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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순' 주역 우선희, '공포의 삑삑이'도 이겨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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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순' 주역 우선희, '공포의 삑삑이'도 이겨냈건만…

[런던올림픽] 8년 만의 재도전, 메달 획득보다 값졌던 두 번째 올림픽

한국 여자 핸드볼이 11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 내 바스켓볼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3-4위전에서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스페인에 29-31로 패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이후 8년 만에 다시 올림픽 무대를 밟은 대표팀 주장 우선희(34)의 두 번째 도전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2004년 아테네부터 2012년 런던까지

우선희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우생순'의 주역이다. 당시 결승전에서 승부던지기까지 가는 명승부를 연출하며 은메달을 따냈다. 은메달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4년 뒤를 기약했던 우선희는 베이징올림픽을 두 달 앞두고 무릎을 다쳤다. 2003년과 2005년, 각각 세계선수권대회 베스트 7에 들 정도로 기량이 출중했던 우선희도 부상에는 별도리가 없었다. 다시 4년의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런던올림픽 대표팀으로 발탁된 우선희의 각오는 그래서 남달랐다. 부상을 극복하고 8년 만에 다시 출전한 올림픽에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34세 노장이지만 '공포의 삑삑이'로 불리는 20m 왕복달리기, 타이어 끌기, 웨이트 트레이닝 등 혹독한 체력훈련을 견뎌냈다.

올림픽 본선무대에서 우선희는 조별리그부터 러시아를 상대로 한 8강전까지 총 6경기에서 전·후반 60분을 교체선수 없이 뛰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 중 풀타임으로 6경기를 소화한 선수는 우선희가 유일했다. 기본 체력에 더해 정신력이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달성하기 어려운 기록이다.

▲ 7일(현지 시각) 러시아를 상대로 한 8강전에서 골을 넣은 우선희 선수 ⓒ로이터=뉴시스

경기 내용 면에서도 우선희는 큰 활약을 펼쳤다. 모두 39개의 슛을 던져 23골을 넣었다. 대표팀 선수 중 가장 많은 가로채기(10개)에 성공하며 부지런히 코트를 누볐다. 특히 8강전에서 세계랭킹 2위의 러시아를 상대로 5골을 터뜨려 승리를 이끌었다.

재도전, 그러나 시상대에 서지 못한 우선희

한국 대표팀은 4강에서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노르웨이에 분전했으나 25-31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부상 선수들이 많았던 대표팀은 체력에서 열세였다. 노르웨이와 벌인 경기가 끝난 후 우선희는 후배들이 태릉에서 연습할 때보다 더 잘 뛰어줘서 고맙다며, 남은 3-4위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귀국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스페인을 상대로 한 3-4위전 경기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에이스 김온아를 비롯한 선수들의 부상으로 대표팀의 출전 선수들은 이미 체력이 바닥 난 상태였다. 체력의 열세에도 대표팀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24-24로 전·후반을 마치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1차 연장 후반 종료 30초를 남기고 정지해가 동점 골을 넣었고, 경기는 2차 연장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2차 연장에 들어가면서 한국 선수들은 급격히 체력이 저하됐고 결국 29-31로 경기를 내줬다.

스페인전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덴마크전, 2008년 베이징올림픽 노르웨이전과 더불어 또 한 번의 명승부였지만, 우선희는 시상대 위에 서지 못했다. 34세 노장 선수의 8년 만의 도전은 노메달로 끝났다. 그러나 우선희는 대표팀 주장으로서, 부상 선수가 많은 대표팀을 4강까지 이끌었다. 메달보다 값진 성과였다.

▲ 11일(현지시간) 3-4위전에서 스페인에 패하고 아쉬워하는 핸드볼 대표팀 선수들 ⓒ연합뉴스

우선희와 함께 뛴 '우생순'의 주역들

런던올림픽 대표팀에는 우선희와 함께 뛴 '우생순'의 또 다른 주역들이 있다. 문경하(32), 최임정(31), 김차연(31) 선수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문경하 선수는 우선희 선수와 마찬가지로 8년 만에 다시 올림픽에 출전했다. 최임정 선수와 김차연 선수는 아테네올림픽부터 이번까지 3번 연속 올림픽에 출전했다. 모두 서른이 넘은 노장 선수들이지만 강도 높은 체력훈련으로 후배 선수들과 호흡을 맞췄다.

4년 전 올림픽과 8년 전 올림픽은 이들에게 다시 기회가 있을 수 있는 올림픽이었다. 하지만 런던올림픽은 달랐다. 4년 후를 봐야겠지만 서른이 넘은 노장 선수들에게 사실상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올림픽이었다. 3-4위전 경기가 끝나고 조효비 선수는 언니들과 함께하는 마지막 올림픽이 될 수도 있어 메달을 꼭 따고 싶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스페인전 패배가 더 아쉬운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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