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헤즈볼라 공격으로 촉발된 레바논 사태는 결국 이란을 노리는 미국의 전초전 성격이 강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이 채택을 주도한 유엔 결의안을 근거로 파견되는 PKO에 참여하는 것은 부시 행정부가 벌인 '테러와의 전쟁'에 들러리를 서는 것인 동시에 자칫하다간 이란으로까지 전쟁 대상을 넓히려는 미국의 계획에 휘말릴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盧 "레바논에 조사팀 파견"…부시 "좋은 생각"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27일(현지시각) 워싱턴 시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CSIS와 <조선일보> 공동 세미나 연설을 통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레바논팀의 일원이 되겠다는 희망(desire)에 대한 좋은 논의가 있었다"며 이에 따라 "한국이 조만간 레바논에 조사(survey)팀을 파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힐 차관보는 이날 오후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청문회 정회 중에도 기자들과 만나 노대통령이 부시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레바논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옵서버(observer)'를 파견하겠다는 방침을 설명했고, 부시 대통령은 이에 대해 "좋은 생각"이라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힐 차관보는 한국이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세계평화에 기여할 책무가 있지만 레바논 평화유지군 문제는 주로 유럽 국가들과 논의할 사항이라며, 한미 양국 정부 간에 이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논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라크에 파병한 자이툰 부대의 주둔을 연장할 뜻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힐 차관보는 노 대통령이 "이라크에 한국군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한국의 (그동안의) 지속적인 약속 (Korea's continued commitment to maintaining force presence in Iraq)에 관해 논의했다"며 "그 결정은 노 대통령으로선 쉬운 게 아니었지만, 그 당시 그 결정을 했고 계속 이를 지지하고 있다(continues to support this)"고 말했다고 전했다.
靑 "사실 무근…힐 차관보 해명 있을 것"
이에 청와대는 "파병 연장 요청이나 레바논과 관련한 이야기는 전혀 나온 적이 없다"고 발언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라크 파병에 사의를 표시한다는 이야기 정도가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 마디 정도 있었지만 파병 연장 요청이나 레바논 이야기는 전혀 나온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힐 차관보가 이 얘기를 꺼낸 데 대해서는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힐 차관보 쪽에서 별도의 해명이 있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자이툰 파병 연장이나 레바논 PKO 파견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며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이미 합참본부가 자이툰 교대 병력을 모집하고 있는 등 국방부 주변에서는 자이툰 부대의 파병 연장이 기정사실화 돼 가고 있는 분위기다. 레바논 PKO 파견을 두고도 국방부는 물론 경찰청에서까지 준비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한미 정상 간의 합의 아래 정부 내부에서는 이미 파견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빠르면 내달 레바논 평화유지군 조사단 파견 방침 정부는 빠르면 내달중 레바논 평화유지군 참여를 위한 조사단을 파견할 방침인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레바논 현지 안정을 위해 평화유지군을 파견해달라는 유엔의 요청이 있었고, 정부는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에 기본적으로 참여한다는 방침인 만큼 조만간 현지 조사단을 파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당초 10월초 현지에 조사단을 파견하겠다는 뜻을 레바논측에 전했으나, 현지 사정 등을 감안해 10월 중순 이후 조사단을 파견해달라는 입장을 레바논측으로부터 전달받고 일정을 조정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자는 "현지 정세가 있고, 그곳 사정이 당장 외국 조사단을 접수할 만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레바논측과 협의를 하면서 조사단 파견 날짜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레바논 평화유지군 파병에 부정적인 입장이 아니며, 현지 조사 활동을 마치는 대로 파병 여부를 최종 결정하고, 파병할 경우 그 규모, 시기 등을 확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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