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의 비상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야권의 대표적 지도자인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가 무샤라프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면서, "차기 정부에서 무샤라프와는 절대로 함께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토 전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그가 부시 행정부의 배후 조정을 받으며 짐짓 비상사태에 대해 반발하는 연극을 벌이고 있다는 의혹을 일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언론들은 무샤라프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한 지난 3일 이전까지 무샤라프와 부토가 내년 총선에서 '무샤라프 대통령-부토 총리'라는 구도로 양자 협상을 벌여온 점을 지적하며, 미국과 부토의 연계설을 잇따라 제기했다. 게다가 비상사태 선포 이후에도 부토 전 총리는 대규모 시위를 주도하겠다고 예고하면 일시적인 가택연금만 당할 뿐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고 있다는 점도 의혹의 근거가 되었다.
하지만 그는 13일 가택연금된 자택에서 파키스탄의 대표적인 민영방송 지오TV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무샤라프는 민주주의의 장애물"이라면서 "파키스탄을 구하기 위해 무샤라프는 퇴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토는 차기 정부에서 무샤라프 밑에서 일할 것이냐는 질문에 단호하게 "노"라고 답했다.
미국의 <AP> 통신은 "부토의 발언은 세력이 확장되고 있는 이슬람 과격파들에 맞서 친미연합을 구성하려는 진영의 기대를 꺾는 것"이라고 전했다.
부토는 또 무샤라프가 그를 또다시 추방할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 "체포되더라도 결코 국민들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샤라프가 대통령 직과 군 참모총장 직에서 모두 물러나고, 총선을 관리할 과도정부를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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