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악용해 상당히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어서 걱정하고 있다."(김대중 전 대통령)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계획 강행과 관련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이 미뤄진 가운데, 김 전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옛 소련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의 조건'이라는 주제로 나눈 특별 대담이 24일 오후 8시 KBS 1TV 'KBS 스페셜'을 통해 방송된다.
김 전 대통령은 18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진행된 대담에서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와 그 파장에 대해 "미사일이 실제로 발사돼 미국 본토 가까이까지 가는 것이 입증되면 상당한 문제가 생겨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제한 후 "미국의 네오콘(신보수주의)이나 일본의 극우세력들이 아주 좋아하며 군비강화의 길로 달려갈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최근 세계 언론에서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인 것처럼 보도하고 있는데 내 생각에는 (북한이) 일종의 도박을 벌이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김 전 대통령은 "북한의 핵은 절대로 안 되는 것이고 또 없어져야 하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핵을 없애는 동시에 북한의 생존권도 보장해주는 등 미국도 책임을 다하도록 해야 한다"며 "북한이 그래도 계속 옳지 않은 일을 한다면 그때는 6자 회담에서 북한을 제외한 5자가 합의를 해서 북한을 제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서지 않는 것에 대해 "미국이 '한반도에 긴장이 계속될수록 미군이 남한에 계속 주둔하는 것에 대한 논거가 더 힘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두 전 대통령은 북한의 개혁 개방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김 전 대통령은 "6자 회담에서 핵문제가 해결되면 북한에 대한 경제적 족쇄가 풀려나갈 것"으로 예상하면서 "북한도 경제가 급속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변화 없이는 안되기 때문에 북한에도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어떤 형태로 체제 개혁을 할 것인지는 북한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면서 "다만 서둘러서도 안되고 북한을 재촉해서도 안된다. 상황이 급박해지면 모든 것을 망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두 사람은 북한 인권 문제와 그에 대한 대응책을 비롯해 동북아 다자간 안보 협력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진단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이기도 한 김 전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15일부터 사흘 동안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노벨평화상 수상자 광주 정상회의에 나란히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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