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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스펠드 잘려도 파병은 연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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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스펠드 잘려도 파병은 연장된다?

국방부 '병력감축-파병연장' 검토중…국회 선택 '주목'

국방부가 이라크에 파병한 자이툰 부대의 규모를 절반으로 줄이는 대신 파병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전쟁을 시작한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정책 실패를 자인하며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을 경질한 마당에 한국 정부는 철군 계획 대신 파병연장 전략을 짜느라 골몰하고 있는 것이다.
  
  국방부, 자이툰 규모 줄여서 철군 여론 무마?
  
  국방부에서 검토하고 있는 자이툰 병력 감축 계획은 현재 2400명인 병력을 내년엔 1000명에서 1200명 수준까지 감축하는 대신 3차 파병연장은 당초 일정대로 추진한다는 것으로 감축보다는 파병 연장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한국 내에서도 철군 주장이 힘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자, 병력감축이 '단계적 철군' 등의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대중적 착시효과를 노려 철군 여론을 무마해 가자는 꼼수인 셈이다.
  
  국방부의 공식입장은 "열린우리당과의 당정협의를 통해 최종결정을 할 것이고 현재까지는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는 것이지만, 지난 9월 한-미 정상회담 직후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노무현 대통령이 파병 연장을 약속했다'고 밝히는 등 정부 내에서는 파병 연장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이에 군 일각에서는 오는 12월 31일이면 자이툰 부대 파병 기간이 만료되는 만큼 김장수 후보자가 국방장관에 취임하는 즉시 내년까지 연장하는 정부안을 마련해 열린우리당과 당정협의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미경-안영근 "할 만큼 했다…자이툰 돌아올 때"
  
  
그러나 결정권을 가진 국회 내 분위기는 정부의 방침에 전혀 우호적이지 않아 보인다.
  
  열린우리당 이미경 상임위원은 10일 확대간부회의 모두발언에서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를 언급하며 "이제 이라크에 파병된 자이툰부대의 철군이 이뤄져야 한다"며 공식적으로 철군을 주장했다.
  
  이 위원은 "부시 대통령은 그동안 이라크 전쟁을 이끌어 온 럼스펠드 국방장관을 경질했다. 다른 모든 것에 앞서서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변화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 전체의 관측"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특히 "우리는 그동안 우방인 미국의 입장 때문에 국방부가 정책을 결정하지 않고 미뤄 온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이제 이 문제에 대해서 아무런 논의를 하지 않고 더 미루는 것은 책임 없는 태도라는 점을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위 소속의 안영근 의원도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이제는 철군할 때가 됐다"며 "우리가 한미동맹관계 때문에 명분 없는 파병을 해 준 것이었는데, 성의는 다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비교적 보수 성향인 안 의원까지 이같은 입장을 밝힘에 따라 국방부 당정협의를 앞둔 여당 내에서 오히려 철군 결정을 정부에 압박할 수 있다는 관측도 가능하다.
  
  민주노동당도 이날 즉각적인 철군을 촉구했다. 이영순 공보부대표는 "정부는 파병 연장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해선 안된다"며 "민주노동당은 철군 동의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성현 대표도 전날 "미국 중간선거 결과는 이라크 전쟁에 대한 세계 여론의 심판이었다"며 "즉각적인 철군을 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방위 소속의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은 "이라크전쟁 때문에 미국 민주당이 승리한 것이어서 자이툰부대 문제도 유연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 의원은 다만 "미국의 거취와 맥을 같이 하는 게 현명한 처신"이라며 "철군을 할 것인지는 12월 초순 국방위 의원들이 이라크 현지를 방문할 계획이 잡힌 만큼 그 후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즉답을 미뤘다.
  
  일단 미국 유권자들이 이라크 전쟁에 낙제점을 매김으로서 이라크 파병에 동참한 다른 국가들도 확실한 철군 명분을 쥐게 된 만큼 정치권이 자이툰 부대의 파병을 철회할 수 있는 외부 환경은 더 없이 훌륭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2003년 파병 동의안 통과 때부터 '소수 의견'에 머물러 왔던 정치권 내 파병 반대론자들이 두 차례 파병 연장 과정에서 보여줬던 무기력을 벗고 이번에는 세 규합에 성공해 철군까지 이끌어 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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