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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미사일 외교적 해결'로 가닥 잡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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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미사일 외교적 해결'로 가닥 잡은 듯

한·중·러 설득력 빌려…'직접 대화'엔 여전히 부정적

북한 미사일에 대한 '선제공격론'이라는 폭풍이 몰아친 뒤 미국은 국제사회에 대북 압박을 촉구하겠다는 '외교적 해법'으로 대응의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존 볼튼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23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막기 위한) 외교적 활동의 정도가 매우 광범위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이러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볼튼 대사는 또 미국이 지난주 북한과 접촉해 미사일 발사가 '매우 나쁜 생각'(very bad idea)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히고, 북한과 외교관계가 없는 국가를 포함해 많은 유엔 주재 대사들이 이와 유사한 메시지를 북한 외교관들에게 전했다고 말했다.
▲ 볼튼 미 유엔대사 ⓒ연합뉴스

그는 특히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가능성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강한 우려를 표명한 데 대해 매우 고무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사일 발사를 중단시키는 것이 여전히 최우선"이라며 중국처럼 북한에 영향력이 있는 국가들이 북한에 계속 압력을 행사해줄 것을 요청했다.

백악관도 북한에 대한 표현을 다소 부드럽게 고쳤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한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정부 등이 북한에 '미사일을 발사하지 말라'고 한 것은 '경고'가 아니라 하나의 '권고'라며 "미국도 경고를 한 것이 아니라, 그것은 건설적이지 못하다고 얘기한 것"이라고 톤을 낮췄다.

국무부 측도 미국이 한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과 함께 북한에 미사일을 발사하지 말고 '1999년 발사 유예 선언'을 준수할 것을 계속해서 촉구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韓-中-러의 대북 설득 시도에 따른 듯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의 '선제공격론'에 이어 미 행정부 인사들도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식의 강경발언을 쏟아냈던 것과 비교할 때 이처럼 한층 완화된 분위기가 감지되는 것은 스노 대변인의 말대로 중국과 러시아, 한국 등의 설득 노력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이날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지지하지 않는다"며 이미 북한에 이러한 입장을 직접 전달하고 발사 자제를 촉구했음을 시사했다.

우다웨이 부부장은 "관계 각국이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유익한 일을 하기 바란다"며 "지역에서의 평화와 안정의 유지는 중국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정부도 22일 모스크바 주재 박의춘 북한대사를 불러 미사일 시험발사 보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성명서를 전달했다.

러시아는 "지역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한반도 핵문제의 해결책 모색을 어렵게 하는 어떠한 조치도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AP>통신은 "러시아의 북한대사 소환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논평하기도 했다.

우리 정부도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26일 중국을 방문해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 등과 만나 북한 설득 방안을 협의하기로 하는 등 외교적 노력을 다각화하고 있다 .

미, 직접대화는 불가…강경기류도 여전

주변국들의 이같은 대북 설득에 따라 미국이 '외교적 해결' 원칙을 세우게 된 것은 대북 강경론의 대표주자인 딕 체니 부통령이 오히려 "(선제공격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언급한 데서도 이미 예견됐었다.

한편 미 상원은 22일 미국의 대북 정책을 전면 재검토할 새로운 대북정책조정관을 임명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켜 핵과 미사일를 비롯한 북한 문제를 총체적으로 해결할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 법안이 하원에서까지 승인을 얻을 경우 미국은 지난 98년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 직후 페리 전 국방장관을 대북정책조정관으로 임명해 8개월 동안 대북정책 전반을 재검토해 '페리 프로세스'를 만든 것과 유사한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은 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북한이 원하는 북미 직접대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수용 불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또 미 국방부의 미사일 방어국장인 헨리 오버링이 "북한이 미국을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미사일방어체제(MD)의 요격 미사일로 명중(hit)시킬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하는 등 강경 기류 역시 남아 있어 북한의 태도 여하에 따라 언제든지 상황이 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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