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탈레반-알카에다 연합전선 구축"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탈레반-알카에다 연합전선 구축"

[탈레반 르포②]"미국이 파키스탄 혼란 부추겨"

다음은 <아시아타임스> 파키스탄 지국장 시에드 살렘 샤자드가 1년 만에 또다시 탈레반 근거지에 들어가 취재해 쓴 생생한 현장 르포 '네오텔레반의 출현' 후편이다(관련 기사: "네오탈레반이 출현했다").

샤자드 지국장은 후편에서 탈레반 현지 지휘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최근 세력을 급격히 확장할 수 있었던 배경과 그들의 투쟁 열기가 어느 정도 뜨거운지 전했다.


특히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의 국경을 넘어 탈레반과 알카에다 등 무슬림 전사들의 연합전선이 구축됐다는 탈레반 고위관계자의 발언, 그리고 파키스탄과 탈레반의 싸움이 계속될 수 밖에 없는 이유로 미국이 파키스탄의 핵 제거를 위해 파키스탄에 개입할 구실을 만들기 위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이들의 주장이 눈길을 끈다.
다음은 'Pain has become the remedy' 의 주요내용을 번역한 것이다.<편집자>

건장한 체격을 지닌 4명의 탈레반 전사들은 아프가니스탄 남부 파슈툰 부족어를 사용했다. 인사할 때는 파키스탄 푼잡의 전통어 '푼자비'로 했다.

당연히 나는 그들에게 "파키스탄 푼잡 부족 출신이냐"고 물었다. 그들은 많은 아프간 사람들처럼 푼잡에 정착해 살 때 푼자비를 쓰게 돼 파슈툰어를 잊어버린 적이 있지만, 지금은 고향에 돌아와 파슈툰어를 다시 익혔다고 말했다.

1947년 인도가 영국의 식민지에서 떨어져 나가기 전 푼잡 지역은 영국의 충직한 식민지로 푼잡 사람들은 아프간 사람들과 대적했다. 푼잡 사람들은 식민지에서 독립하는 과정에서 파키스탄이라는 새로운 나라를 세우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파슈툰 부족을 약탈한 기회주의자로 보는 아프간 사람들이 많다.

또한 푼잡 사람들은 무슬림이라고 주장하면서도 힌두교와 시크교가 혼합된 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점도 아프간 사람들이 푼잡 사람들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이유다.

나와 인사를 나눈 탈레반 중 사디치는 사령관급은 아니다. 아프간 사람들에게 그는 푼잡 사람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프간에 돌아온 푼잡 출신 게릴라들게 사디치는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 파키스탄 국경 부족지역에는 탈레반 뿐 아니라 탈레반을 지지하는 무장세력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로이터=뉴시스

"아프간-파키스탄 이슬람 전사 연합체 곧 선언"

사디치는 인도의 지배 하에 있는 카슈미르 지역을 되찾기 위한 파키스탄 지하드(성전) 단체 출신으로, 파키스탄 정보부(ISI)에서 인도 전역에서 게릴라 작전을 수행하는 훈련을 받았다.

그는 2004년 말 탈레반에 일반 전투원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실력을 인정받아 현재 아프간 쿠나르 계곡의 모든 게릴라 작전계획을 지휘하는 등 웬만한 지역 사령관보다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대화는 어느덧 아프간 저항세력이 보여주는 새로운 활력으로 옮아갔다. 먼저 탈레반의 지휘체계에 대해 물었다. 사디치는 놀라운 소식을 들려주었다.

그에 따르면 탈레반의 최고지도자 물라 오마르와 알카에다, 그리고 파키스탄에 은거한 탈레반 조직들이 지휘체계에 관한 최종적인 결론을 보았으며, 조만간 이들 이슬람 전사들은 이슬람 연합체 부활을 선언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이라크에 무슬림 전사들이 단일 체계를 수립한 것과 같다는 것이다.

나는 "이슬람 연합체가 곧 선언될 것이라는 게 확실하냐"고 거듭 물었다. 그는 "정말이다"라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는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양국에 도전을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텐데, 감당할 능력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사디치는 담담하게 "물론"이라고 말했다.

"고통이 한계를 넘게 해주고, 치료해주었다"

그는 "3년 전만 해도 그것은 꿈에 불과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그럴 여건이 갖춰졌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당시에는 아프가니스탄 남동부와 국경을 마주한 파키스탄의 북서부 와지리스탄에서도 미군과 파키스탄 군 때문에 활동하기 힘들었으며, 특히 파키스탄 사람들은 같은 무슬림들이기 때문에 공격하기에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지금은 파키스탄 사람들이 미국 사람들보다 더 잔인하고 무섭다는 것은 인식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사디치는 그런 계기가 된 일화를 들려주었다. 카슈미르에서 이들과 함께 싸운 우메르라는 동지가 있었는데, 그는 파키스탄 군대와 싸우는 것을 극력 반대했다. 하지만 그가 어느날 ISI에 붙들려 가서 온갖 모욕적인 취급을 받은 뒤 풀려났을 때 사람들은 그가 폐인이 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메르는 파키스탄 군과의 성전을 주장하는 열혈 전사로 탈바꿈했다. 이보다 더 무자헤딘(성전을 위해 싸우는 전사)들을 분노케 한 사건은 지난 2006년 5월 알카에다의 고위지도자 아부 마르완이 파키스탄 부족 경찰에 의해 살해된 일이었다. 마르완 역시 무슬림 동족과의 충돌을 극구 피하다가 총에 맞아 숨졌다. 아프간 쿠나르 주와 국경을 마주한 바자우어 지역에서 일어난 이 사건을 비롯해 일련의 사건들로 카슈미르에서 파키스탄을 위해 싸운 무자헤딘들이 대거 탈레반으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사디치는 "2005년 파키스탄 와지리스탄에 활동하던 탈레반은 불과 수십명 뿐이었으나, 지금은 1만8000명으로 불어났다"면서 "이슬람 연합체를 어떻게 수립할 수 있느냐고 질문했는데, '고통이 한계를 넘게 해주고, 치료해주었다'는 갈리브라는 페르시아의 유명 시인의 싯구를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날 나는 사디치에게 "탈레반의 새로운 계획이 파키스탄 군 내부에서 문제로 다뤄지지 않겠는가"라고 다시 물었다. 그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무자헤딘은 파키스탄 군과 싸울 것"이라면서 "모든 문제가 탈레반에게 있다고 하지만, 사실은 파키스탄 군과 무자헤딘의 휴전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미국"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파키스탄 핵 제거 위해 분열 부추겨"

그는 "미국인 파키스탄 군이 우리와 싸우도록 만들고 있기 때문에 이 싸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는 "파키스탄 군과 싸우면서 왜 미국을 비난하느냐"고 짓궂게 물었다.

그는 "그 이유를 말해주겠다"면서 또다시 놀라운 얘기를 들려주었다. 그에 따르면, 미국은 탈레반이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얼마나 가까운 곳까지 접근해 있는지 알고 있다. 또한 미국은 파키스탄의 군의 취약성을 알고 있다. 고위 장교 몇 명이 군에서 이탈하면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는 미사일을 획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그런 사태가 벌어진 이후에 사태 진전을 막을 방도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파키스탄 군과 무자헤딘의 싸움을 극대화시켜 나중에는 파키스탄 군이 무자헤딘을 막을 수 없다는 구실로 이 싸움에 끼여들어 파키스탄 핵을 파괴하는 전략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들과 헤어져 돌아오는 길에 미국이 주도한 테러와의 전쟁의 빌미가 되었던 지난 2001년 9.11 사태를 돌아봤다. 알카에다는 무슬림을 학대한 미국의 분노를 불러일으키려는 목표를 갖고 이 일을 벌였다.

9.11 사태를 계기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향후 이란도 포함될 수 있다)를 침공한지 6년이 지났다. 하지만 진짜 최후의 결전이 시작되는 곳은 파키스탄의 부족 지역이 아닐까 한다. 오사마 빈라덴과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파키스탄 군이 이 일대에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벌이겠다는 소식에 기쁨의 춤을 추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래봤자 더 많은 탈레반을 배출할 뿐이기 때문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