을 벗어나 눈독을 들이고 있는 시장이 되었으며, 인도는 중국에게 원자재와 반제품의 공급처가 되고 있기도 하다.

파키스탄은 중국에게 없어서는 안될 존재

파키스탄은 중동으로 가는 길목이며, 믿을 만한 군사동맹으로서 중국에게 없어서는 안될 존재이다. 무샤라프는 인도와의 관계가 악화되지 않는 한 중국의 지지를 기대할 수 있다. 중국은 파키스탄의 현재 위기에 어떤 개입이 있다면 자동적으로 끌려 들어가게 되어있다. 파키스탄을 둘러싼 게임에서 이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한편, 인도는 파키스탄에 위기가 닥치면 통상 적대적 역할을 해왔다. 역사적으로 파키스탄과 인도는 적대적이기 때문이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물론 무샤라프, 부토, 샤리프 등 파키스탄의 주요 정치인들도 인도에게는 항상 적대감을 보여왔다. 인도에게 굽신거리는 파키스탄의 지도자가 있다면 그는 권력투쟁에서 패배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인도는 지금 자기 코가 석자인 형편이다. 미국-인도의 핵 협정을 둘러싼 갈등으로 인도의 여당 국민회의와 공산당의 연정이 붕괴되고, 6개월 이내로 새로운 총선을 해야 할 상황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파키스탄에서 벌이지는 새로운 게임에서 가장 주요한 행위자는 무샤라프와 부토 모두에게 반기를 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과 이를 용납할 수 없는 미국의 네오콘이 될 것이다.

이 상황에서 파키스탄 국민들은 다시 한번 민주주의를 지지할지, 경제적 이득을 위해 무샤라프를 지지할지 딜레마에 빠지고 있지만, 이번에는 차선책을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 파키스탄의 중산층이 집단적으로 반발하는 법조인들의 깃발 아래 단결해 군정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어느 순간 폭력적으로 정권이 바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와중에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에게 파키스탄의 핵무기가 넘어가는 사태가 벌어지면 제3차 세계대전으로 빠져들어가는 시나리오가 전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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