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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포위츠 진퇴' 두고 부시 행정부 '내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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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포위츠 진퇴' 두고 부시 행정부 '내분'

체니, '바람막이' 투혼 불구…오늘 사임할 듯

폴 울포위츠 세계은행 총재가 여자친구에게 특혜를 베푼 혐의를 인정하고 이르면 17일 중으로 사퇴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이 훌쩍 넘도록 계속된 사임 압박에도 백악관의 비호 아래 자리 보전에 강한 의지를 보였던 울포위츠 총재지만 지난 14일 세계은행 이사회 산하 특별위원회가 "윤리규정 위반"을 공표하고 나선 이상 버틴다고 한들 정상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백악관마저 "울포위츠를 지지하지만 모든 선택이 열려 있다"고 밝혀 더 이상 그를 끌어안고 가지는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보수지 <워싱턴포스트>도 사설을 통해 "그가 총재직에 머무르는 것은 더 이상 이 기구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등을 돌렸다.

그런데 백악관 내에서도 여전히 울포위츠의 유임을 강변하는 세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로 칼 로브 백악관 정치고문과 딕 체니 부통령으로 대표되는 네오콘 그룹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17일 울포위츠의 거취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들 네오콘 그룹과 다른 행정부 인사들 간 "균열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라이스 VS 체니…또 갈려

때가 좋았지… 2005년 세계은행 총재로 지명된 울포위츠 총재와 부시 대통령. 2년후 울포위츠가 여자친구에게 특혜를 베푼 혐의로 사임 압박을 받자 백악관은 그 거취 문제를 두고 내분에 빠졌다. ⓒ로이터=뉴시스

목소리는 크게 세 갈래로 갈라졌다.

일단, 주무부처장인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울포위츠를 되도록 빨리 사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울포위츠 종재의 재임기간이 길어질수록 세계은행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위축될 뿐 아니라 길게 끌다간 후임 지명권에도 위협이 올 수 있다"는 현실적인 판단에서다. 폴슨 장관 외에도 백악관 인사 두셋이 같은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체니 부통령과 로브 고문은 "울포위츠 총재를 끝까지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네오콘 그룹은 유럽의 울포위츠 공격을 2003년 이라크 침공에 중추적 역할을 한 데 대한 '복수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울포위츠 구하기'에 전력을 다하는 기저에는 울포위츠가 불명예 사퇴하는 전례를 남길 경우 이라크 전쟁을 함께 기획했던 자신들의 입지도 위태로워질 것이란 위기의식이 깔려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들을 '비(非)이데올로기적 보수파'로 여기는 백악관 내 중간관리들이 사임을 직접적으로 요구하지는 않지만 "사임을 포함해서 이 문제를 매듭짓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취함으로써 네오콘 그룹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중간관리들의 주장에는 조슈아 볼튼 백악관 비서실장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등 '현실주의자'들이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 세 갈래의 목소리가 부시 대통령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혼선도 적잖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첫 번째 혹은 세 번째 집단에 속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한 관리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피할 수 없는 결과를 늦추면 국익에 득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통령이 설득됐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로브나 부통령과 같은 사람들이 끼어들어 논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곤 했다"고 말했다.

백악관 내부 사정에 밝은 다른 소식통은 울포위츠 거취를 둘러싸고 각자의 주장을 관철시키려는 세력 간의 알력 때문에 "부시 진영이 완전한 내부 기능장애를 겪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 같은 각축전 속에서 백악관이 최종 입장을 울포위츠에 대한 지지를 거두는 쪽으로 정한 것은 부시 행정부 내 네오콘 퇴조 기류의 일환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도널드 럼스펠드 전 국방장관과 존 볼튼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를 현직에서 몰아낸 '이라크 전쟁 책임론'의 여파가 네오콘의 약화로 이어졌고 결국 '이라크 전쟁 기획자'인 울포위츠도 그 영향권을 피해갈 수 없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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