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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일, 여야 맹비난하며 의원직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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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일, 여야 맹비난하며 의원직 사퇴

"나라 위해 할 수 있는 일 할 것", 반대파 "반대운동 기폭제"

한나라당 박세일 의원이 결국 의원직을 포기했다.

행정도시 특별법 통과이후 지난 4일 국회의장에게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한 박 의원은 15일 김원기 국회의장을 방문하고 의원직 사퇴서를 수리해 줄 것을 요구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내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의원직 사퇴를 최종 선언했다.

***"청년들의 역사와 사상 교육에 관심"**

박 의원은 국민께 드리는 글을 통해 "최근 여야합의로 '수도분할법'이 통과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마침내 국회의원직을 국민여러분께 되돌려드려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며 "국회의원으로서 야당의 정책위의장으로서 국민적 고통과 국가적 재앙이 될 수도분할법을 막지 못한 책임감을 통감하면서, 국민께서 국회의원으로서 나에게 맡긴 기본책무를 더 이상 수행할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정치는 국민의 의사는 묻지 않고 대통령의 눈치를 살피며 당리당략을 위해 국가이익을 서슴없이 저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이러한 현실에 깊은 회의를 느꼈다. 국회의원 이전에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모욕감과 분노를 느낀 경우도 많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나는 여의도를 떠나려 한다"면서 향후 거취에 대해 "비록 국회를 떠나지만 국민 여러분들로부터 떠나지는 않겠다. 국회밖에서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열심히 찾아보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산으로 들어가서 여러 가지 생각을 정리해볼까 한다"며 "뚜렷한 계획은 없다. 그런 것을 생각할 마음의 여유도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앞으로는 청년들이 어떤 생각과 어떤 사상을 갖고 사는가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며 "한국 청년들의 역사와 사상 교육 같은 것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다시 위헌판결 받으면 국회는 해산해야"**

그는 "여당은 '거수기 정당', 야당은 '들러리 정당'"이라며 행정도시 특별법을 통과시킨 여야를 싸잡아 비난하고 "이 법이 다시 위헌판결을 받는다면 국회는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잘못된 법을 통과시킨 여야 의원들은 수도분할법이 가져 올 국민적 고통과 국가적 재앙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며 "만일 이 법률이 또다시 위헌판결을 받게 된다면 이 법을 통과시킨 국회는 스스로 해산하고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마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여당은 완전히 거수기 정당의 역할을 했다"며 "소위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몸을 던졌다는 세력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 여당의 수준이 이정도 였나"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어 "더 놀라운 것은 야당이 정부와 여당의 잘못을 견제·비판하지 못하고 무기력한 들러리 정당이 됐다는 사실"이라며 "야당은 원칙을 지켜야 할 것을 절충했고, 견제해야 할 것을 협조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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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부의 오만과 여당의 독주, 이에 원칙없이 타협하는 야당의 무기력 앞에 숱한 분노돠 좌절감을 맛봤다"며 "이런 상황에서 나름대로 노력을 했지만 결국 돌아온 것은 수도분할법 통과라는 최악의 결과뿐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문제는 정책이 없는 정치. 권력투쟁형, 선거공학적 정치라는 것"이라며 "국리민복을 위한 정책 경쟁형 정치를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일조하려고 나름대로 노력했으나 큰 좌절감속에서 국회를 떠난다"고 밝혔다.

***"수도분할법은 제2의 새만금이 될 것"**

그는 행정도시 특별법의 효과와 내용에 대해서도 맹비판했다. 그는 "수도분할법은 행정의 비효율과 낭비, 수도와 국가의 국제경쟁력을 저하시킬 것"이라며 "남북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경우, 분명히 제2의 새만금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충청지역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지역의 특성에 뿌리내린 교육기업도시"라며 "정략적 타협의 산물인 분할행정도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에 대한 애정은 변함없다", 사표 곧 수리될 듯**

그는 기자회견을 마치며 "내가 탈당이라는 가장 피하고 싶은 방법을 쓰도록 하지 말아달라"고 김원기 국회의장에게 사표를 수리해줄 것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비례대표이기 때문에 탈당을 하게 되면 자동적으로 의원직이 상실된다. 이에 박 의원이 탈당이 아닌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한 것에 대해 '돌아올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었는데, 이에 대해 박 의원은 "한나라당에 대한 애정은 조금도 변함이 없다. 그래서 탈당의 형태는 가능하면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원기 국회의장은 박 의원의 사표를 곧 수리할 전망이다. 김 의장은 이날 면담에서 "한번 더 생각해 달라"며 의원직 사퇴를 만류했으나, 박 의원의 사퇴 결심이 확고하고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적으로 선언한 상태여서 금명간 수리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박근혜 대표가 미국에서 돌아오면 적절한 때 만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재희 단식은 중단, 반대파 장외투쟁은 본격화**

박 의원의 사퇴로 한나라당 내분 사태는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준표 의원은 "박 의원의 사퇴는 반대운동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대파 의원들의 장외투쟁도 본격화됐다. 당내 반대파 의원들의 모임인 '수도지키기 투쟁위원회(수투위)'는 이날 오후 시청앞 광장에서 '수도분할반대 범국민운동본부'와 함께 대규모 집회를 갖는 것을 시작으로 서명운동을 이어가기로 했다.

또한 수도이전 폐지법안을 준비하며 법안 투쟁도 병행하기로 했다. 당 지도부에서 준비중인 당내 수도권 대책 특위는 참여를 거부했다. 수투위 임시 대변인인 심재철 의원은 "수도분할법을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상황에서 후속대책을 논의하는 특위는 절대 있어선 안된다"며 "당은 즉각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식 13일째를 맞은 전재희 의원이 이날 범국민운동본부 집회와 더불어 단식을 중단한 것이 그나마 지도부로선 위안이 되지만 전 의원은 "내가 단식을 그만 두는 것은 더 이상 속죄만 하고 있어선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수도분할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이제 실천할 것"이라고 주장해 여전히 지도부와 각을 세웠다.

비록 강재섭 원내대표가 이날 "반대파 의원들이 국민운동본부와 함께 활동하는 것은 당의 외연을 넓히고 수도권의 지지를 이끌어 가는 것이고 당론의 결함을 보충하는 것"이라며 "당론에 위배된다는 쓸데없는 소리로 자극하지 말고 고마운 분들이라 생각해 달라"고 반대파 의원들을 적극 끌어안는 모습을 보였지만, '한나라 두가족'이라는 당내분 사태는 박 의원의 사퇴로 상당기간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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